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구 목사 중에
자신의 닉네임을 "군불"이라 하는 이가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군불"과 같은
따뜻함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 그렇게 부른다고 했습니다.
시골에 가면
아이들이 항상 하는 일이 있습니다.
할머니 방에 "군불"을 때는 것입니다.
불을 피우고 활활타는 불을
아궁이 깊이 밀어 넣어면
방바닥은 따뜻함을 넘어 뜨겁게 달아 오릅니다.
자신들은 불피우는 게 재밌어 할지 모르지만
불의 힘은 칠십평생 살아오신 할머니의 관절들을
따뜻하게 감싸줍니다.
한 번씩 찾아오는 매서운 바람에
시달리며 박스를 덮고 있는 거리의 할머니 한 분이 계십니다.
그런분을 보고 나면
두꺼운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자면서 가끔씩
춥다춥다 입에 발린 소리를 하는 자신을 보면
아무리 외풍이 심한 방이라 할지라도 배부른 소리가 분명합니다.
이래저래 정부나 나를 포함한 시민들의 생활들을 들여다 보면
"군불"을 지필 수 있는 나무들을 마냥 버리고 있는 듯 합니다.
버려지는 음식들, 아무도 없는 곳에 켜진 전등들, ....
모든 것 제쳐두고라도
오늘 하루 한 순간 누군가를 향한 마음을 품고
"군불" 한 번 지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