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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인들은 주현절이란 절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주현절이란 주님의 현현을 묵상하는 절기입니다. 그리고 주님의 현현이란 주님의 태어나심 뿐만 아니라 주님의 정체성이 드러났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주현절을 보내는 신앙인은 자신이 주님으로 고백하는 분의 정체성을 묵상합니다. 그럼으로써 그분을 주님으로 믿을 때 주어지는 구원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인지, 그리고 그 구원은 자신이 바라는 구원과 일치하는 것인지 묵상하는 절기가 바로 주현절을 보내는 사람의 과제입니다.


지난 주 설교 본문이었던 요한복음 1:43-51에 나오는 이야기, 예수께서 나다나엘을 만난 이야기도 예수님이 과연 어떤 분인지, 그의 정체성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본문입니다. 그 이야기의 대략은 다음과 같습니다.


예수님의 부름을 받고 예수님의 제자가 된 빌립이 자기의 절친한 친구인 나다나엘을 불렀습니다. 빌립은 나다나엘에게, "모세가 율법에 기록하였고 예언자들이 예언한 그 이를 우리가 만났다!" 라는 말로 예수를 만나러 가자고 설득했습니다. 이스라엘의 율법과 예언자의 정신을 자신의 인격 속에 오롯이 구현하고 있는 인물을 만났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나다나엘은, "나사렛에서 무슨 선한 것이 나올 수 있겠소?" 반문하며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그래도 친구의 말인지라, 예수를 찾았습니다. 나다나엘이 자기에게 오는 것을 본 예수님은 "이 사람은 참 이스라엘 사람이다. 이 사람에겐 간사한 것이 없다!" 하셨습니다. 그러자 나다나엘은 놀라며, "어떻게 나를 아십니까?" 물었고, 예수님은 "빌립이 너를 부르기 전,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 있는 것을 보았다." 하셨습니다. 나다나엘은, 예수님은 비범함에 놀라, "당신은 하나님의 아들이시요, 이스라엘의 왕이십니다." 라고 고백하였습니다. 그의 고백을 들은 예수님은, "내가 너를 무화과나무 아래 있을 때, 보았다는 말에 나를 믿느냐? 그러나 너희는 하늘이 열리고 하나님의 사자들이 인자 위로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을 볼 것이다." 말씀하셨습니다.


“하늘이 열린다.”는 말은 삶의 새로운 지평이 열리는 것, 그럼으로써 삶에 관한 새로운 통찰과 지향을 얻게 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하늘이 열린다.”는 말은 뒤에 등장하는 “인자”라는 말과 연결됩니다. “인자”라는 말은 구약의 다니엘서와 같은 묵시문학에 등장하는 용어로서 "옛 시대를 심판하고 새로운 시대를 가져오는 자"라는 뜻입니다. “하늘이 열린다.”는 말은 결국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는 말과 같고 이 일을 실행하는 이가 인자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인자이신 예수님을 믿음으로써 구원에 이른다고 할 때, 그 구원의 내용이란, 예수의 인격과 만남으로써 이제까지 내 삶이 지향하고 있던 것들에 관한 전면적 성찰이 일어나는 것(옛 시대의 심판), 그럼으로써 현재적 삶의 지평을 넘어서는 삶의 새로운 통찰과 지향을 얻게 되는 것(새로운 시대의 도래)을 말합니다.


그러나 현재적 삶의 전면적 성찰을 통해 삶에 관한 새로운 통찰과 지향을 얻는 것엔 관심이 없고 오히려 자신의 현재적 삶의 유지와 강화라는 목적을 위해 예수를 믿는 경우도 대단히 많습니다. 바로 여기서 신앙의 오해와 왜곡은 필연이 됩니다. 이런 경우, 신앙은 삶을 변혁하는 힘을 상실하고 다만 삶의 현상태 유지를 위한 근거로서 복무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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