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내가 신을 사랑할 때, 나는 무엇을 사랑하는가?” 이것은 고대의 교부Kirchenvater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입니다. 이런 고백이 너무 생뚱맞게 들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신은 있음과 없음의 구분, 즉 존재와 비존재라는 범주로 규정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있다고도 없다고도 말할 수 없는 그런 신을 직접 사랑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인 상대를 지목하면서 “너를 사랑한다”고 하는 말은 어떻습니까? 그런 말은 구체적인 것이라서 이해 가능한, 의미가 있는 말입니까?
아닙니다. 그런 말 역시 대단히 추상적인 말입니다. 그런 말은 그 말에 상응하는 어떤 구체적인 행위가 동반될 때에, 구체적이고 특정한 행위 속에서만 비로소 이해 가능한, 의미가 있는 말입니다. 가령, 슬퍼하는 사람에게 따뜻한 위로의 말 한 마디를 건넨달지 하는 행위 말입니다. 그런 행위 속에서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말은 구체적이고도 실천적인 몸, 또는 현실성을 얻게 됩니다.
그런 점에서 “내가 신을 사랑한다”는 말은 구체적이고 특정한 행위로서 표현되기 전까지는 이해할 수 없는, 의미를 얻지 못한 말이며, 그러므로 아직은 말이 되지 못한 말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신을 사랑할 때, 우리는 과연 무엇을 사랑하는 것일까요? 오늘 이 지면에서는 대답할 수 없겠습니다만, 그러나 바로 그런 질문이 우리에게 생생히 살아있을 때, 신에 대한 우리의 신앙은 관념에만 머물지 않게 될 겁니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67 | 2019사순절 6번째 묵상: 라헬의 항변, 자기 몸과 삶에 대한 자기 결정권 | 김희룡목사 | 2019.03.14 | 6204 |
66 | 2019사순절 4번째 묵상: 동일시와 타자화 | 김희룡목사 | 2019.03.11 | 6084 |
65 | 2019사순절 9번째 묵상: 영웅적 서사에 가려진 이들 | 김희룡목사 | 2019.03.22 | 6083 |
64 | 2019사순절 5번째 묵상: 비인부전 | 김희룡목사 | 2019.03.12 | 6028 |
63 | 2019사순절 2번째 묵상: 여성의 죄 | 김희룡목사 | 2019.03.07 | 5992 |
62 | 2018 재의 수요일 묵상 | 김희룡목사 | 2018.02.14 | 5981 |
61 | 예수를 믿으면 밥이 나와요? 쌀이 나와요? | 김희룡 | 2017.02.21 | 5940 |
60 | 잠꼬대 아닌 잠꼬대? | 김희룡목사 | 2018.05.08 | 5902 |
59 | 세례요한의 행복 | 김희룡목사 | 2020.12.09 | 5880 |
58 | 무엇이 고난을 불행으로 만드는가? | 김희룡목사 | 2017.07.21 | 5833 |
57 | 세월호 5주기 | 김희룡목사 | 2019.04.17 | 5810 |
56 | 리더십의 두 가지 과제 | 김희룡목사 | 2017.07.26 | 5773 |
55 | 조지송 목사님20200126 | 김희룡목사 | 2020.12.10 | 5723 |
54 | 이삭을 죽이지 마라! | 김희룡목사 | 2017.07.14 | 5667 |
53 | 사순절 두 번째 주일묵상 - 십자가에서 깨어진 인간의 탐욕과 삶의 피상성 | 김희룡목사 | 2018.02.27 | 5649 |
52 | 마음의 가난20200209 | 김희룡목사 | 2020.12.10 | 5618 |
51 | 모두가 병들었지만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 | 김희룡목사 | 2020.12.08 | 5610 |
50 | 선을 향해 나아가는 운명 | 김희룡목사 | 2018.04.20 | 5583 |
49 | 예수님의 사적인 부탁 | 김희룡목사 | 2018.10.24 | 5579 |
48 | 부활은 역사가 될 수 있을까? | 김희룡목사 | 2017.07.07 | 5570 |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