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5835 추천 수 0 댓글 0
Atachment
첨부파일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평화교회연구소 사순절 묵상집이 소개하는 9번째 여성은 '십보라'입니다. '십보라'는 모세의 아내입니다. '히브리' 노예들을 이집트 제국으로부터 해방하여 인류사에 있어 본 적이 새로운 민족, 새로운 공동체를 향한 역사적 행진을 지휘한 모세의 아내지만 성서에 그녀의 이름이 등장하는 것은 단 두 번뿐입니다.


한번은 모세가 마음에 든 미디안의 제사장 르우엘이 자신의 딸 '십보라'를 모세에게 주었다고 할 때(출2:21)입니다. 사람이 주고 말고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걸까요?


그러나 구약 성서의 시대 여성의 지위라는 것은 성인 남성의 소유물 가운데 하나에 불과했습니다. 어려서는 아버지의 소유, 결혼하면 남편의 소유가 되는 것이 고대 이스라엘에서 여성의 지위였습니다.  


이러한 여성의 상황을 여과없이 드러내 주는 성서의 본문이 십계명의 열 번째 계명을 소개하는 출애굽기 20:17절입니다. "너희 이웃의 집을 탐내지 못한다. 너희 이웃의 아내나 남종이나 여종이나 소나 나귀나 할 것 없이 너희 이웃의 소유는 어떤 것도 탐내지 못한다."


하나님 말씀이라고 고백되는 성서 역시 당대의 시대정신을 모두 넘어서지 못하고 있음을 이 본문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가장 거룩한 책, 성서를 통해 여성의 비인간화는 정당화되고 있음은 씁쓸한 진실입니다.


'십보라'의 이름 또 한 번 등장하는 장면은, 무슨 이유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하나님께서 모세를 죽이려 할 때, 하나님께서 모세를 죽이려 하셨다는 것은, 모세가 꼼짝없이 죽음을 기다리고 있을 때라는 의미입니다. 성서는 그런 모세를 그의 아내 '십보라'가 살렸다고 할 때(출4:26), 그녀의 이름이 두 번째로 등장합니다.


'십보라'가 모세를 살렸다는 기록은 출애굽이란 역사적 여정에서 그녀의 역할 결코 작지 않았고 오히려 결정적인 것일 수 있다는 것, 또한 출애굽이란 역사적 사건이 모세 한 사람의 영웅적 서사로 정리될 수 있는 사건이 아닌 '십보라'를 비롯한 수많은 이름없는 이들의 보이지 않는 헌신에 빚지고 있는 사건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기도

주님, 오늘 우리의 시대에도 자신의 수고와 헌신에 대해 정당한 인정을 받지 못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현실은 자신의 수고와 헌신을 인정받지 못한 당사자 개인의 불이익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공과를 정당하게 평가하지 못하는 사회 전체의 정의를 그르치게 만듭니다. 정의의 관념이 그르쳐진 사회는 반드시 왜곡되고 타락된 구조에 짓눌리게 됩니다. 주님, 자기의 공과를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하는 우리 시대의 '십보라'들을 바르게 평가함으로써 왜곡된 우리사회의 정의가 바로 서게 도와주십시오.


Title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7 2017 성문밖 수련회 "추억만들기" file 김희룡목사 2017.08.30 6099
106 2018 재의 수요일 묵상 김희룡목사 2018.02.14 5751
105 2019년 10월 20일 장로, 안수집사 임직식을 마치고 김희룡목사 2020.12.08 4753
104 2019사순절 10번째 묵상: 출애굽의 트로이카, 모세, 미리암, 아론 file 김희룡목사 2019.03.26 6871
103 2019사순절 11번째 묵상: 하나님의 역사적 탈주에 동참한 라합 file 김희룡목사 2019.03.29 6581
102 2019사순절 1번째 묵상: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file 김희룡목사 2019.03.06 6039
101 2019사순절 2번째 묵상: 여성의 죄 file 김희룡목사 2019.03.07 5797
100 2019사순절 3번째 묵상: 믿음의 문을 지키는 수문장, 의심과 회의 file 김희룡목사 2019.03.08 6061
99 2019사순절 4번째 묵상: 동일시와 타자화 file 김희룡목사 2019.03.11 5885
98 2019사순절 5번째 묵상: 비인부전 file 김희룡목사 2019.03.12 5824
97 2019사순절 6번째 묵상: 라헬의 항변, 자기 몸과 삶에 대한 자기 결정권 file 김희룡목사 2019.03.14 5933
96 2019사순절 7번째 묵상: 폭력으로 사랑을 얻을 수 있고 명예를 지킬 수 있다는 망상 file 김희룡목사 2019.03.14 6182
95 2019사순절 8번째 묵상: 제국의 질서를 거부한 여성, 인간 요게벳 file 김희룡목사 2019.03.15 6246
» 2019사순절 9번째 묵상: 영웅적 서사에 가려진 이들 file 김희룡목사 2019.03.22 5835
93 2019성문밖전교인수련회 김희룡목사 2019.08.31 5974
92 2022년 성문밖교회 전교인 수련회 file 김희룡목사 2022.08.23 770
91 2023 성문밖 전교인 수련회 file 김희룡목사 2023.08.26 511
90 2023.5.18 광주민중항쟁 기념주일 file 김희룡목사 2023.10.06 472
89 2023년 성문밖교회 표어 해설 file 김희룡목사 2023.01.18 775
88 5.18광주민주항쟁 39주기 file 김희룡목사 2019.05.10 6204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Next ›
/ 6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