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634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지난 주 성문밖교회의 수요성경공부는 사도신경 가운데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부분을 다루었습니다. 왜 하필이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이 십자가에서 이루어져야 했는가? 하는 것이 성경공부의 중심 주제였습니다.

 

복음서를 읽으면 볼 수 없던 자를 보게  하시고, 말할 수 없었던 자를 말하게 하시고, 걸을 수 없었던 자를 걷게 하시고, 죽은 자를 일으키시고, 귀신을 쫓아내시고 수천의 군중을 먹이시는 예수의 수많은 기적과 승리와 성공의 이야기가 소개됩니다. 그러나 기독교 신앙은 이와같은 예수의 기적과 승리를 통해서가 아니라 예수의 고난과 죽음을 통해서 그리고 실패의 궁극적 상징인 십자가에서 신적인 구원이 이루어졌다고 고백합니다. 무슨 의미일까요?

 

십자가는 저주의 상징입니다(3,13). 그리고 저주란 하나님 없음, 곧 신의 부재不在를 뜻하는 것으로서 아무런 의미도 발견할 수 없음, 즉 완벽한 무의미를 상징합니다. 그래서 십자가로 상징되는 고난과 실패와 죽음은 신의 은총이 전혀 없는 완벽한 무의미, 곧 저주를 의미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그 저주의 십자가를 지심으로써 십자가는 신의 부재, 즉 완벽한 무의미의 상징이라는 오명을 벗어버릴 수 있었습니다. 십자가야말로, 즉 고난과 죽음과 실패의 장소야말로 신의 현존을 목격할 수 있는 가장 의미 있는 장소가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십자가는 모든 무의미의 영역이 의미의 영역으로 받아들여진 사건, 그럼으로써 모든 무의미의 영역을 없애 버리는 사건, 가장 무의미한 것으로 여겨지는 고난과 죽음과 실패의 자리를  가장 의미로운 계시의 장소로 바꾼 사건이었습니다.


그럼으로써 지금 세상에서 고난과 죽음과 실패 앞에 서있는 존재들 역시, 그 자신이 신의 부재不在, 곧 무의미에 떨어진 자들이라는 저주의 사슬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세상의 모든 고난과 죽음과 실패가 무의미의 영역으로서 버려진채 남아있지 않기 위하여, 그 모든 영역에서조차 신적인(궁극적인) 의미의 발견이 가능하기 위해서 신적인 구원은 십자가에서 일어나야만 했습니다. 신의 아들이 십자가에 달려야만 했습니다. 




Title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7 홍콩 민주화 시위 현장에 다녀와서(2019년 12월 대림절 마지막 주일) 김희룡목사 2020.12.09 4861
26 2019년 10월 20일 장로, 안수집사 임직식을 마치고 김희룡목사 2020.12.08 4773
25 추수감사주일에 교우들이 써 주신 감사들 김희룡목사 2020.12.08 4668
24 개인적, 단수적 자아에서 집단적, 복수적 자아로! 김희룡목사 2020.12.09 4648
23 저녁 찬송 김희룡목사 2020.12.08 4634
22 절망의 끝에 숨어있는 새로운 시작 김희룡목사 2020.12.08 4605
21 믿음에서 나오는 실천의 지속성 (2020년 7월 5일 주보) 김희룡목사 2021.06.08 4290
20 『작은 것이 아름답다 – 인간 중심의 경제를 위하여』를 읽고 김희룡목사 2021.11.27 1561
19 고난 가운데 드러나는 하나님의 일(2020년 4월 9일 기독공보 칼럼) 김희룡목사 2021.12.01 1534
18 폭염에 의한 집단타살, 1995년 시카고 사례 – 『폭염 사회』를 읽고 김희룡목사 2021.11.27 1449
17 기독교 기후 결사 가능한가? 김희룡목사 2021.11.27 1449
16 여기에 사람이 있다 김희룡목사 2021.12.02 1441
15 예수를 뒤따름 (2020년 7월 12일 칼럼) 김희룡목사 2021.11.02 1364
14 커먼즈를 지키기 위한 기독교적 반란 -『마그나카르타 선언』을 읽고 김희룡목사 2021.11.27 1358
13 천체 사진 file 김희룡목사 2022.04.07 1292
12 서정시를 쓰기 어려운 시대 file 김희룡목사 2022.04.08 1285
11 『정동 자본주의와 자유노동의 보상』을 읽고 김희룡목사 2021.11.27 1262
10 고갈 된 상상력을 일깨우는 기도 file 김희룡목사 2022.04.07 1235
9 김희룡목사 위임식 file 김희룡목사 2023.03.03 1173
8 우리의 시민권은 어디에 있나요? file 김희룡목사 2022.04.13 1106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Next ›
/ 6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