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마루에 앉아
고추전을 부쳐주시던
어머니의 투박한 사랑이 그립다.
하지만
어제부터 서울에 내리는 비는
고추전을 뒤집던
어머니의 추억을 하지 못하게 한다.
내리는 비는
그칠 줄 모르고
사람들의 생명과 삶의 터를 몰아 부친다.
이틀을 꼬박 내리며
낮은 삶의 터 위에 자신을 포학스럽게 나타낸다.
어제 밤새도록 계단을 타고 내리는
빗물을 퍼냈다는 어느 집사님의 ....
그러나 감사하다고 그까이거 감사하는 맘으로 하면 된다고....
천정에 물이 줄줄 샌다는 또 어느 집사님의....
그래도 감사하다고 걱정 하나도 안된다고....
폭풍우 치는 밤에
우리는 감사와 사랑을 가지고 사나보다.
아들들과 함께 물을 푸고
딸과 함께 새는 물을 보며
방바닥에 떨어진 진한 갈색의 물방울들을 닦으며
웃을 수 있는 것은
감사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리라.
천둥번개 치는 폭우 속에서
활짝 웃으며 자신의 삶을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의 얼굴을 본다.
좋다.
내 삶에 함께 나눌 수 있는 웃음이 있어 더욱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