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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넝쿨 아이 - 수진이가 많이 아파요.
수진이의 아픔에 여러분이 같이 한다면, 상처가 덧나지 않을 거예요.

수진이는 올해 초등학교 5학년 올라가는 열두 살 여자 아이입니다. 수진이는 혼자 다니는 법이 없었어요. 저보다 몇 학년 어린 동생들을 데리고 다닌다거나, 동네 떠돌이 개, 고양이, 주인 없는 토끼, 햄스터를 몸에 끼고 다녔어요. 친구들은 엄마가 차려준 간식 먹고 학원으로, 방과 후 학교로 간다지만 학교 갔다 집에 가면 돌보야 할 두 남동생을 엄마가 식당일 마치고 올 때까지 먹이고, 씻기는 일을 투덜대면서 누나 몫을 다 하는 아이였어요.
그날이었어요.
잦은 보일러의 고장과, 수돗물이 빈번히 얼어 겨울 방학임에도 행사를 할 수 없었던 넝쿨 어린이 도서관은 모처럼 날씨가 풀려 도서관에서< 만두 만들기>행사를 한 그 날. 엄마가 식당일 마치고 가지고 오는 만두로 끼니를 때우는 일이 지긋지긋하여 쳐다보기도 싫었지만 모처럼 도서관에서 하는 행사라 수진이도 왔어요.
다른 아이들은 맛나다하며 두그릇 세그릇 먹을 때, 수진이는 느리게, 힘들게 제 양을 채워 나갔어요. 시키지도 않았는데 아이들이 먹은 그릇과 컵을 설거지 하고 조용히 사라지는 수진이가, 도서관을 제집처럼 활개를 치던 그 아이가 아니어서 넝쿨 엄마들은 이상하다, 이상하다를 되뇌었지요.

그날 새벽이었다 합니다.
한여름 장마비가 쏟아 봇는 계절도 아닌데 수진이네 집은 천장 여기저기 새는 물 때문에 방안은 물 받는 통이 다 차지하여. 그날도 두 사람이 왔다갔다 하면 꽉 차는 부엌에서 자리 깔고 누웠다 합니다.
새벽에 연탄가스 중독으로 수진이와 남동생이 그날 먹었던 만두를 모두 게우고 수진이가 고통스러워하며 화장실로 가려던 참에 연탄난로에 쓰러지면서 올려 놓았던 끓는 물통이 수진이의 몸을 덮친 것은 삽시간에 일어난 일이였어요.
팔팔 끓는 물이 그 어린 아이의 살갗을 벗겨내는 고통속에서도 수진이는 외마디 소리도 지르지 않고 화장실로 뛰어 들어가 쪼그리고 앉아 차가운 수돗물을 수 없이 끼얹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중환자실에 있습니다.
일차 수술은 끝났다 합니다. 2월 25일이면 이차 수술에 들어간다 하는데 오늘은 일차 수술
실밥을 정리하면서 출혈이 비치어서 수진이가 아파 울었다 합니다. 적어도 4, 5월달까지는 중환자실에 있어야 합니다. 가을에 또 한 번 수술을 한다는데 올 일 년은 병원에서 지내야겠다고 말씀하시는 아버님 얼굴은 표정이 없으십니다. 어린 아이여서 세균감염이 빠르고 면역력이 약하기 때문에 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다행히 얼굴은 아니어서 그나마 위로가 된다 하지만 어린 수진이가 감내하기에는 돌아가는 상황은 힘에 부칩니다.

간호언니들이 치료할 때 마다 그 고통은 제발 꿈이었으면, 자고 일어나면 없어지는 악몽이었으면, 엄마, 아빠도 없는 중환자실에서 간절히 바라는 기도 제목인지도 모릅니다. 수진이가 살갗이 벗겨지는 아픔에도 소리 지르지 못한 것은 자기로 인해 엄마, 아빠가 더 힘들어 할 지도 모른다는 그 동안의 삶이 가르쳐 준 본능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집세가 밀려 주인한테 전화가 오면 가슴 뜨끔거리는 엄마를 보아 왔고, 친구들이 가는 피아노 학원에서 딩동 거리는 건반을 눌러보고 싶지만, 나한테는 사치라는 것을 일찍 알아버린 철들은 아이이기 때문입니다.

수진이가 병원에 입원한지 이주일 만에 나온 병원비는 830만원입니다. 앞으로 일년 동안 화상 치료에 들어갈 치료비는 수진이네 식구를 절망으로 몰고 갈 액수 일지도 모릅니다.
사고가 나자마자 지원 받을 수 있는 곳을 뛰어 다니며 아버님이 눈물로 호소하였지만 그 제도의 조건을 채우기에는 산 너머 산이었습니다. 차라리 없는 것이 나은 허울 좋은 제도였다고합니다. 앞으로 계속 들어갈 병원비가 두려워 어떡해 볼 수 가 없다고 말씀하시는 수진이의 어머님은 너무나 외로워 보였습니다.

저도 지금 수진이가 겪는 이 모든 상황이 동화책에 나오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풍요로움 때문에 안달이 난, 아이 일이라면 벌벌 떠는 이 시대에 어른도 아니고 어린 아이가 연탄가스 때문에 그 아픈 고통을 겪는 일이 있을 수 있는 지 상상이 안갑니다.

수진이는 모두가 대신 할 아픔을 겪고 있는 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그동안 물질적 혜택이 주는 감미로움에 이웃의 아픔을 내문제로 받아들이는데 둔감하며 살아 온지도 모릅니다.
내가 가진 하나의 소유는 수진이네의 힘듬이 같이 있는 소유입니다. 수진이가 감당 해 왔던 소외와 상처를 우리가 나누웠으면 합니다.

엄마, 아빠가 없는 중환자 병실에서 꿈이었으면 하는 수진이의 기도에 응답을 해 줄 차례라고 생각합니다. 수진이의 상처가 덧나지 않도록 우리가 같이 있음을, 너의 아픔에 함께 한다는 것을 보여 줬으면 합니다.

   수진이에게 사랑과 희망의 사다리를 연결할 성금을 모금합니다.

     광명 기독교 청년회 YMCA 우리 은행 202-202116-13-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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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순 2010.02.18 00:18
    광명에서 특히 광명YMCA회원들 사이에선 온통 수진이 얘기랍니다
    저보고 다니는 교회 홈피에좀 올리라고 해서 올립니다
    모두들 안타까워 하고 있네요...
    넝쿨은 철산4동에있는 조그만 도서관으로 주민의 힘으로 운영되며 철저히 자원봉사로만 운영되고 있고 지역의 방치되는 아이들을 위한 프러로램들을 하고 있어요..현수 친구 엄마가 관장으로 봉사하고 있고 또 이같은 사연의 글을 올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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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란바람 2010.02.18 08:07
    아휴 정말 안타까운 일이네요..
    함께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보아야 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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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기 2010.02.18 13:29
    가슴아픈 일입니다.
    성문밖 지체들이 마음을 모아
    힘을 보태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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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 2010.02.18 15:22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너무 슬프네요.
    조금이라도 모금을 해서 치료비를 보태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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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꽃희망 2010.02.20 17:57
    정말 너무 안타깝네요. 작은 힘들이 모여 상처받은 몸과 맘이 빨리 치유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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