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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손은정 목사님께서 와주셨어요.
정말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언니는 목사님이 선물해주신 성경책을 소중히 머리맡에 두고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내일부터 함께 읽어가려고 한답니다.

그리고 집에 와서 제가 운영하는 희영아 사랑해 카페에 글을 올리고
못 들은 감사의 힘 설교 원고를 읽었답니다.

아래는 카페에 제가 올린 글입니다.
너무나 오랜만에 "감사함"이라는 잃었던 감각을 되찾은 기념으로...

그리고,
일요일 오후 을왕리행에 함께 해주신 진형탁집사님과 정순언니
정말로 제게도 짜릿한 일상탈출이었답니다. 고마워요.



++++++++++++++++++++++++++++++++++++++++++

오늘은 오랜만에 제 이야기를 쓰려고 합니다.

왜냐하면 저에겐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뜻깊은 하루였기에..^^



그동안 몸도 마음도 너무 지친 탓에 과연 앞으로 내가 어떤 모습으로 지내게 될지가 걱정이었죠.

언니는 쉽사리 몸이 나아지지 않고,

도와줄 사람은 별로 없고,

몸이 아파도 쉴수가 없고,

돈은 까먹고 있고,

좋지 않은 조건에,

처음부터 힘들었던 상황,

화내도 받아줘야 하고,

맘이 힘들어도 풀리지 않고,

의지할 곳도 마땅히 없고,

그러다보니 내 자신을 잃어가고,

모든 것이 왜 이렇게 힘들기만 할까, 신기하게도 좋은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저는 원래 교회를 열심히 다녔던 사람은 아니지만

요즘은 언니 때문에라도 함께 교회에 가게 됩니다.

이번 일요일도 늦게 도착해서 듣지는 못했지만 말씀 제목이 감사의 힘 이었습니다.

그래서 언니가 잠든 동안 주보에 나와있는 성경구절을 찾아서 읽어보았습니다.



내 머리 속에 떠오르는 감사한 것들에 대해 생각해봤습니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나는 기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언니가 어려운 치료를 마치고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이렇게 건강히 지내고 있고,

언니가 받은 치료, 지금 먹는 먹거리와 각종 보약, 치료제들, 좋은 곳으로 나들이 할 수 있는 기회..

모든 것이 우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도와주어서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오늘 목사님이 집에 오셨을 때, 저는 일상적으로 언니의 각종 약들을 챙기고 있었습니다.

"와, 이건 어디서 난거에요? 이건 뭔가요?" 하고 목사님이 물으실 때마다,

저는 "그건 어떤 친구가, 그건 누가, 그건 어디서 온 것"이라고 매번 대답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정말 하나도 빼지 않고 모든 것이 언니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마련해 준 것이었습니다.

왜 그걸 생각하려 하지 않았을까? 내가 그동안 무엇을 생각하고 살았을까요?



요즘 생리통때문에 몸이 안좋은 나를 걱정해서 집에 가라고 하는 언니에게 고맙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힘들어도 언니 옆을 지켜야 하는 것이 저는 정말 감사한 일이라고 했어요.

반어법 같지만 진심이었습니다.

이렇게 소중한 매순간을 함께 한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말하고 나도 금방 까먹는 언니가 순간 머리를 스치는 생각을 표현할 때 그것을 대신 기억해 줄 수 있는 것은

옆에 있는 사람의 특권이니까요.

돈을 까먹으며 생활하면 좀 어때요? 지금 저는 돈으로는 결코 살 수 없는 시간을 살아가고 있답니다.



그러니 화도 나지 않고, 답답해도 이해가 가고, 모든 것이 괜찮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월, 화를 담담한 마음으로 지냈습니다.

굳어졌던 표정이 풀어지고 어떤 일이든 즐겁고 진심으로 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얼마나 갈 지는 모릅니다. 사람이다보니 이랬다저랬다 하겠지만,



오늘 밤늦게 지하철역을 향하는 길에 나도 모르게 콧노래를 흥얼거렸습니다.

8월 이후 넉 달만에 처음이었답니다.



정말 고마워요.

앞으로 이 말을 꼭 소중히 해야 겠습니다.

언니에게도 매일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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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은정 2008.11.19 10:08

    아~ 오늘도 날씨는 참 차갑다...풀릴 날이 있겠지요^^
  • ?
    불꽃희망 2008.11.19 16:03
    정말 저를 겸손하게 만드는 글이네요.
    사실 요즘 저도 입덧때문에 무쟈게 고생중인데, 어느 날은 좀 괘않다가도 어느 날은 하루에도 몇 번씩 변기통붙잡고 눈물 쏙 빼면서 막막해지고 한없이 가라앉을 때가 있거든요...그 때 감사하기가 참 쉽지 않더라구요...글두 새삼 정말 많이 아픈 사람들의 그림이 내 맘속에 그려지면서 기도가 나오네요...
    이경씨 글 보니까 더 많이 감사하고 더 많이 기도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
  • ?
    산희아빠 2008.11.21 09:00
    희망? 둘째가졌어?
    음 ~우리도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할 듯 ㅋㅋ
    몸조리 잘하셈 ㅎㅎ
  • ?
    불꽃희망 2008.12.07 02:31
    ㅎ 진지하게 잘 생각해봐~~~전도의 지름길 ^^
    근데 무쟈게 고생중이라 그저 무조건 감사하기가 참 힘드네. 아직 내공이 부족한 듯.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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