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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7년 10월 31일 가톨릭 아우구스티누스 수도회 소속 수도사이며 독일 비텐베르크 대학의 신학교수인 마르틴 루터가 대학 부속 교회(Schlosskirche)의 정문에 95개조 반박문을 게시함으로써 시작되었다고 알려진 "종교개혁"이란 역사적 사건이 올해로 499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그러나 “종교개혁”이란 이름은 오해의 소지가 있습니다. “종교개혁”이란 이름은 이 사건을 단지 교회와 종교라는 범주에 국한된 역사로만 오해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종교개혁"이라 불리는 이 사건은 단지 교회와 종교라는 범주에 한정되지 않고 중세Mittelalter 천 년의 역사를 끝내고 근세Neuzeit를 열어젖힌, 시대를 바꾼 세계사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새로운 시대의 도래는 새로운 시대정신의 출현으로 이루어집니다.
마르틴 루터는 중세 모든 권위의 정점에 있던 로마의 교황의 권위와 보름스 국회(1521년 4월 17일)에서 대립하게 됩니다. 중세를 지배하던 최고 존엄은 마르틴 루터에게 이제까지 주장한 모든 것들을 철회하라고 요구하였습니다. 마르틴 루터는 과연 구시대의 권위에 굴복할 것인가? 아니면 구시대의 권위를 뚫고 새로운 시대정신을 출현시킬 것인가? 참으로 드라마틱한 역사의 순간이었습니다.
마르틴 루터는 자기의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하루의 시간을 요청합니다. 이윽고 이튿날 자기의 대답여하에 따라 자기의 목숨을 걸어야 한다는 것을 충분히 염두에 두면서 마르틴 루터는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습니다. “나의 양심은 하나님의 말씀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성서와 이성이 나를 반박하지 않는 한, 나는 아무것도 철회할 수 없고 철회하지 않을 것입니다. 양심에 반하여 행동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 뿐만 아니라 안전하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시여, 나를 도우소서!”
모든 권위의 정점에 있던 교황의 권위 앞에 이성과 양심을 내세운 마르틴 루터의 정신은 이미 중세의 시대정신을 넘어서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인간의 이성과 양심조차 관리와 통제가 가능하다고 믿었던 중세, 권위주의 시대는 종언을 고하고 그 어떤 권위라할지라도 인간의 이성과 양심의 심판대 앞에서 자기의 정당성을 입증해야만 하는 근세, 이성과 양심의 시대가 출현하게 됨으로써 "종교개혁"은 시대를 바꾼, 새로운 시대정신을 창출해낸, 세계사적 사건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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