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5-7장은 산상수훈으로 유명합니다. 산상수훈은 팔복선언으로 시작됩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팔복선언의 첫 구절입니다.
하늘나라를 소유한 행복한 사람, 곧 "마음이 가난한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요?
중세의 신비주의 신학자 마이스터 에크하르트(1260-1328)는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아무것도 원하지 않고, 아무것도 알지 못하며,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사람" 이라고 말했습니다.
이것은 "마음의 가난"이 가진 삼중적 의미를 표현한 말인데, "의지의 가난"(poverty of will), "지성의 가난"(poverty of intellect), "존재의 가난"(poverty of being)을 뜻합니다.
"의지의 가난"은 탐욕과 자아에 집착하지 않는 텅 빈 마음을 말합니다. 재물에 대한 탐욕과 자기에 대한 집착은 모든 괴로움의 근원입니다.
"지성의 가난"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자만과 더 많이 알려고 하는 지적 욕구에서 벗어난 마음입니다. 모든 것을 알고자 하는 까닭은 모든 것을 지배하고자 하는 욕망에서 기인합니다.
"존재의 가난"은 소유의 풍요로움을 행복의 근원으로 믿지 않으며 존재의 풍요로움과 존재의 고양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지금 여기에서 하늘나라를 사는 사람은 물질적 탐욕에 이끌리지 않는 사람, 자기를 대단한 사람으로 알아주기 바라는 마음에서 벗어난 사람입니다.
자신의 지식으로 타인을 지배하려는 마음에서 벗어난 사람입니다. 또한 자신의 소유가 아닌 자신의 존재를 돌보며 살아가는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