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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신영복 선생의 이야기입니다. 비극은 슬프고 참담한 것이지만 아름다움이 될 수 있다고 선생은 말합니다. 오히려 비극은 아름다움의 최고봉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비극이 아름다움이 되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는 정직성입니다. 자기에게 가해지는 삶의 중압을 어느 누구에게도 전가하지 않고 몸소 지는 정직함으로부터 비극은 아름다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자기에게 가해지는 삶의 무게를 요리조리 요령껏 타인에게 전가하며 자기만 안전하려 하는 삶의 태도에서 우리는 결코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합니다.


  비극이 아름다움이 되는 두 번째 이유는 각성입니다. 얇은 옷이 겨울 추위의 매서움을 가장 정직하게 깨닫게 하듯이 비극은 사무치도록 엄정한 각성, 삶의 진리에 관한 미사여구 없는 가장 솔직한 깨달음을 안겨주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 성문밖 교회는 39년 전 광주에서 있었던 5.18 광주민주항쟁을 기억하며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5.18은 과연 비극을 넘어 비극미로 승화한 사건일까요?


  5.18 당시 광주 시민들은 그들에게 가해지는 삶의 중압을 그 어느 누구에게도 전가하지 않고 오롯이 스스로 짊어졌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희생은 오늘의 우리에게까지 불의한 국가권력의 잔인함에 대한, 그리고 참된 민주주의에 대한 사무치는 각성과 깨달음을 전해주었고 지금도 전해주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5.18은 비극에서 비극미로의 승화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역사는 아직도 그 사건의 관련자들을 제대로 단죄하지 못했습니다. 또한 5.18에 대한 여러 가지 망언들이 배출되면서 역사적 사실마저 왜곡하려는 시도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5.18의 비극은 아직 우리의 역사에서 비극미로서 승화되지 못한 사건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5.18 광주민주항쟁이란 이름이 보여주듯 1980년 5월 광주의 그 사건은 이미 역사적인 판단이 내려졌습니다. 그러나 그 사건이 우리 역사의 상처만이 아니라 비극미로 승화한 우리의 자산이 되기 위해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는 사건에 대한 정직한 직시와 각성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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