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2.19 08:39

장례 잘 치뤘습니다.

조회 수 1779 추천 수 0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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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몇분 오신다는 말씀에 말려도 안될것같아 그냥 있었더니 이렇게 많이 오실줄 몰랐어요^^;;  염려해주신 분들 모두 정말 감사합니다.
어머님은 지병인 천식에 폐렴이 겹쳤고 나중엔 신종플루까지 겹쳐서 결국 이겨내지 못하고 돌아가셨어요. 예상치못하게 병이 급하게 진행되면서 가족들이 한동안 공황상태에 있었는데 아직은 아버님이 많이 힘들어 하십니다. 건장하시던 분이 많이 쇠약해 지셨네요. 약골이던 제가 오히려 지키는 셈이 됐습니다. 힛~

어머님은 힘든생활 와중에도 늘 순수하고 때로 엉뚱해서 참 재미있는 분이셨습니다. 부산대병원에서 숨쉬기가 더이상은 힘들고 고통이 심해서 수면시켜 인공호흡기를 달기로 결정했을 때,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몰라서 아버지가 “가족들 다있는데 한마디만 해봐”라고 했습니다. 침묵과 비장함이 섞인 분위기에서 어머니가 안간힘으로 외친말은 ……… “국민카드!”  
의외의 한마디에 소리없이 울고있던 가족들이 일시에 폭소를 터뜨렸습니다. 결국 이말이 가족에게 남긴 마지막 말이 되었답니다.
늙고 병든 가운데서도 카드돌려막기를 하며 한시도 경제적인 고민에서 벗어나지 못하더니결국 마지막까지도 다가올 카드 고민에서 헤어나지 못하셨나봅니다. 듣는 우리로서는 서글프고 미안하기도 하지만, 비장한 순간을 허락하지않는 엉뚱함이 늘 봐온 엄마의 모습이어서 웃으면서 다소 가벼워진 마음으로 인공호흡기를 달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재미있는 엄마를 잃어서인지 아버지는 무슨재미로 살아갈지를 모르겠다고 합니다. 나는 늘 옆에서 ‘조금만 있으면 만날텐데 편히 놀면서 기다리라’고 얘기하곤 합니다. 이말은 어쩌면 나자신에게 더 강하게 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이별은 참 안좋네요. 나는 더 이상 이별은 안하고 싶어요. 산선과 성문밖식구들. 조합원들과도 평생을 같이 지내고 싶어요. 지금은 잠깐 멀리 있더라도, 곧 같이 지내고 싶어요. 모두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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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별 2010.02.19 09:38
    애 많이 쓰셨어요~ 빨리 건강하고 밝은 모습으로 돌아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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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기 2010.02.19 11:12
    하늘의 위로와 가족의 사랑으로
    이별의 힘든 순간들을
    이겨내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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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란바람 2010.02.19 19:28
    걱정이 많이 되었는데, 이렇게 글을 읽으니 마음도 놓이고 역시 글을 잘쓰네?하는 생각도 드네요..하늘나라에 가신 분은 아쉽지만 편안하게 쉬실텐데,, 남은 가족들의 슬픔에서 벗어나서 빨리 평안해 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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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하수 2010.02.19 19:32
    어려운 일을 겪었는데, 찾아가뵙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여러가지로 많이 힘드셨겠어요... 하나님의 위로가 함께 하시길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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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야 2010.02.19 21:21
    많이 힘들거 같아서 걱정했는데 안부 인사 받으니 맘이 좀 놓이네. 장례 잘 치뤘다니 부디 잘 보내드리고 조만간에 한번 올라오게나 조촐하게 한잔 하세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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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꽃희망 2010.02.20 17:59
    해솔이가 독감만 아니었음 꼭 가보려고 했는데, 넘 죄송합니다. 저의 아버지 돌아가실 때 큰 도움 주신 것, 우리 가족 모두 잊지 않고 감사해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위로와 평안이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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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리내 2010.02.21 20:43
    제목 보고 깜짝 놀랐다!
    가족들을 늘 끔찍이도 아꼈던 형탁이를 생각하면 많이 힘들어 할 네 모습이 떠오른다. 부디 힘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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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 2010.02.22 16:43
    영정사진 속 어머님의 유쾌한 웃음이 떠오르네요. 부디 힘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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