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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 4번째 주일을 보냈습니다. 사순절 4번째 주일의 이름은 "Laetare", 기뻐하라! 입니다. 누구와 무엇을 기뻐라하는 말씀일까요? 본래는 새롭게 회복된 예루살렘과 더불어 기뻐하라는 말씀입니다.


이번 주일은 성문밖교회의 41주년 창립 기념주일이었습니다. 작년 40주년에 큰 행사를 치렀기 때문에 올해는 내부적으로만 축하하며 보내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성문밖교회가 참사 초반부터 연대해 오던 세월호 가족들이 와 주셨습니다. 그리고 성문밖교회가 올해부터 새롭게 연대하고 있는 파인텍 해고 노동자 차광호 동지도 초대에 응하여 기꺼이 와 주셨습니다.


그러다보니 성문밖교회는 세월호 가족과 그리고 120일 넘게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파인텍 노동자들과 함께 기뻐하는 창립주일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누구와 무엇을 기뻐할 것인가는 정체성을 결정하는 문제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음을 묵상하는 사순절을 보내며 우리의 그리스도이신 예수께서는 누구와 무엇을 기뻐하셨는지 성찰합니다. 우리의 그리스도이신 예수께서는 당신이 사시던 그 시대의 소외 받던 세리와 창녀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셨습니다.


성문밖교회가 교회의 창립기념일을 21세기 대한민국의 최대 비극의 당사자인 세월호 가족과 함께, 그리고 21세기 대한민국 최대 모순의 당사자인 해고 노동자와 함께 기뻐하며 보냈다는 것은 성문밖교회의 정체성과 존재이유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만든 사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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