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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신을 사랑할 때, 나는 무엇을 사랑하는가?” 이것은 고대의 교부Kirchenvater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입니다. 이런 고백이 너무 생뚱맞게 들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신은 있음과 없음의 구분, 즉 존재와 비존재라는 범주로 규정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있다고도 없다고도 말할 수 없는 그런 신을 직접 사랑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인 상대를 지목하면서 “너를 사랑한다”고 하는 말은 어떻습니까? 그런 말은 구체적인 것이라서 이해 가능한, 의미가 있는 말입니까?


아닙니다. 그런 말 역시 대단히 추상적인 말입니다. 그런 말은 그 말에 상응하는 어떤 구체적인 행위가 동반될 때에, 구체적이고 특정한 행위 속에서만 비로소 이해 가능한, 의미가 있는 말입니다. 가령, 슬퍼하는 사람에게 따뜻한 위로의 말 한 마디를 건넨달지 하는 행위 말입니다. 그런 행위 속에서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말은 구체적이고도 실천적인 몸, 또는 현실성을 얻게 됩니다.


그런 점에서 “내가 신을 사랑한다”는 말은 구체적이고 특정한 행위로서 표현되기 전까지는 이해할 수 없는, 의미를 얻지 못한 말이며, 그러므로 아직은 말이 되지 못한 말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신을 사랑할 때, 우리는 과연 무엇을 사랑하는 것일까요? 오늘 이 지면에서는 대답할 수 없겠습니다만, 그러나 바로 그런 질문이 우리에게 생생히 살아있을 때, 신에 대한 우리의 신앙은 관념에만 머물지 않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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