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

by 바람바람바람 posted Sep 01,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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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주 전kbs사장이  mbc 엄기영사장에게 보내는 편지에 있는 도종환님의

시입니다,,,,  요즘 같이 답답하고 암울할때  시 한편이 주는 힘이 크네요,,,





담쟁이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 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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