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by 이경 posted Nov 03,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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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늦은 밤인데 한번 글을 올려봅니다.
가끔 희영언니와 함께 찾아오는 이경이라고 합니다.
매번 돌아오는 일요일 오전이면 언니는 교회에 가는 날이라고
알고 있는 듯 합니다. 하지만 여러 여건이 녹녹치 않아
언니와 함께 매주 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 것이 안타깝습니다.
많이 찾아오지도 못하였고 아주 짧은 인연이었을뿐인데
늘 만난 지기처럼 따뜻하게 맞아주시는 목사님과 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고 하고 싶어서 찾았습니다.

언니가 기나긴 7주간의 방사선 치료를 드디어 이번 주 수요일에 쫑냅니다.
그리고나서는 이런저런 좋은 시간들을 가져보려 합니다.
그 중에 성문밖교회를 많이 만나는 시간도 포함되겠지요^^

어떤 의사선생님은 언니가 방사선을 다 받지 못할 수도 있다고 했는데
이렇게 마무리를 앞두고 있으니 저는 그저 모든 것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아마 많은 분이 언니를 위해 기도해주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이 보내주신 후원금으로 하루하루 치료를 받았고
손은정 목사님이 종종 병원을 찾아주셔서 언니를 감싸주셨습니다.
언니가 마음이 두려움으로 채워질때마다 목사님이 전해주신 엽서의 글귀를
몇번이고 읽으며 평화를 생각했습니다.
정말 다행입니다.
언니 곁에 이렇게 따뜻한 사람들이 많아서 말입니다.

오늘은 오전에 움직이지 못한 대신에 언니와 함께 오후 늦게
뒷 산에 천천히 올랐습니다.
보통 사람 걸음으로는 이십분도 안되어 오를 뒷산 정상,
언니는 한시간 반이나 걸려서 올라갔습니다.
마지막 몇 계단을 앞에 두고서,
언니가 넘어질까봐 노심초사하며 잠시 언성이 높아진 저와
내가 자꾸 언니한테 내 생각을 강요하려 한다며 화가 난 언니가
실랑이를 벌였습니다.
울컥 화를 내고 난 후에 우리가 가려던 곳이 바로 코 앞에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우리가 산을 오른 이유는 서로의 마음에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서였는데
산을 오른다고 한 것도 우리 자신이고,
그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일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인데
여전히 우리는 마음의 여유가 부족했나 봅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다시 조금 더 발걸음을 옮길 수 있었습니다.

지난 50주년 행사때 꼭 가려고 했는데
날이 궂은 탓에 몸도 힘들어 움직이지를 못했답니다.
사진으로나마 보니 갔다면 정말 뜻깊었을것 같군요.
글로나마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깊은 병과 동고동락하기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닫는 하루하루입니다.
오늘 하루가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지 배우는 요즘입니다.

한때 언니와 제가 생활하던 당산동 어귀에 자리잡은 교회 앞뜰을
지날때마다, 저 곳은 참 따스하다며 웃음을 지으며
언니와 매번 교회를 나가볼까 몇번이고 망설였었는데
지금이라도 함께 이 곳을 찾은 것이
너무 늦은 것은 아니겠지요^^

날이 쌀쌀해지는데 모든 분들 건강하세요.
저희는 컨디션이 허락한다면~
방사선치료가 끝나는 수요일 교회를 찾아가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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