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 조심하세요.

by 임도사 posted Jan 06,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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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하얀 색이 좀 지겨워지는 중입니다.
고향이 부산인지라 어렸을 적엔 눈만 내리면 반가웠는데 흑...
19세때까지 부산에서 눈다운 눈을 만나기는 힘들었으니까요.
오죽하면 눈사람을 만드는게 소원이었던 날도 있었답니다.

그래서 눈만 보면 신나고 좋을 어릴 적엔 눈 구경 못하다가
10년쯤 전 제가 수능을 보고 막 놀러다녀야 하는 그 때
부산에 폭설이 내렸던 적이 있었습니다.
이게 제 첫번째 눈에 대한 기억입니다.
(사실 더 어릴 적에도 눈이 내리긴 했지만 기억이 잘...)
원래 눈이 안내려서 이렇다할 제설장비도 없는 동네였고..
그것도 저희집은 산복도로(산중턱을 지나는 도로) 옆에
세워진 아파트였기에...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제가 살던 곳이 부산시 영도구
바로 다리 두개로 이어진 섬동네였기 때문에
모든 교통편이 마비가 되어버린 사태가 발생했었습니다.
교회가 한 10분 쯤 비탈을 걸어내려가야 하는 곳에 있었는데
교회를 기어서 내려가야 했던
그리고 올라가는 길에 한 열번은 미끄러진 기억이 있었습니다.

두번째 눈에 대한 기억은
군대에서 지겹게 내린 눈을 치운 경험이었어요.
3월 1일 휴일에 내린 눈은 지옥이었습니다.
하나님을 원망할 수 밖에 없는 내 꿀맛같은 휴일을 빼앗아간 눈이었어요.

그래도 눈이 내린다면 여전히 그건 마음 설래는 일이고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
눈온다고 창밖을 보라고 알려주고 싶긴 하지만
(저는 휴일이었던 월요일에 낮 12시에 혼자 창을 열었다가
눈이 내린걸 알아버렸답니다.)
어린이처럼 눈썰매 타며 즐겁게 놀기보단
산업선교회 마당과 현관을 쓸어야 마음이 놓이는
저를 보면서 좀 씁쓸하네요.

우리 성문밖식구들 눈길 조심하세요.
길이 미끄러워서 혹여나 넘어지지 않을까 걱정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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