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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지자 이사야는 말한다(사45,15). 이스라엘의 구원자 하나님은 숨어 계시는 분이다! 하나님을 숨어 계신 분으로 경험한다는 것은 유한한 인간이 무한하신 하나님을 온전히 파악할 수 없다는 것, 곧 하나님과 인간의 무한한 질적 차이로 인한 인식불가능성에 대한 고백이다. 그렇다면 유한한 인간이 무한하신 하나님을 파악할 수 있는 가능성은 전혀 없는 것일까?

 

출애굽기 33장은 모세의 하나님 경험을 소개한다. 모세는 하나님께, 주의 영광을 보여 달라고 요청했다. 하나님의 정체를 파악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였다. 그때 하나님의 대답은 이러했다. 너는 내 얼굴이 아닌 등을 보게 될 것이다. 본문은 인간이 하나님을 인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인정한다.

 

그러나 그 방법은 하나님의 얼굴이 아닌 하나님의 등을 봄으로써다. 하나님의 얼굴은 영광과 부유함과 권능을, 하나님의 등은 비천과 가난과 무력을 상징한다. 그러므로 인간이 하나님을 인식할 수 있는 길은 영광과 부와 권능의 자리를 찾아가는 긍정의 길 via positiva이 아닌 비천과 가난의 자리, 곧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박탈당하는 자들의 자리를 찾아가는 부정의 길 via negativa이라는 것이 곧 하나님의 얼굴이 아닌 하나님의 등을 봄으로써 하나님을 인식하게 된다는 말씀의 의미다.

 

여기서 우리는 하나님의 아들이, 그리스도가, 평화의 왕이 어찌하여 화려한 헤롯의 궁에서 나시지 않고 차갑고 초라한 베들레헴의 마구간에서 나시게 되었는지 이해하게 된다. 또한 그리스도께서는 왜 영광의 길이 아닌 십자가의 길을 향해 걸어가셔야 했는지 깨닫게 된다.  그리고 우리 성문밖교회가 세상의 구세주인 아기 예수가 태어난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왜 이렇게 차갑고 초라한 아스팔트의 동양시멘트 농성장을 찾아와야 했는지 설명할 수 있게 된다. 바로 이곳이 하나님께 이르는 길, 곧 부정의 길via negativa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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