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6652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창세기 3장을 읽으면 최초의 인간들인 아담과 하와가 금단의 열매를 먹은 후 '에덴'이란 낙원에서 쫓겨나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 이야기는 아담과 하와라는 개별적인 인간들의 개인사를 전해주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그들이 최초의 인간이었다는 것은 그들이 인간의 대표라는 의미이고 그들이 인간의 대표라는 것은 그들의 이야기가 사실은 모든 인간의 이야기란 뜻입니다. 그들의 이야기는 하나님으로부터 돌아선 인간 그럼으로써 참된 자기, 불교식으로 말하면 '진아'를 잃어버린 인간들의 실존적 상황을 전해 주는 상징입니다. 아담과 하와의 이야기가 전해주는 바, 인간 실존이 처한 보편적 상황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금단의 열매를 먹은 인간은 벌거벗은 자기 모습을 의식하게 되었고 수치심에 올리브 잎으로 몸을 가리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자기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게 된 인간, 가식의 옷을 입지 않고는 견딜 수 없게 된 인간, 심리학적으로 말하면 가면Persona을 쓰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게 된 인간의 모습을 상징합니다.

 

둘째, 금단의 열매를 먹은 인간은 자기의 책임을 타인에게 전가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타인을 적대자로서 인식하게 된, 자기 불행의 원인을 타인에게 찾고 그에게 자기 불행의 책임을 전가하게 된 인간의 모습을 상징합니다. 보다 약한 존재가 보다 손쉽게 책임전가의 대상이 되는 인간사회의 상황을 상징합니다.

 

셋째, 금단의 열매를 먹은 인간에게 노동은 형벌이 되었습니다. 땅은 인간에게 가시와 엉겅퀴를 내고 인간은 그것을 제거하며 곡식을 일구어야 먹고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인간과 생태계의 관계가 상호공생이 아닌 상호적대의 관계가 되었다는 것, 깨어져 버린 인간과 생태계의 관계를 상징하는 이야기입니다.

 

기독교에서 말하는 죄 사함이란 개별적인 인간의 도덕적인, 윤리적인 죄를 면제해 주는 것이 아니라, 창세기 3장의 상징을 통해 알 수 있는 기독교적 죄 사함의 의미는 참된 자기와의 분열을 극복하는 것, 타인과의 분열을 극복하는 것, 생태계와 분열을 극복하게 되는 것, 그리하여 자기와 타인과 세계와의 화해를 이루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Title
  1. 성문밖 목회 칼럼 연재를 시작하며

    Date2016.07.13 By김희룡 Views6248
    Read More
  2. [목회칼럼] 신앙인이란?

    Date2016.07.13 By김희룡 Views6348
    Read More
  3. 기독교의 죄 사함이란?

    Date2016.07.19 By김희룡 Views6652
    Read More
  4. 염려는 한 가지로 족하다

    Date2016.07.27 By김희룡 Views6763
    Read More
  5. 기도하는 자에게 무엇이 주어지는가?

    Date2016.08.03 By김희룡 Views6764
    Read More
  6. CREDO, 나는 믿습니다!

    Date2016.08.09 By김희룡 Views7035
    Read More
  7. 신앙의 삼중성, 지,정,의

    Date2016.08.20 By김희룡 Views7197
    Read More
  8. 내가 신을 사랑할 때, 나는 무엇을 사랑하는가?

    Date2016.08.22 By김희룡 Views7084
    Read More
  9. 종교와 과학의 언어

    Date2016.09.06 By김희룡 Views6468
    Read More
  10. 역사적 존재 예수, 기독교의 하나님

    Date2016.09.21 By김희룡 Views6589
    Read More
  11. 기독교의 구원이란?

    Date2016.09.27 By김희룡 Views7017
    Read More
  12. 왜 구원은 십자가에서 이루어져야 했는가?

    Date2016.10.04 By김희룡 Views6388
    Read More
  13. 예수의 재림을 믿는다는 것

    Date2016.10.11 By김희룡 Views6474
    Read More
  14. 생명의 새로운 차원이신 성령

    Date2016.10.18 By김희룡 Views6407
    Read More
  15. 그리스도의 지옥 여행 Decensus Christi ad inferos

    Date2016.10.26 By김희룡 Views7062
    Read More
  16. 종교개혁-새로운 시대정신의 출현

    Date2016.11.02 By김희룡 Views6383
    Read More
  17. 회개의 즉각성, 전격성, 주체성

    Date2016.12.03 By김희룡 Views6370
    Read More
  18. 하나님의 아름다움

    Date2016.12.08 By김희룡 Views6489
    Read More
  19. 하나님께 이르는 길, 부정의 길,via negativa

    Date2016.12.28 By김희룡 Views6420
    Read More
  20. 불안Angst에 대하여 -Tillichlexicon에서-

    Date2017.01.10 By김희룡 Views6705
    Read More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Next ›
/ 6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