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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김규중 전도사님이 미래를 고민하는 글을 올렸는데, 나 또한 비슷한 내용으로 예나 지금이나 달고 다니는 질문이 있어 이 기회에 다시 한번 되새겨본다.

 

삶의 부조리와 맞닥뜨렸을 때, 부조리한 현실을 바꾸는 게 우선일까, 아니면 그 현실을 바라보는 내 마음을 다스리는 게 우선일까? 세상의 변화가 먼저인가 개인의 변화가 먼저인가?

...... 나도 안다. 참 바보같은 질문이라는 거. 할 수 있으면 세상도 바꾸고 개인도 바꾸는 거고, 때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실천속에서 개인이 변화되기도 하고 또 개인의 변화가 세상을 바꾸기도 하는 거고... 딱히 우선순위가 있는 건 아닌데.

 

그런데 이 바보같은 질문을 요즘도 난 가끔 하고 있다. 특히 올해 선교위원회가 다시 시작되면서 이 생각도 다시 올라온다. 방안에서 혼자서만 기도하기 보단 부조리한 세상으로 나아가 동참하고 싸우는 것이 급한건 아닌가? 누군가는 슬퍼하고 아파하는데 나는 너무 편안하게 구원을 찾는 건 아닌가? 평화와 민주주의를 거저 먹으려고 했던 건 아닌가? 나는 다만 무섭거나 귀찮아서 싸움을 피하기 위한 이러저런 변명거리를 만들어 교회안에서만 머무는 건 아닐까?

 

그런데 한편으로는... 오히려 교회안에서의 기도가 중요하고 우리의 사귐이 중요하고 우리의 지향을 구체적으로 차근차근 실현시켜가는 것이 중요하지않은가, 늘 바깥으로만 돌면서 정작 내부적으로는 공허한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스스로의 폭력성도 조절못하면서 사회평화운동에 목청을 돋우는 건 좀 부끄럽지 않은가.... 왜 나는 사회활동에 대한 강박에 쫓겨 마치 면죄부를 구입하듯이 여기저기 기웃거리는가? 라는 등 정리되지않은 질문들이 머릿속을 복잡하게 한다.

 

박흥용 작가의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은 비슷한 질문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주인공 견자와 이몽학은 조선시대에 서자로 태어나 탁월한 실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를 보지못하면서 출세길이 막히고 결국 세상에 대한 원망과 열등감을 안고서 칼을 잡는다. 둘 중 한사람은 자기를 옭아맨 부조리한 현실을 뒤집고자 혁명을 시도하고(1596. 선조29년. 이몽학의 난) 또 한 사람은 세상과는 상관없이 자기자신을 깨트리고자 스승을 쫓아 길을 나선다. 혁명을 꿈꾸었던 자와 자유를 꿈꾸었던 자.

 

이몽학 : 벼슬이든 재산이든 고르게 분배되는 세상을 만들겠다는데... 당신눈엔 그게 쓸모없어 보이는거요?

견자 : ...... 아니오. 벼슬길 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왜 살아야 하는 가를 아는 일이라는 거요.

 

한세상에 똑같이 서자로 태어나 칼을 잡았는데.. 하나는 세상을 향해, 하나는 자기자신을 향해 칼을 겨눴다. 누가 옳은가? 무엇이 우선인가? ...... 역시 바보같은 질문이다. 그치만 난 현실에서 자주 고민한다.

 

개인의 구원과 사회의 구원을 이분법으로 가르기도 어렵고 신앙적으로 어느 것이 우선하는 지도 모르겠기에 결론내릴 수 있는 건 없고. 다만 올해 선교위원회를 시작하면서 우리는 어떤 지향과 행동방침을 가질 수 있을까 계획해본다. 우리의 기도가 조금 더 깊어지길 바라고. 우리의 교만을 걷어내면서, 조금씩 조금씩 성문밖으로 나아가 보는 것으로... 아무것에도 우선순위를 두지않고 어느것도 더 의롭다고 생각하지않고 다만 그모든 활동들이 하나님에게로 향하는 일치된 여행이길... 그리고 이왕이면 주인공 견자의 그것처럼 한판 신나는 여행이 되길 기도한다.

 

이 책! 정말 너무 재미있는 책이다. 중간중간 다소 마초적인 표현법과 19금의 그림들 때문에 불편한 분들도 있겠지만 걱정말고 한번 보길... 1990년대 한국만화(뿐만 아니라 한국문화)의 중심에 있던 작가이며 책이라고 한다. 맹인스승 황정학과 제자 견자의 선문답이 백미인데, 구름 저편에 환히 빛나는 달을 쫓아가는 두 사람의 애정이 모두의 가슴을 채워줄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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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기 2014.02.16 16:19
    영화로 봤는데 글을 보니 책도 보고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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