2011.04.21 19:46

생명의 물이 오르길~

조회 수 1983 추천 수 0 댓글 0
Atachment
첨부파일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봄 날이 깊어 지고 있습니다.
나무들도 자신들의 생명의 물을
힘껏 올려 싹을 내더니
어느새 세상을 연두로 색칠하고
들꽃과 풀들은 아스팔트 사이사이를
생명으로 물들여 놓았습니다.
사람들의 얼굴과 옷차림에서도
봄 날의 깊이가 흠뻑 묻어 납니다.

생명의 물이 한참 오르는 요즘
영등포 거리의 노숙인분들의 걸음도
한결 가벼워 보입니다.
하지만 마음도 몸도 아픈 그들에게는
변하지 않는 자신의 현실이 매섭게 부는
겨울 바람처럼 가시질 않습니다.
영등포역 뒤 계단 아래서 봄 날의 생명의 풍성함을
누리지 못하고 하늘로 가신 분도 계시고
자신의 살아있음을 한탄하며
모든 희망을 놓아버리신 분도 있습니다.
햇살의 실무자들이 좀더 편안하고 안전한 거리생활을 위해
애를 쓰고 있지만 그 사랑과 마음이 다 전해지지 못할 때가
많아 가슴이 아플 때가 있습니다.

어제는 칠십이 넘은 어느 할아버지의
아픈 다리를 보았습니다.
묵은 땀 냄새인 줄 알았던 몸이었는데
두 다리에 진물이 나고 썩어가는 냄새였습니다.
심하게 진물러진 다리는 끈적였고
앉은 자리는 얼룩졌습니다.
병원도 거부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그 옛날 갈릴리 동네를 거니시던
예수의 사랑
예수의 능력이 그리웠습니다.
병원을 가시자는 설득에 따라주었기에
고마운 마음도 들었지만 ...

유난히 추운 지난 겨울을 보내고
봄 날의 생명들이 더 풍성해질 것이라
생각하고 바라보았지만
노숙인분들의 생명은
옥상에서 말라 죽은 가지들 사이로
살짝 올라온 한 줄기 개나리 가지와 같았 보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라디오 청취자의 바램이 들려오는 봄 날의 하루가
참 아름답게 지나가지만
왠지 서글픈 마음 한 구석은 어쩔 수 없는
연약한 몸으로 살아가는 친구들이 있기 때문인가 봅니다.

하늘의 생명수가 넘쳐
온 세상을 적시고 나무들은 생명의 물을 흠뻑 빨아들여
생명나무 정원을 만들 것이라는 비전을 보던
요한의 마음이 한 없이 애달아 다가옵니다.

오늘도 자신의 자리에서
무지개 삶을 살아가는 성문밖지체들의 모습에
봄 날의 생명이 풍성하게 넘치기를 바래도 봅니다.
그리고 물이 오르지 못한 나무에게
생명의 물이 되어 어깨동무하며
잎을 내고 푸르름을 향해 함께 가는 모습도 상상해 봅니다.

언젠가
세상의 모든 생명이
어우러져 하나가 되어
모든 아픔을 가슴과 가슴에 뭍고
생명의 강가에서
사랑의 노래를 부를 것입니다.

그 날이
햇볕좋은 이 봄 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Title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16 생각의 좌표 책 있으신 분 !! 1 file 산채비빔밥 2010.08.27 1819
415 생공협에서 발행한 공동신문 창간호가 나왔습니다 1 file 형탁 2010.11.16 2082
414 생명밥상에 관심 있으신 분은 보세요~ 1 손은정 2008.08.21 1957
413 생명의 강 살리기 개신교 기도회 1 고성기 2010.04.24 2105
» 생명의 물이 오르길~ file 고성기 2011.04.21 1983
411 생애 첫 호박죽 만들기.. 5 file 란신 2009.09.14 2206
410 생협과자로는 파티하고 싶지 않아요(?) 2 파란바람 2008.12.28 1933
409 서로살림 간식만들기 두번째 이야기... 1 다람쥐회 2008.12.15 1788
408 서로살림 간식만들기 세번째 이야기.... 3 file 다람쥐회 2008.12.19 1868
407 서로살림 설 홍보입니다. file 다람쥐회 2009.01.14 1989
406 서로살림 어린이날 큰잔치 안내입니다. file 서로살림 2010.05.03 2076
405 서로살림 직거래 매실특판합니다. file 다람쥐회 2009.05.28 1957
404 서로살림 천연샴푸와 한방비누만들었어요... file 다람쥐회 2009.03.12 1944
403 서로살림생활협동조합 발기인대회 안내입니다. 서로살림 2010.06.15 1845
402 서로살림에서 알립니다. 5 박상호 2008.12.15 1894
Board Pagination ‹ Prev 1 ...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 61 Next ›
/ 61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