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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례와 스티그마
이스라엘 민족이 스스로 하나님의 선택받은 존재임을 드러내기 위해 자기 몸에 새기는 상처, 곧 할례를 그리스도인들 역시 받아야 하는지 갈라디아교회 안에서 논쟁이 되었을 때, 사도바울의 대답입니다. "이 후로는 누구든지 나를 괴롭게 말라 내가 내 몸에 예수의 흔적을 가졌노라(갈6:17)"
바울은 유대인으로서 이미 할례를 받은 사람입니다. 그러나 바울은 자기의 존재를 규정하는 것은 자기가 하나님의 선택받은 사람임을 드러내기 위해 스스로 자기 몸에 새기는 명예로운 상처(할례)가 아닌 예수의 흔적이라고 말하는 겁니다. 예수의 흔적을 그리스어로 살펴보면 '예수의 스티그마Stigma'입니다. 스티그마란 무엇일까요?
“스티그마란 고대 헬라 사회에서 노예나 죄수, 범죄자, 반란자와 같은 범법자나 윤리·도덕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자들의 신체에 찍는 '낙인'(烙印)이다. 그러므로 스티그마는 치욕과 오명, 오점과 불명예를 상징하는 단어이다.(네이버 지식백과)”
예수께서 세상을 구원하기 위한 여정은 스스로의 몸에 명예로운 흔적을 남기는 과정이 아니었고 오히려 치욕과 오명 그리고 오점과 불명예의 스티그마를 새기는 과정이었음을 바울은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불명예의 스티그마가 새겨지는 현장이야말로 오히려 하나님의 구원이 시작되는 장소이며 불명예의 스티그마야말로 인간존엄의 표지일 수 있음을 바울은 말하고 있습니다
지난 수요일, 성문밖교우들, 그리고 현장심방 프로그램 21기 참여자들과 함께 서초 대법원 앞에서 230일을 넘기며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콜트악기 방종운지회장님을 찾아 함께 예배하였습니다. 함께 예배한 우리는 모두 방종운지회장님의 인생에 새겨진 수많은 불명예의 스티그마를 보면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러나 불명예의 스티그마가 새겨진 그의 인생과 그의 농성천막이야말로 우리사회의 사회적 구원이 시작되는 현장일 수 있다는 것 역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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