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2.22 18:07

할례와 스티그마

조회 수 5929 추천 수 0 댓글 0
Atachment
첨부파일 '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할례와 스티그마

 

이스라엘 민족이 스스로 하나님의 선택받은 존재임을 드러내기 위해 자기 몸에 새기는 상처, 곧 할례를 그리스도인들 역시 받아야 하는지 갈라디아교회 안에서 논쟁이 되었을 때, 사도바울의 대답입니다. "이 후로는 누구든지 나를 괴롭게 말라 내가 내 몸에 예수의 흔적을 가졌노라(6:17)"

 

바울은 유대인으로서 이미 할례를 받은 사람입니다. 그러나 바울은 자기의 존재를 규정하는 것은 자기가 하나님의 선택받은 사람임을 드러내기 위해 스스로 자기 몸에 새기는 명예로운 상처(할례)가 아닌 예수의 흔적이라고 말하는 겁니다. 예수의 흔적을 그리스어로 살펴보면 '예수의 스티그마Stigma'입니다. 스티그마란 무엇일까요?

 

스티그마란 고대 헬라 사회에서 노예나 죄수, 범죄자, 반란자와 같은 범법자나 윤리·도덕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자들의 신체에 찍는 '낙인'(烙印)이다. 그러므로 스티그마는 치욕과 오명, 오점과 불명예를 상징하는 단어이다.(네이버 지식백과)”

 

예수께서 세상을 구원하기 위한 여정은 스스로의 몸에 명예로운 흔적을 남기는 과정이 아니었고 오히려 치욕과 오명 그리고 오점과 불명예의 스티그마를 새기는 과정이었음을 바울은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불명예의 스티그마가 새겨지는 현장이야말로 오히려 하나님의 구원이 시작되는 장소이며 불명예의 스티그마야말로 인간존엄의 표지일 수 있음을 바울은 말하고 있습니다

 

지난 수요일, 성문밖교우들, 그리고 현장심방 프로그램 21기 참여자들과 함께 서초 대법원 앞에서 230일을 넘기며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콜트악기 방종운지회장님을 찾아 함께 예배하였습니다. 함께 예배한 우리는 모두 방종운지회장님의 인생에 새겨진 수많은 불명예의 스티그마를 보면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러나 불명예의 스티그마가 새겨진 그의 인생과 그의 농성천막이야말로 우리사회의 사회적 구원이 시작되는 현장일 수 있다는 것 역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Title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7 모두가 병들었지만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 김희룡목사 2020.12.08 5078
66 저녁 찬송 김희룡목사 2020.12.08 4575
65 2019성문밖전교인수련회 김희룡목사 2019.08.31 5945
64 5.18광주민주항쟁 39주기 file 김희룡목사 2019.05.10 6172
63 세월호 5주기 file 김희룡목사 2019.04.17 5621
62 2019사순절 11번째 묵상: 하나님의 역사적 탈주에 동참한 라합 file 김희룡목사 2019.03.29 6558
61 2019사순절 10번째 묵상: 출애굽의 트로이카, 모세, 미리암, 아론 file 김희룡목사 2019.03.26 6828
60 2019사순절 9번째 묵상: 영웅적 서사에 가려진 이들 file 김희룡목사 2019.03.22 5802
59 2019사순절 8번째 묵상: 제국의 질서를 거부한 여성, 인간 요게벳 file 김희룡목사 2019.03.15 6203
58 2019사순절 7번째 묵상: 폭력으로 사랑을 얻을 수 있고 명예를 지킬 수 있다는 망상 file 김희룡목사 2019.03.14 6162
57 2019사순절 6번째 묵상: 라헬의 항변, 자기 몸과 삶에 대한 자기 결정권 file 김희룡목사 2019.03.14 5906
56 2019사순절 5번째 묵상: 비인부전 file 김희룡목사 2019.03.12 5809
55 2019사순절 4번째 묵상: 동일시와 타자화 file 김희룡목사 2019.03.11 5861
54 2019사순절 3번째 묵상: 믿음의 문을 지키는 수문장, 의심과 회의 file 김희룡목사 2019.03.08 6031
53 2019사순절 2번째 묵상: 여성의 죄 file 김희룡목사 2019.03.07 5775
52 2019사순절 1번째 묵상: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file 김희룡목사 2019.03.06 6012
» 할례와 스티그마 file 김희룡목사 2019.02.22 5929
50 그리스도의 삼중직 triplex munus christi 김희룡목사 2018.10.29 6514
49 예수님의 사적인 부탁 file 김희룡목사 2018.10.24 5379
48 잠꼬대 아닌 잠꼬대? 김희룡목사 2018.05.08 5682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Next ›
/ 6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