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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ohmynews.com/herong/166282 요즘 아내가 몸이 좋지 않습니다. 직장을 갔다가 퇴근하고 오면 늘 피곤해 합니다. 뭐 직장을 갔다오면 피곤한 건 당연하겠지만 그 정도가 많이 심해졌어요. 특히 요 며칠 사이의 증상은 좀 저를 신경쓰이게 만들더군요.

첫번째 증상은  많이 어지러워 한다는 겁니다. 원래 좀 빈혈이 있어 어지러워 하긴 합니다만, 출산하고 난 뒤 거의 빈혈약을 먹지 않았습니다. 근데 며칠 전에 퇴근하고 들어오면서 빈혈약을 하나 사들고 들어왔습니다. 머리가 어지러워서 무척 힘들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그 다음날은 직장에서 퇴근하고 돌아온 집사람의 얼굴은 반쪽이 되어 있었습니다. 점심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하더라구요. 점심을 먹는데 냄새화 확 끼쳐와서 도저희 먹을 수가 없어 식판에 식사를 타 놓고 먹지 못하고 그냥 왔더라고 하더군요. 소화가 되지 않고 속이 이상하답니다.

또 하나 ! 근래에 집사람의 식성이 많이 바뀌고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마트에 가면 오렌지나 감귤을 사야겠다고 난리입니다. 제가 오렌지는 안된다고 하니 생협에서 감귤을 사왔습니다. 파인애플 시식하는 곳 앞에서는 꼭 먹어야 한다며 줄을 서서 기다렸습니다. 어떤 날은 쵸콜릿이 먹고 싶다고 또 어떤 날은 쵸콜릿 케익이 먹고 싶다고 난리였습니다. 퇴근할 때 빵을 한아름(?) 사들고 퇴근하기도 했습니다. 요즘 달고 신 음식들이 먹고 싶답니다.


산희도 요즘 이상합니다. 산희가 밤에 잠을 자주 깨어서 웁니다. 보통 밤에 한번 깰까 말까한데, 요즘은 세네번은 기본이고 다섯 번까지 깨서 울고 불고 난리가 나서 잠을 못자게 하더군요. 제가 달래도 소용이 없습니다. 밤에는 유난히 엄마를 찾습니다. 엄마 젖을 물고 30-40분 동안 빨면서 놓지 않고 젖을 입에 문채 잠이 듭니다. 그래서 요즘 엄마가 무척 힘들어 합니다.

이런 저런 상황을 생각하다보니 하나의 작은 결론에 이르게 되더군요. 혹시??? 둘째가 생긴 건 아닐까? 이런 상황에 이르자 우리 두 부부의 마음은 혼란스러워집니다. 사실 전 둘째를 원했던 사람입니다. 혼자 자라는 아이는 외로울 것이고 자라면서 배려를 모르는 아이로 자랄 것 같아 걱정이 되었기에 둘째를 원했습니다. 그러나 집사람은 절대로 둘째는 안 된다고 합니다. 출산의 고통이 머리에서 잊혀지지가 않는다고 하더군요. 그러나 막상 둘째가 생겼을거라는 생각이 들자 저도 혼란스럽니다. 산희 키우기도 이렇게 힘이드는데 둘째까지 생기면 어떻게 키우지? 1년 터울로 태우나면 키우기가 너무 힘들겠지? 빨리 복직해서 돈을 더 벌어야 하는 건가? 등의 여러 복잡한 생각이 들더군요.

며칠 사이 집사람과 저의 화두는 둘째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걱정하느니 둘째가 생긴건지 아닌지 확인해 보자고 제가 졸랐습니다. 불안해 하는 것 보다 낫지 않겠느냐며..일요일날 교회를 마친 뒤 약국에 들어가 사려고 했으나 남자들이 너무 많아 포기했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어제 퇴근하면서 버스정류장 앞 약국에서 6000원을 주고 임신테스터기를 하나 구입했습니다.

오늘 아침 부스스 잠을 깼습니다. 집사람은 이미 일어나 분주히 출근 준비를 하고 있더군요. 저도 거실로 나와서 젖병이랑 젖꼭지를 삶았습니다. 그때 집사람이 조용히 내밀더군요. 임신 테스터기를.. 거기에는 보라색 두줄이 선명하게 그어져 있었습니다. 예상하던 대로의 결과이지만 잘 믿겨지지가 않더군요. 둘째를 절실하게 원했던 저이지만 막상 이런 순간이 되니 여러 생각이 교차합니다. 산희는? 어떻게 키우지? 복직해야 하나? 돈도 더 벌어야 겠지? 기타등등 여러 생각들이 빠르게 지나갑니다. 이런 저런 생각으로 무척 혼란스러워 하고 있는데 이상하게도 아내의 얼굴은 밝습니다. 역시 여자들은 다르구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둘째를 원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배속에 생긴 둘째를 사랑해서 잘 받아들이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유심히 테스터기를 자세히 바라보았습니다. 근데 뭔가 좀 이상했습니다. 보라색 선이 두줄이긴 한데 뭔가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자세히 보니 보라색 유성펜으로 두 줄을 그어놓은 것이었습니다 ㅠ ㅠ

집사람 왈
“ 오늘 만우절이야 !! ”

아침부터 집사람에게 된통 속은 나는 큰소리로 웃었습니다. 약간의 아쉬움과 다행이라는 생각도 함께 가지면서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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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준희맘 2008.04.01 11:30

    야~ 속았다 속았어~야...이 글은 백일장 대상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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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원댁 2008.04.01 13:51
    하하하. 너무 열심히 읽었당. 진짜 완전 속았네. 난 정말 축하해~ 라는 글 남기려다 허탈....ㅋ 암튼 글도 재밌구, 진희씨 한 유머에 역쉬~ 라는 감탄이...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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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산땍 2008.04.01 13:58
    어~~ 낚였다,,,ㅋㅋㅋ 축하해줄려고 회원가입했는데,,,,
    오늘 아침 아는사람이 청첩장 보낸다고 주소가르쳐달라고 문자가 왔길래 축하한다고 답장을 보냈더니,,, 만우절이라고 해서 한바탕웃었는데,,, 넘 재밌는 만우절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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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댁 2008.04.01 14:39
    오늘하루 다시는 인터넷도 하지 않고 전화문자도 보지 않으리라...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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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댁 2008.04.01 15:00
    일산댁 가입해 주시다니 기뻐용.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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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란바람 2008.04.02 15:01
    진희씨 짱~~ !! ㅎㅎㅎㅎㅎ 나도 '늦동이 생겼다'고 문자보낼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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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못난이 2008.04.02 19:21
    어제 수원 가려다 목포로 계획없이 출발해버렸어요. 그리고 오늘 올라왔는데 피로가 화~악~!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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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람쥐회 2008.04.03 10:07
    뭐야~~ 열심히 읽었구만... 참 재미나게 사는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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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정이 2008.04.03 18:18
    오늘 무지 힘들었는데.. 정말..잼나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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