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16 13:37

죽음의 숨박꼭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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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교회 옥상텃밭에서 배추벌레와 숨박꼭질을 합니다.
분명 배추 잎이 갈아먹혀 있고
배추 잎에 벌레 거시기가 남아 있습니다.

어제는 찾지 못했지만
오늘은 기어코 찾아 내리라는 각오로
점심을 먹은 후 옥상으로 올라 갔습니다.

여지없이 그들의 흔적은 남아 있었습니다.
아무리 둘러보고 들추어보아도 찾을 수 없었던 님들.

그러나
오늘은 다섯님을 찾아 내었습니다.
자신들을 보호색으로 철저하게 변색하고 숨어 있거나
땅 속에 숨어 모습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았던 님들.

올 겨울 김장을 해 먹겠다는 술래에게
몸을 들킨 그들은 숙명처럼 죽음의 숨박꼭질을 끝냈습니다.  

살겠다고 몸을 움추리고 바둥대는 님들이었지만
자비는 마음뿐 현실은 잔인한 댓가를 치러야 했습니다.

작은 돌과 마른 풀줄기를 비석 삼아
님들은 배추의 뿌리 곁에 묻혔습니다.

오늘의 술래는 끝났다는 마음과
벌레님들의 삶의 언저리에서 짠한 마음도 듭니다.

배추 잎을 들추고 땅을 헤집으면서 드는 생각 하나
내 안의 배추벌레는 무엇일까? 꼭 찾아내어 부정하고
없이 해야 할 그 무엇이 있는 걸까?
게으름...이해 못함...어찌해도 안되는 걱정들...
예수는 그러한 마음을 돌짝 밭, 가시 밭, 길가 위의 밭 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어찌되었든 오늘 죽음이 숨박꼭질은 그렇게 끝났습니다.
내일도 또 다른 님들과 죽음의 숨박꼭질을 해야 할지 모릅니다.
내가 살아 있는 동안 나를 살리고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
내면의 어둠과 벌이는 숨박꼭질은
끝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머무르는 오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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