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일광욕

by 이경 posted Mar 02,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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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주일...오랜만에 홀홀단신으로 교회에 가기 때문에 늦지 않으려 했건만...집에서도 그만 일이 터져버린 것입니다. 군대 갔다온지 보름밖에 안됐는데 또 엄마와 동생이 싸우기 시작...새벽녘에 한바탕 난리를 치르고 냉랭해진 집분위기와 누워서 못일어나는 엄마를 두고 나오려니 교회 가는 발걸음도 굉장히 무거웠습니다.

근데 기분이 풀리고 몸이 가뿐해진 이유는..
예배시간 후 마당에 앉아 거의 1시간 가까이 했던 일광욕 덕분이었어요.
햇빛도 너무 좋아 정말 3월이 되었구나 생각하며 고개를 들어보니 목련이 필 준비를 하고 있었답니다. 한참 눈을 감고 있어도 좋았고, 무엇보다 꼬마들이 뛰어놀다 왔다 가고 이야기도 나누고 함께 놀다보니 어느새 행복감에 젖어들어 있었습니다. 제가 약 3년 전에 이 곳에 오고 싶었던 큰 이유가 양지바른 마당이 있어서였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이곳은 다른 곳보다 훨씬 양지바르고 따뜻한 느낌이랍니다.

저는 몸이 좋지 않을때는 일광욕을 합니다. 그러면 신기하게 몸이 가벼워지고 활력이 생기거든요.

샘터분들과 새로오신 전도사님과 함께 오후에 희영언니에게 갔습니다. 언니가 요즘 의사표현이 잘 안되기때문에 대화가 힘든 조금 썰렁한 만남이었으나 아마 알고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언니가 가까스로 했던 고맙다는 한마디가 얼마나 진심이었는지는 꼭 말로 하지 않아도 알 수 있으니까요. 우리가 기도할때 언니가 평온하게 눈을 감고 경청하고 있는 모습에 마음이 놓였습니다. 언니를 위해 함께 해주신 분들 정말 고맙습니다.

그리고 저녁에는 집에가서 용기를 내어 엄마와 동생을 중재해주었습니다. 맛있는 커피를 내려서 갖다주며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예전만큼 어렵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잘 정리한 것 같습니다. 이제 어려운 상황을 헤쳐나갈 여유가 조금은 더 생긴 것 같아서 오늘은 속이 좀 든든합니다.

엄마에게는 퇴직 후 출근하지 않는 첫날인 오늘, 책을 읽어보시라고 어제 교회에서 받아간 헨리 뉴웬 신부님 책을 드리고 왔습니다. 엄마가 동생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책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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