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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신경의 여러 신조 가운데 공인된 원문(Forma Recepta)에는 있으나 대다수 사본에 없다는 이유로 한국교회 현장에서 빼버린 신조가 있다. 그것은 그리스도께서 십자가 처형으로 돌아가신 뒤 “죽음의 나라 혹은 지옥에 내려가셨다(Descensus ad inferos)" 라는 신조이다.
“그리스도께서 지옥에 내려가심(Decensus Christi sd inferos)”은 비교적 후대, 4세기 후반에 사도신경의 신조로 정형화되었다. 정확하게는 시리아 사람 아레투사의 마르쿠스(Markus von Arethusa)에 의해 359년 시르미움(Sirmium)에서 정형화된 것이었다. 이 신조가 공인된 원문에 있으나 대다수 사본에 없는 이유는 명확한 성경의 전거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가장 그럴듯한 전거를 들자면 베드로전서 3장 19절, “그리스도께서 옥에 갇혀 있는 영들에게 내려가셔서 복음을 선포하셨다”는 본문일 것이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 복음을 선포하신 대상은 노아 홍수 이전 순종하지 않았던 사람들이다(벧전3,20).
그럼에도 “그리스도의 지옥여행”이란 이 신조가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그리스도께서 죄인을 의인으로, 죽음을 생명으로 바꾸시는 분이라고 한다면, 그리스도의 지옥여행은 지옥이 더 이상 죄인들을 위한 형벌의 장소인 지옥으로만 남아있지 않게 되었음을 의미할 수 있다.
또한 "그리스도의 지옥여행"은 저주와 절망의 궁극으로 상징되는 지옥의 사슬과 권세가 그리스도의 지옥방문을 통해 끊어지고 파괴되었음을 의미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그리스도의 지옥여행"은 더 이상 그 어떤 존재도 하나님의 구원의 섭리에서 벗어나 저주 받은 채 버려지는 존재는 없다는 의미로서 사실상 모든 인간이 하나님의 선하신 구원의 섭리 속에 있다는 메타포로서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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