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내가 신을 사랑할 때, 나는 무엇을 사랑하는가?” 이것은 고대의 교부Kirchenvater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입니다. 이런 고백이 너무 생뚱맞게 들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신은 있음과 없음의 구분, 즉 존재와 비존재라는 범주로 규정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있다고도 없다고도 말할 수 없는 그런 신을 직접 사랑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인 상대를 지목하면서 “너를 사랑한다”고 하는 말은 어떻습니까? 그런 말은 구체적인 것이라서 이해 가능한, 의미가 있는 말입니까?
아닙니다. 그런 말 역시 대단히 추상적인 말입니다. 그런 말은 그 말에 상응하는 어떤 구체적인 행위가 동반될 때에, 구체적이고 특정한 행위 속에서만 비로소 이해 가능한, 의미가 있는 말입니다. 가령, 슬퍼하는 사람에게 따뜻한 위로의 말 한 마디를 건넨달지 하는 행위 말입니다. 그런 행위 속에서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말은 구체적이고도 실천적인 몸, 또는 현실성을 얻게 됩니다.
그런 점에서 “내가 신을 사랑한다”는 말은 구체적이고 특정한 행위로서 표현되기 전까지는 이해할 수 없는, 의미를 얻지 못한 말이며, 그러므로 아직은 말이 되지 못한 말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신을 사랑할 때, 우리는 과연 무엇을 사랑하는 것일까요? 오늘 이 지면에서는 대답할 수 없겠습니다만, 그러나 바로 그런 질문이 우리에게 생생히 살아있을 때, 신에 대한 우리의 신앙은 관념에만 머물지 않게 될 겁니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47 | 2019사순절 10번째 묵상: 출애굽의 트로이카, 모세, 미리암, 아론 | 김희룡목사 | 2019.03.26 | 6989 |
46 | 2019사순절 11번째 묵상: 하나님의 역사적 탈주에 동참한 라합 | 김희룡목사 | 2019.03.29 | 6681 |
45 | 세월호 5주기 | 김희룡목사 | 2019.04.17 | 5736 |
44 | 5.18광주민주항쟁 39주기 | 김희룡목사 | 2019.05.10 | 6402 |
43 | 2019성문밖전교인수련회 | 김희룡목사 | 2019.08.31 | 6114 |
42 | 저녁 찬송 | 김희룡목사 | 2020.12.08 | 4729 |
41 | 모두가 병들었지만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 | 김희룡목사 | 2020.12.08 | 5516 |
40 | 절망의 끝에 숨어있는 새로운 시작 | 김희룡목사 | 2020.12.08 | 4723 |
39 | 만물을 규정하는 현실성, 예수 | 김희룡목사 | 2020.12.08 | 5289 |
38 | 나의 말은 내 삶을 위협하고 있을까? | 김희룡목사 | 2020.12.08 | 5020 |
37 | 추수감사주일에 교우들이 써 주신 감사들 | 김희룡목사 | 2020.12.08 | 4783 |
36 | 2019년 10월 20일 장로, 안수집사 임직식을 마치고 | 김희룡목사 | 2020.12.08 | 4898 |
35 | 종말에 깨어있자구요 | 김희룡목사 | 2020.12.08 | 5030 |
34 | 영적인 여정의 위기 | 김희룡목사 | 2020.12.08 | 4961 |
33 | 평화로써 평화를! | 김희룡목사 | 2020.12.09 | 5019 |
32 | 세례요한의 행복 | 김희룡목사 | 2020.12.09 | 5768 |
31 | 개인적, 단수적 자아에서 집단적, 복수적 자아로! | 김희룡목사 | 2020.12.09 | 4752 |
30 | 홍콩 민주화 시위 현장에 다녀와서(2019년 12월 대림절 마지막 주일) | 김희룡목사 | 2020.12.09 | 5010 |
29 | 기독교의 역사적 비전(삼성해고노동자 강남역 25미터 철탑 고공농성 197일) | 김희룡목사 | 2020.12.09 | 5295 |
28 | 하나님의 아들이 말 구유에 나신 뜻은? | 김희룡목사 | 2020.12.09 | 5173 |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