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 12일,
제가 성문밖교회에서 위임식을 하게 되었습니다.
위임목사가 된다고 하니 많은 축하를 받았습니다.
또한, 위임목사가 되는 것이 축하받을 일인지 묻는 분도 계셨습니다.
위임목사가 된다는 것은,
목사가 정규직이 된다는 것이고,
목사와 교인의 신뢰가 두터워졌다는 것이며,
또 교회가 행정적으로 완성되었다는 것이니,
축하할 일이라는 겁니다.
축하받아도 좋다고 생각하는 저의 이유는, 성문밖교회가 완벽한 교회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성문밖교회가 신앙적, 윤리적, 경제적으로 완벽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런 점에서라면, 성문밖교회도 다른 많은 교회처럼 부족하고 취약한 점도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제가 성문밖교회를 완벽한 교회라고 말하는 것은, 성문밖교회가 저에게 목사로서 목사의 길을 갈 수 있는 자유를 허용하는 교회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사실을 최근 칼 바르트의 전기를 읽으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칼 바르트는 그의 첫 목회지이자 마지막 목회지가 되었던 스위스 자펜빌 교회에 부임하면서 이렇게 인사를 건넸습니다.
“길고 긴 굴곡과 방랑의 세월을 마치고 이제 다시 여러분 안에서 하나의 고향, 친절한 내 집을 발견하게 되어 기쁩니다……저는 목사라서 하나님에 관해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제가 저 자신에게 진실하려면 하나님에 관해 말해야 하기에 저는 목사입니다.”
자신에게 진실할 수 있는 자유가 허용되지 않으면 목사일 수 없다는 말처럼 들렸습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진실할 수 있는 자유를 허용하는 곳이야말로 진정한 고향이며 집이란 말처럼 들렸습니다.
이것이 제가 성문밖교회를 완벽한 교회라고 말씀드린 이유입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완벽함은 없는 것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부족함이 없다는 뜻입니다. 마치 시편23편의 저자가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다"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저는 성문밖교회에서 아무것도 부족한 것이 없습니다. 성문밖교회에서 위임식을 하게 되어 진심으로 감사하고 기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