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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개봉된 영화 '서편제'는 한국의 전통 음악인 ‘창’을 소재로 하고 있다. 영화에서 아버지(유봉)는 아들 동호에게는 북을 딸 송화에게는 소리를 가르친다. 잘 알듯이 옛날의 예술인들은 화가는 환쟁이, 가수는 소리꾼이라는 폄하의 호칭으로 불렸으며 가난과 천대는 그들의 운명이었다. 그러나 예술혼은 그때나 지금이나, 아니 어쩌면 가난과 천대를 무릅쓴 그때가 오히려 더하면 치열했으면 더 치열했을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영화 속의 아들 동호는 아버지의 예술혼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까짓 소리가 뭐라고 가난과 천대를 견딘단 말인가? 어느 날 아들동호는 아버지 유봉 앞에서 거칠게 항변한다. “아니, 득음을 하면 쌀이 나와요? 밥이 나와요?”


비슷한 항변이 신앙에 대해서도 적용될 수 있을지 모른다. “아니 예수를 믿으면 쌀이 나와요? 밥이 나와요?”


득음을 하면 뭐가 나오느냐고, 그까짓 예술이 무엇을 줄 수 있느냐는 아들의 항변에 아버지는 대답한다. “이놈아 득음을 하면 지 소리에 지가 미쳐서 부귀공명보다 좋고 황금보다 좋은 것이여.”  무슨 말일까? 예술은 자유를 준다는 말일 것이다. 예술이 사람에게 밥을 먹지 않아도 되는 몸을 주지는 못한다. 그러나 예술은 사람을 밥으로부터 자유하게 해준다. 밥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지만 밥이 곧 생명과 등치될 때, 생명은 초라해지고 위축된다.


예수를 믿는 것도 그러하다. 예수가 우리에게 밥과 떡을 주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예수는 우리가 밥과 쌀로만 규정되지 않는 존재임을 일깨워 준다. 이러한 인식은 우리에게 자유를 준다. 우리의 생명이 밥과 쌀을 초월하여 자기를 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실현할 수 있는 생명의 자유를 제공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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