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achment
첨부파일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평화교회연구소 사순절 묵상집이 소개하는 6번째 여성은 라헬입니다. 라헬은 아버지 라반과 고모의 아들 야곱 사이에 맺어진 노동계약의 대가로 야곱의 둘째 부인이 됩니다. 야곱의 첫째 부인은 라헬의 언니 레아였습니다. 그녀 역시 라헬과 같은 방식으로 야곱의 부인이 되었습니다.


고대의 결혼에서 여성의 의사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고대의 여성은 아버지의 또는 남편의 소유물로 취급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라반은 자기 딸을 대가로 상정하고 야곱과 노동계약을 맺었던 겁니다.


창세기31:15에서 라헬과 레아는 "아버지가 우리를 팔고 그 돈을 다 먹어버렸다."고 항변합니다. 야곱은 라헬을 연모하여 14년의 노동을 견뎠는지 모르지만 라헬은 자기의 결혼이 아버지 라반과 야곱 사이에서 체결된 매매관계라고 말하는 겁니다.


자신의 결혼에 대한 자기 결정권을 갖지 못한 라헬과 레아에게 결혼과 가족은 어떤 의미였을까요? 어쨌거나 라헬과 레아는 야곱과 결혼함으로써 하나님의 백성 이스라엘 열 두 지파의 조상이 되지 않았나? 그것이 그녀의 보상이 될 수 있지 않느냐? 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신학자 파울 틸리히는 하나님의 계시라 할지라도 인간의 수용의 없으면 계시가 되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하나님의 계시라 할지라도 인간의 자기 결정권을 파괴하는 방식으로 자기를 관철시키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인간의 자기 결정권을 파괴하고 들어오는 계시는 결코 인간의 구원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러한 계시는 인간의 본질인 자유를 파괴하기 때문입니다. 사도바울에 따르면 주의 영이 계신 곳에는 자유가 있습니다(고린도후서3:17). 하나님의 계시는 인간의 자유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실현합니다.


자기 몸과 결혼에 대한 자기 결정권을 행사하지 못했다는 라헬과 레아 자매의 항변을 십분 존중합니다. 그러나 이 둘은 이러한 항변을 통해 자기 몸과 삶에 대한 인간의 자기 결정권의 소중함을 이미 인지하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녀들은 결혼 이후에도 고대의 다른 여성들과 별반 다를 바 없이 가부장제에 충실히 복무하는 여성들로 살아갔습니다.

그러나 오늘의 우리는 그녀들이 힘겹게 남긴 한 마디 항변에 귀를 기울여 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기도

주님, 우리가 사는 오늘의 문학계, 스포츠계, 법조계, 교육계, 정치권을 망라한 우리 사회 도처에 창조주 하나님조차 파괴할 수 없는 자기 몸에 대한, 자기 삶에 대한 자기의 결정권을 빼앗겨 버린 여성들이 많습니다. 그들은 이제는 빼앗겨 버렸던 자기 몸과 삶에 대한 자기 결정권을 되찾기 위한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모두 이 시대의 라헬과 레아들입니다. 그들이 이전과 다르게 살 수 있는 용기를 주시고 연대의 손길들이 일어나게 하옵소서.


Title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7 악의 평범성을 뚫고 오시고야 마는 하나님 file 김희룡목사 2023.10.06 714
66 아기로 오신 하나님 김희룡목사 2020.12.10 5251
65 신앙의 삼중성, 지,정,의 김희룡 2016.08.20 7204
64 세월호 5주기 file 김희룡목사 2019.04.17 5703
63 세례요한의 행복 김희룡목사 2020.12.09 5714
62 성문밖 목회 칼럼 연재를 시작하며 김희룡 2016.07.13 6251
61 선을 향해 나아가는 운명 김희룡목사 2018.04.20 5424
60 서정시를 쓰기 어려운 시대 file 김희룡목사 2022.04.08 1318
59 생명의 새로운 차원이신 성령 김희룡 2016.10.18 6412
58 사회적 약자들을 가족으로, 자녀로 삼는 세월호 가족들 김희룡목사 2020.12.10 5251
57 사순절 첫 번째 주일 묵상 - 인간이란? 김희룡목사 2018.02.18 5123
56 사순절 여섯 번째 주일(종려주일) 묵상 - 전직 대통령 이명박 장로의 구속사태에 대한 교회의 엄중한 책임을 절감하며 김희룡목사 2018.03.30 5361
55 사순절 세 번째 주일 묵상 - 선택된 나그네의 자유와 특권 김희룡목사 2018.03.06 5091
54 사순절 두 번째 주일묵상 - 십자가에서 깨어진 인간의 탐욕과 삶의 피상성 김희룡목사 2018.02.27 5485
53 사순절 다섯 번째 주일 묵상 - 말씀의 현실성 김희룡목사 2018.03.22 5408
52 사순절 네 번째 주일 묵상 - 누구와 무엇을 기뻐할 것인가? file 김희룡목사 2018.03.14 5320
51 사랑의 기술 The Art of Loving 김희룡목사 2017.07.06 6990
50 불안Angst에 대하여 -Tillichlexicon에서- 김희룡 2017.01.10 6714
49 불가능성을 향한 열정, Passion for the impassible 김희룡목사 2017.07.05 6035
48 부활의 생명으로 다시 살아난 그는 누구인가? 김희룡목사 2018.04.03 5266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Next ›
/ 6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