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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라(롬12장21절)
예수께서 악령을 쫓아내셨다는 이야기가 복음서 곳곳에 나온다. 그런데 어느 분이 이런 질문을 하셨다. 예수님은 왜 악령을 없애버리지 않고 다만 쫓아내고 마셨는가? 순간 좋은 대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어려운 질문에는 반문으로 대답하는 것이 상책이다. 하여 나는 되물었다.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그분 대답이 이랬다. 사람들이 부정적인 것에 대처하는 일반적인 방식은 배제하고 분리하고 제거하는 방식인데 예수님은 부정적인 것을 대처하는 – 그것이 악령이라 할지라도 – 다른 방식을 보여주셨다는 것이었다. 좋은 대답 아닌가?
기독교인들은 악의 정점에 있는 사탄의 정체를 타락한 천사라고 알고 있다. 이것은 교부 신학자 터툴리안의 전승일 뿐 성경에 근거한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메시지는 있다. 즉 사탄으로 대변되는 악함조차 천사로 대변되는 선함에 근거를 두고 있다는 메시지다.
때문에 독립된 자기 근거가 없는 악은 두려움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또한 악을 극복하는 방식도 배제, 분리, 제거가 아닌 선을 강화하는 방법뿐이다. 어둠을 몰아내는 유일한 방법이 빛을 강화하는 것뿐이듯. 그래서 사도 바울은 말했다. “선으로 악을 이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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