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 조속한 해결을 위한 기도회
일시:2009년 8월27일 오후 7시 30분
장소:용산 남일당
고 이상림씨 부인 전재숙씨를 비롯한 유가족 3명과 범대위, 이수호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등 100여명이 참가한 범국민추모제는 21일 오후 8시 서울 용산구 한강로에 위치한 남일당 건물 옆에서 진행됐다.ⓒ 민중의소리
용산범대위(범대위)와 유가족들이 7개월째 장례조차 치르지 못 하고 있는 '용산참사' 해결을 위해 17일부터 시작한 전국 전국순회촛불문화제가 21일 서울 용산에서 열린 '범국민추모제'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고 이상림씨 부인 전재숙씨를 비롯한 유가족 3명과 범대위, 이수호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등 100여명이 참가한 범국민추모제는 17일 부산과 광주 두 곳을 시작으로 창원과 전주(18일), 대구와 천안(19), 춘천과 인천(20)을 거쳐 이날 오후 8시 서울 용산구 한강로에 위치한 남일당 건물 옆에서 진행됐다.
유가족과 범대위는 이번 전국순회촛불문화제를 통해 전국에서 생존권 투쟁중인 노동자들을 만나 연대를 다진 것이 가장 큰 소득이라고 밝혔다.
이날 추모제를 진행한 용산참사기독교대책위원회 최헌국 목사(예수살기 사무국장)는 '서민정치'를 강조했던 고 김 전 대통령의 서거에 깊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최 목사는 "좀 더 사셔서 지금 정치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고언을 하셨어야 했다"며 "'가난한 사람을 위한 것이 정치이지 부자들만을 위한 것이 정치냐'고 고인이 생전에 강조했던 것을 현 정부가 귀담아 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국장을 통해서라도 용산문제가 사람들에게 알려져 참사로 세상을 등진 열사 5분의 장례식도 함께 치러져야 할 것"이라며 7개월 째 외롭게 싸우고 있는 유가족과 범대위를 위로했다.
21일 열린 범국민추모제에 참가한 고 이상림씨 부인 전재숙(68)씨는 "로케트와 금호타이어 조합원들을 비롯해 각 지역에서 만난 노동자들과 생존권 쟁취를 위해 연대하기로 했다"며 "정말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민중의소리
범대위 관계자는 "광주를 방문해 한때 70일 동안 굴뚝 고공농성까지 했던 로케트 전기 조합원들을 만나 위로했다"며 "함께 간 유가족들도 조합원들과 어울려 '꼭 승리하자'며 연대를 다짐했다"고 말했다.
고 이상림씨 부인 전재숙(68)씨도 "로케트와 금호타이어 조합원들을 비롯해 각 지역에서 만난 노동자들과 생존권 쟁취를 위해 연대하기로 했다"며 "정말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광주 망월동 묘역을 방문해 지난 4월 30일 세상을 등진 박종태 열사의 무덤 앞에 담배 한 개피와 소주 한 잔을 올리고 '꼭 승리해 억울한 죽음을 풀어주겠다"며 고인의 넋을 위로하기도 했다.
이날 추모제에서는 17일부터 진행된 촛불문화제와 지난 7개월간 힘겹게 투쟁해 온 모습이 담긴 영상도 상영됐다. 참사 당일 날 망루가 불에 휩싸이는 모습이 스크린에 펼쳐지자 참가자 일부는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고려대학교 중앙몸짓패 '단풍'도 이날 추모제에 참가해 민중가요 '파도 앞에서'에 맞춰 힘찬 율동을 선보여 7개월 간 외롭게 투쟁해 온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21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 남일당 건물 옆에서 8시부터 열린 범국민추모제 참가자가 '용산참사'발생 후 7개월이 담긴 영상을 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민중의소리
고려대학교 중앙몸짓패 '단풍'은 21일 열린 범국민추모제에 참가해 민중가요 '파도 앞에서'에 맞춰 힘찬 율동을 선보여 7개월 간 외롭게 투쟁해 온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민중의소리
'단풍' 단원 이승훈(22, 정경학부)씨는 "현재 학교 내 많은 동아리에서 용산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며 "7개월 째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아 답답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7개월 동안 해결된 것은 없지만 헛된 시간이 아니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강서 서울대교구 신부는 "전에는 당연시 여겨지던 것들이 지난 7개월을 통해 '그렇지 않다'는 걸 깨닫게 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국가라고 믿은 우리나라가 돈이 없으면 어떤 안정도 보장되지 않는 곳이란 것을 이번 기회를 통해 똑똑히 깨닫게 됐다"며 "여기 모인 여러분들과 함께 이런 깨달음을 살려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도록 우리 모두 힘내자"고 말했다.
고 윤용현씨 부인 유영숙(50)씨를 비롯한 유가족 3명도 21일 오후 8시 용산구 한강로 남일당 건물 옆에서 열린 범국민추모제에 참가했다.ⓒ 민중의소리
21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에 위치한 남일당 건물 옆에서 열린 범국민추모제에는 지난 1월 20일 남일당 건물 옥상 망루에서 숨진 열사 5명의 영정도 설치됐다.ⓒ 민중의소리
[DJ 일기] MB가 외면한 '용산참사', DJ는 "야만적 처사" 규탄
용산참사 유족들 "마음이 편해지고 힘이 됐다"
이명박 대통령이 끝끝내 외면하고 있는 '용산참사'를 김대중 전 대통령은
"참으로 야만적인 처사"라며 안타까워했다.
김 전 대통령이 남긴 1월 20일자 일기에는 '용산구의 건물 철거 과정에서 단속 경찰의 난폭진압으로 5인이 죽고 10여 인이 부상 입원했다. 참으로 야만적인 처사다. 이 추운 겨울에 쫓겨나는 빈민들의 처지가 너무 눈물겹다'고 적혀 있다.
용산참사의 본질이 경찰의 '난폭진압'에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어서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당장, 용산참사 유족들과 용산범대위는 전직 대통령의 유지를 받들어 유가족에 대한 사과와 참사해결에 나서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용산범대위는 21일 오후 성명을 통해 "김 대통령 역시 용산참사가 경찰의 난폭한 진압으로 일어난 사건임을 분명히 했다"며 "이명박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이 남긴 마지막 말을 가슴에 새기라"고 촉구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일기가 공개된 21일, '용산참사'로 남편 윤용현씨를 잃은 부인 유영숙(50)씨는 "일찍부터 민주화 투쟁을 통해 경찰의 무자비한 탄압을 겪어 누구보다 우리의 심정을 잘 알고 계신 것 같다"며 고인에게 감사하다는 심경을 밝혔다.ⓒ 민중의소리
유가족들은 용산사태에 관심을 아끼지 않은 김 전 대통령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고 이상림씨 부인 전재숙(68)씨는 "아직은 때가 아닌데 이렇게 가셔서 너무 안타깝다"며 "꼭 좋은 곳에 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김 대통령의 일기를 보니 마음이 편해지고 힘이 됐다"며 "'서민대통령'이라며 여기저기 생색만 내고 다니는 이명박과는 비교 할 수 없는 훌륭한 분"이라고 말했다.
고 윤용현 씨 부인 유영숙(50)씨도 "일찍부터 민주화 투쟁을 통해 경찰의 무자비한 탄압을 겪어 누구보다 우리의 심정을 잘 알고 계신 것 같다"며 일기를 통해 용산사태에 대한 염려를 내비친 고 김 전 대통령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과 전혀 달리 아직까지도 용산참사를 외면하는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성토도 이어졌다.
범대위 관계자는 "전직 대통령조차 용산참사가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빚어졌다고 생각하는데 현직 대통령은 단 한마디 사과조차 하고 있지 않다"며 불편한 심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역사상 모든 독재자들은 자기만은 잘 대비해서 전철을 밟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결국 전철을 밟거나 역사의 가혹한 심판을 받는다'고 적힌 김 전 대통령의 1월16일자 일기내용을 거론하며 "이명박은 유언과도 같은 전직 대통령의 유지를 받들어 유족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용산참사 해결에 나서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