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09 14:17

평화로써 평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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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가 그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그 창을 쳐서 낫을 만들 것이며 이 나라와 저 나라가 다시는 칼을 들고 서로 치지 아니하며 다시는 전쟁을 연습지 아니하리라(이사야2:4)

이사야의 선포는 전쟁으로 고달픈 시대를 살아가던 동시대인들에게 어떤 느낌으로 다가왔을까요? 농기구를 녹여 칼과 창을 만들어 결사항전의 자세를 다져도 부족한 때에, 나약한 소리로 치부되지는 않았을까요?

또는 평화로운 시대의 도래를 원한다면 오히려 더 강한 무기와 더욱 조직적인 군사체계의 구축을 위해 힘과 지혜를 모으는 것이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이의제기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을 대비하라 si vis pacem, para bellum."는 4세기 로마의 귀족 플라비우스 베게티우스 레나투스의 말도 평화 같은 거룩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전쟁이란 현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의미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의견도 있습니다.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는, "평화로 가는 길은 없다. 평화가 길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와같은 간디의 주장이나 이사야의 선포는 현실을 모르는 낭만적인 현실인식으로 치부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프랑스 철학자 자크 데리다는 "신앙은 불가능한 것을 향한 열정"이라고도 말했습니다.

모두가 전쟁을 연습하는 시대에 평화를 연습하자는 주장이나 선포는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는 불가능한 것을 향한 열정의 촉구일 수 있습니다.

평화로써 평화를 이루고자 하는 열정의 발휘는 현실에 매몰된 자들에게는 가능하지 않으며 세상의 창조자, 역사의 주관자이신 하나님의 의지에 주목하는 자에게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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