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668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신앙인들은 주현절이란 절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주현절이란 주님의 현현을 묵상하는 절기입니다. 그리고 주님의 현현이란 주님의 태어나심 뿐만 아니라 주님의 정체성이 드러났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주현절을 보내는 신앙인은 자신이 주님으로 고백하는 분의 정체성을 묵상합니다. 그럼으로써 그분을 주님으로 믿을 때 주어지는 구원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인지, 그리고 그 구원은 자신이 바라는 구원과 일치하는 것인지 묵상하는 절기가 바로 주현절을 보내는 사람의 과제입니다.


지난 주 설교 본문이었던 요한복음 1:43-51에 나오는 이야기, 예수께서 나다나엘을 만난 이야기도 예수님이 과연 어떤 분인지, 그의 정체성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본문입니다. 그 이야기의 대략은 다음과 같습니다.


예수님의 부름을 받고 예수님의 제자가 된 빌립이 자기의 절친한 친구인 나다나엘을 불렀습니다. 빌립은 나다나엘에게, "모세가 율법에 기록하였고 예언자들이 예언한 그 이를 우리가 만났다!" 라는 말로 예수를 만나러 가자고 설득했습니다. 이스라엘의 율법과 예언자의 정신을 자신의 인격 속에 오롯이 구현하고 있는 인물을 만났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나다나엘은, "나사렛에서 무슨 선한 것이 나올 수 있겠소?" 반문하며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그래도 친구의 말인지라, 예수를 찾았습니다. 나다나엘이 자기에게 오는 것을 본 예수님은 "이 사람은 참 이스라엘 사람이다. 이 사람에겐 간사한 것이 없다!" 하셨습니다. 그러자 나다나엘은 놀라며, "어떻게 나를 아십니까?" 물었고, 예수님은 "빌립이 너를 부르기 전,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 있는 것을 보았다." 하셨습니다. 나다나엘은, 예수님은 비범함에 놀라, "당신은 하나님의 아들이시요, 이스라엘의 왕이십니다." 라고 고백하였습니다. 그의 고백을 들은 예수님은, "내가 너를 무화과나무 아래 있을 때, 보았다는 말에 나를 믿느냐? 그러나 너희는 하늘이 열리고 하나님의 사자들이 인자 위로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을 볼 것이다." 말씀하셨습니다.


“하늘이 열린다.”는 말은 삶의 새로운 지평이 열리는 것, 그럼으로써 삶에 관한 새로운 통찰과 지향을 얻게 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하늘이 열린다.”는 말은 뒤에 등장하는 “인자”라는 말과 연결됩니다. “인자”라는 말은 구약의 다니엘서와 같은 묵시문학에 등장하는 용어로서 "옛 시대를 심판하고 새로운 시대를 가져오는 자"라는 뜻입니다. “하늘이 열린다.”는 말은 결국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는 말과 같고 이 일을 실행하는 이가 인자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인자이신 예수님을 믿음으로써 구원에 이른다고 할 때, 그 구원의 내용이란, 예수의 인격과 만남으로써 이제까지 내 삶이 지향하고 있던 것들에 관한 전면적 성찰이 일어나는 것(옛 시대의 심판), 그럼으로써 현재적 삶의 지평을 넘어서는 삶의 새로운 통찰과 지향을 얻게 되는 것(새로운 시대의 도래)을 말합니다.


그러나 현재적 삶의 전면적 성찰을 통해 삶에 관한 새로운 통찰과 지향을 얻는 것엔 관심이 없고 오히려 자신의 현재적 삶의 유지와 강화라는 목적을 위해 예수를 믿는 경우도 대단히 많습니다. 바로 여기서 신앙의 오해와 왜곡은 필연이 됩니다. 이런 경우, 신앙은 삶을 변혁하는 힘을 상실하고 다만 삶의 현상태 유지를 위한 근거로서 복무하게 됩니다.


Title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7 2017 성문밖 수련회 "추억만들기" file 김희룡목사 2017.08.30 6129
106 2018 재의 수요일 묵상 김희룡목사 2018.02.14 5780
105 2019년 10월 20일 장로, 안수집사 임직식을 마치고 김희룡목사 2020.12.08 4773
104 2019사순절 10번째 묵상: 출애굽의 트로이카, 모세, 미리암, 아론 file 김희룡목사 2019.03.26 6893
103 2019사순절 11번째 묵상: 하나님의 역사적 탈주에 동참한 라합 file 김희룡목사 2019.03.29 6611
102 2019사순절 1번째 묵상: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file 김희룡목사 2019.03.06 6062
101 2019사순절 2번째 묵상: 여성의 죄 file 김희룡목사 2019.03.07 5813
100 2019사순절 3번째 묵상: 믿음의 문을 지키는 수문장, 의심과 회의 file 김희룡목사 2019.03.08 6106
99 2019사순절 4번째 묵상: 동일시와 타자화 file 김희룡목사 2019.03.11 5920
98 2019사순절 5번째 묵상: 비인부전 file 김희룡목사 2019.03.12 5849
97 2019사순절 6번째 묵상: 라헬의 항변, 자기 몸과 삶에 대한 자기 결정권 file 김희룡목사 2019.03.14 5960
96 2019사순절 7번째 묵상: 폭력으로 사랑을 얻을 수 있고 명예를 지킬 수 있다는 망상 file 김희룡목사 2019.03.14 6211
95 2019사순절 8번째 묵상: 제국의 질서를 거부한 여성, 인간 요게벳 file 김희룡목사 2019.03.15 6268
94 2019사순절 9번째 묵상: 영웅적 서사에 가려진 이들 file 김희룡목사 2019.03.22 5862
93 2019성문밖전교인수련회 김희룡목사 2019.08.31 6007
92 2022년 성문밖교회 전교인 수련회 file 김희룡목사 2022.08.23 795
91 2023 성문밖 전교인 수련회 file 김희룡목사 2023.08.26 532
90 2023.5.18 광주민중항쟁 기념주일 file 김희룡목사 2023.10.06 499
89 2023년 성문밖교회 표어 해설 file 김희룡목사 2023.01.18 799
88 5.18광주민주항쟁 39주기 file 김희룡목사 2019.05.10 6231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Next ›
/ 6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