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들 교회 목사님의 서신-노무현 전 대통령을 보내며

by 손은정 posted May 27, 2009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 - Up Down Comment Print


노무현 대통령을 보내며







小路




노무현 대통령!

지금까지의 우리나라 대통령 중에는 가장 훌륭한 대통령이었다.

우리는 그의 정치에 대하여 실망한 것도 많았지만

그래도 정말 괜찮은 사람으로 오래 기억될 것 같다.

자신의 생각과 내뱉은 말, 그리고 자존심과 양심을 지키고자 몸부림 친 사람이었기에.

대통령직을 그만두고도 화려했던 과거를 추억하기보다도

평범한 주민으로서 고향에 돌아가 보다 의미 있게 살아보려는 꿈을 가진 사람이었기에

그의 죽음은 참으로 슬프고 안타까운 일이다.




그의 공로와 업적은 참으로 크고 많다.

인권과 민주화운동을 기억하고 시민참여 정치를 보다 활성화한 것과

솔직한 대화를 통하여 전통적인 권위주의 정치를 탈피하려고 노력했던 것과

재벌 경제의 독점과 부동산투기의 문제점을 개선해보려고 노력한 점과

보수적인 언론의 폐해를 바꾸어 보려고 앞장서서 싸웠던 것과

뿌리 깊은 지역분할정치구도를 탈피하려고 애썼던 것과

지방을 균형 있게 발전시키려고 정책적으로 노력했던 것과

서민을 위해 사회복지와 사회안전망을 확대하려고 했던 것과

평화통일을 위한 남북관계 개선의 디딤돌이 되고자 했던 것과

나름대로 자주국방과 자주외교 체제를 수립하려고 시도했던 것과

양성평등사회와 건강한 가족을 지향했던 것과

지도자와 권력의 도덕성과 청렴성을 강조했던 것 등은

그의 업적 중에 높이 평가할 만한 것이다.




그러나 그의 부족한 점도 적지 않았다.

현실주의를 표방하여 민중 운동과 진보적 정치에 대하여 다소 제한적인 입장을 가졌던 것과

절차적 민주주의에 따라야 할 실질적인 참여와 민권적 민주주의를 채우지 못한 것과

재벌경제를 효과적으로 견제하지 못한 점과 초기에 부동산을 잡지 않은 것과

보다 치밀하게 준비하여 언론을 제대로 개혁하지 못한 것과

단기간에 실현 불가능한 지역연합구도에 너무 집착했던 것과

신자유주의와 개발성장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과

양극화의 심화에 대한 대안을 찾지 못한 것과

남북평화통일의 길을 보다 일찍이 구체화하지 못한 것과

전통적 친미 군사동맹 체제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과

부인과 가족의 도덕적 방심으로 인하여 자신의 도덕적 탁월성을 끝까지 지키지 못한 것은

참으로 아쉬운 점이다.



우리가 너무나 가슴 아프게 맞이한 그의 죽음은

이명박 정권의 철저한 보수와 진보의 대립구도와 진보세력 깎아내리기에서 비롯되었기에

이명박 정권에 대한 저항의 의미가 매우 크다.




이명박 정권의 정체는 너무나 반민주적이고 반민족적이다.

본질상 반민중적인 강부자 고소영 정권으로 표현되는 부자와 기득권 수호 정권이라는 것과

반민주적 권위주의 정치로 회귀하여 소통부재와 이권독점을 추구하는 독재정권이라는 것과

재벌기업과 보수 언론과 낡은 뉴라이트의 지원에 의해 정권을 유지하려 한다는 것과

지역 분할과 차별구도의 낡은 정치로 되돌아가려 한다는 것과

신자유주의는 물론 중앙집권주의와 무차별적 개발성장주의로 회귀했다는 것과

사회복지의 축소로 가난한 사람들을 고통과 부끄러움으로 몰아넣고 있다는 것과

열렸던 남북관계가 대결구도로 돌아가 경색되고 전쟁 분위기까지 고조되고 있다는 점과

굴욕적인 친미친일 동맹체제와 퍼주기식 사대주의 외교를 벌이고 있다는 것과

도덕성을 갖기를 포기한 사람들의 파렴치한 행위가 공공연하게 자행되고 있다는 것은

정말 반국민적이고 반서민적임에도 불구하고

경제를 살리겠다는 거짓과 속임수에 넘어가

국민 다수가 지지해주었다는 점에서 참으로 통탄할 일이다.




노무현에 대한 검찰의 기획수사와 여론조작은

노무현 정권에 대한 철저한 보복과 정신적인 청산을 의도했다고 보아지지만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기를 넘어서서

노무현으로 상징되는 철저한 진보세력 죽이기였다.

열 번 스스로 죽어도 부족한 더러운 사람들의 오만한 권력이

옥에 티 같은 그의 잘못을 정죄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파렴치한 짓이다.

이것조차 견디지 못한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으로

그의 모든 잘못과 오류와 한계는 우리 국민의 기억에서 멀리 사라지고

그의 양심과 의로운 시도들이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우리는 그를 진보라고 부르기를 주저하거나 거부하기도 했으나

그의 도덕성을 의심받는 자기목숨을 스스로 버린 고뇌에 가득 찬 죽음으로써

그 동안 권력의 가혹한 탄압에 울부짖으며 죽어간 민중들과 진보적인 인사들의 행렬에

그도 함께 동참한 것임을 확신한다.




그의 순결한 양심을 드러낸 거룩한 죽음으로

거짓과 오만으로 가득차고 도덕적 불감증에 빠진 현 정권은 이미 심판을 받았다.

그들이 국민의 마음을 붙잡아둘 수단은 이제 아무것도 없다.

그들은 더 이상 서 있을 자리가 이 땅에 한 평도 없다.

이제는 국민의 심판만 남았다.




노무현과 그 친구들이여! 그의 탁월함과 염원을 계승하되,

그의 부족함과 한계를 극복하고 다시 새롭게 태어나야 할 것이다.

노무현을 비판했던 진보진영의 사람들도

죽기보다 살아 있을 때 보다 철저히 거듭나고

모든 차이를 넘어 하나가 되어

거짓과 죽음의 세력과 의연하게 싸워야 한다.




인간 노무현!

그는 정말 괜찮은 사람이었고, 훌륭한 지도자였다.

그의 죽음은 참으로 가슴 아프고 슬픈 일이다.

그러나 이 아픔과 슬픔이 기쁨과 노래로 변할 날이

그의 순결한 영혼이 붉은 꽃이 되어 다시 우리 곁으로 올 날이

머지않아 곧 올 것이다.




지역정치와 부패가 없는 세상에서 편히 쉬소서.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