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솔직히 두려움도 있었습니다. 공권력의 비인간적인 모습을 보고, 제가 다니는 회사의 사장님도 다치지말고 다녀오라고

신신당부를 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밀양에 가니 경찰은 먼 산 바라보듯 저 만치서 하나의 풍경으로 서 있었습니다.

날카로운 대립이 한꺼풀 꺽여서 양측이 숨을 고르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희망버스를 타고 서울에서 부산에서 아무런 연고도 없는 사람들이

하나의 간절한 바램으로 함께  한 정말 아름다운 시간이었고 눈물나는 시간이었습니다.

70후반에서 80대의 할머니가 내 눈에 보이는 살결마다 푸른 멍이 들어있는 걸 보자니

너무나도 눈물이 나고, 그런 험한 꼴을 당하고도 위축되지 않고 당당하고 우렁찬

목소리로 우리를 나무라는 모습에 용기를, 힘을 얻고 온 시간이었습니다.

그 날의 보고 듣고 제가 얻은 느낌을 글로 한 번 써 보았습니다.

 

인자는 니들 몫이다


보름달도 산허리 넘어 숨이 차는

밀양 송전탑 765Kv 눈물이 흘러

서울에서 부산에서

부리나케 달려 왔는데


한순옥 할머니 아니 내 에미야

행정대폭행에 열 몇명 내 에미

죽일라꼬 이천 명 사부끼칼 든 경찰 몰려와서

알몸에 푸른 멍들고 아파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 기라 니 에미는 진게 아니라

맨몸으로 알몸으로 사부끼 날카로운 탐욕도

쇠사슬로 내 몸 묶어

번쩍 들려 끌려 나왔으니

인자는 느그들 몫이라


끝없이 치솟은 송전탑에 짓눌린

산비탈에 주인 잃은 감자밭

돌아가고 싶어도 속없는 꿈일 뿐

니 에미 이런 설움 받고

일제 때도 육이오전쟁도 이런 꼴

안 당했는데 니들 믹여 살릴라꼬

이 치욕 당했으니


인자는 느그들이

시펴렇게 멍든 내 몸같이

푸른 피 굽이굽이

흐르는 시퍼런 니 젊은 피로

이 에미 맺힌 한을 풀어야제

내는 이 바램뿐이라


보름달도 산허리 넘어 숨이 차는

전등 여남은 불빛 조그만 마을

내 에미 우렁찬 목소리에

들썩들썩 눈물 삼키고

니 에미 목숨도 니들 몫이다

니 자식들의 미래도 니들 몫이다


  • ?
    파란바람 2014.06.23 19:10
    고맙습니다. 이렇게 나누어주셔요,,, 빚진 마음으로 있습니다.

Title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66 한겨레 UCC 대회에 응모했어요 ^^ 9 고양댁 2008.05.23 2818
865 한 주간 수고많으셨지요? 3 손은정 2009.01.31 2082
864 하람이를 보내며 6 경순 2009.02.16 1999
863 하늘을 보고 가라. file 고성기 2013.12.28 3791
862 피카소의 그림 값에 액자의 값이 포함 된 걸까요? 6 file 보리소년 2010.04.03 2491
861 프놈펜에서 이성욱 1 파란바람 2011.04.09 3128
860 푸념 산에돌 2013.12.28 3602
859 폭염 속에서도 꽃은 핀다. file 고성기 2012.08.08 3053
858 평화캠페인 file 파란바람 2011.03.04 3153
857 평화의 촛불을 다시 들어야 할 때 2 file 이경 2009.11.18 2112
856 평화를 만드는 조정훈련 과정 소개 file 파란바람 2009.02.13 2077
855 평화를 기다리는 마음 file 고성기 2010.12.24 2248
854 평신도 아카데미 공고 전호위 2010.08.29 2148
853 평신도 시국 선언문 광고 안내 1 원등주작 2009.07.05 1882
852 페이스북이란 것이 이런 편리함이 있네요!!^^ 1 파란바람 2011.04.27 2873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61 Next ›
/ 61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