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문밖 교우들과 "칼 바르트 교의학 개요"를 읽고 있습니다. 지난 주 읽었던 부분은 제7장 "전능한 하나님"이었습니다. 첫 부분에서 바르트는 "하나님의 권능"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하나님의 권능은 의로운 권능이라는 점에서 무력함과 구분되며 다른 권능들보다 우월하며 ‘권능 그 자체’에 승리하면서 대립한다.”
바르트에 따르면 "하나님의 권능"은 의로움을 실현하는 권능입니다. "하나님의 권능"은 당연히 그 밖의 모든 권능을 판단하는 척도입니다.
바르트에 따르면 정의를 실현하지 못하거나 정의를 실현하지 않는 권력은 권력이 아닙니다. 그것은 오히려 무능력, 무력함입니다.
세상에서는 계급이 높을수록 우월한 권력을 가진다고 생각하지만 "하나님의 권능"이란 관점에서는 계급이 문제가 아니라 정의를 실현하는가? 하지 않는가? 하는 것이 기준입니다.
"하나님의 전능"이란 개념은 이처럼 "권력에 관한 우리의 관념 그 자체"와 대립하고 있습니다.
회사를 사랑하며 성실히 일하던 세종호텔 노동자들을 부당하게 해고한 주명건 사장은 자기가 경제 권력이라고 생각할지 모르나, 그는 자기가 가진 권력으로 경제 정의를 실현하려고 하지 않고 자신의 사적인 이익이나 챙기려 하기 때문에 그의 권력은 무능력일뿐입니다.
어제부터 오늘 그리고 내일까지 세종호텔 노동자들, 그리고 연대인들은 현재 재판이 진행중인 서울행정법원에서 다시 세종호텔까지 오체투지로 행진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전능"이란 관점에서는 위에서 내려다보는 자가 권력이 아니라 바닥을 기어가는 자가 오히려 권력일 수 있습니다.
저는 오늘 오후 한강진역 1번 출구에서 전쟁기념관까지 함께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