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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3장을 읽으면 최초의 인간들인 아담과 하와가 금단의 열매를 먹은 후 '에덴'이란 낙원에서 쫓겨나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 이야기는 아담과 하와라는 개별적인 인간들의 개인사를 전해주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그들이 최초의 인간이었다는 것은 그들이 인간의 대표라는 의미이고 그들이 인간의 대표라는 것은 그들의 이야기가 사실은 모든 인간의 이야기란 뜻입니다. 그들의 이야기는 하나님으로부터 돌아선 인간 그럼으로써 참된 자기, 불교식으로 말하면 '진아'를 잃어버린 인간들의 실존적 상황을 전해 주는 상징입니다. 아담과 하와의 이야기가 전해주는 바, 인간 실존이 처한 보편적 상황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금단의 열매를 먹은 인간은 벌거벗은 자기 모습을 의식하게 되었고 수치심에 올리브 잎으로 몸을 가리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자기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게 된 인간, 가식의 옷을 입지 않고는 견딜 수 없게 된 인간, 심리학적으로 말하면 가면Persona을 쓰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게 된 인간의 모습을 상징합니다.
둘째, 금단의 열매를 먹은 인간은 자기의 책임을 타인에게 전가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타인을 적대자로서 인식하게 된, 자기 불행의 원인을 타인에게 찾고 그에게 자기 불행의 책임을 전가하게 된 인간의 모습을 상징합니다. 보다 약한 존재가 보다 손쉽게 책임전가의 대상이 되는 인간사회의 상황을 상징합니다.
셋째, 금단의 열매를 먹은 인간에게 노동은 형벌이 되었습니다. 땅은 인간에게 가시와 엉겅퀴를 내고 인간은 그것을 제거하며 곡식을 일구어야 먹고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인간과 생태계의 관계가 상호공생이 아닌 상호적대의 관계가 되었다는 것, 깨어져 버린 인간과 생태계의 관계를 상징하는 이야기입니다.
기독교에서 말하는 죄 사함이란 개별적인 인간의 도덕적인, 윤리적인 죄를 면제해 주는 것이 아니라, 창세기 3장의 상징을 통해 알 수 있는 기독교적 죄 사함의 의미는 참된 자기와의 분열을 극복하는 것, 타인과의 분열을 극복하는 것, 생태계와 분열을 극복하게 되는 것, 그리하여 자기와 타인과 세계와의 ‘화해’를 이루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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