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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요즘 주목하고 있는 것이 진보진영의 성찰과 대중의 방향에 대한 이해 입니다.
진보진영의 성찰 부분에 있어서,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은 민경우 동지의 담론들과 책들 특히 '진보의 재구성', 그리고 대중의 방향성에 대해 엄청난 감흥을 주고 있는 김헌태 씨의 '분노한 대중의 사회'를 접하고, 많은 고민과 성찰속에 있는 요즘 입니다.

특히 민경우 동지의 담론과 책에 대해 경계의 모습과 논쟁을 넘어서는 무엇인가가 진행 되고 있습니다.

참고하여 볼 만하고 연구해 볼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하여 통일뉴스를 통해 진행되고 있는 논쟁을 옮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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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주의에 기초한 ‘자기성찰’은 개량이자 타락이다  
<연재> 자주통일의 미래를 신념으로 맞이하자 ①  

곽동기 (한국민권연구소 상임연구원)


이명박 정권의 집권을 전후하여 진보진영 일각에서 운동발전에 저해되는 주장이 등장하여 우려를 사고 있다. 구체적 현실에 근거하지 못하고 특히 민족통일역량과 한국경제의 현실을 일면적으로 바라본 나머지 비과학적인 자기주장에 빠져 패배주의를 유포하는 흐름이 그것인데 이런 흐름의 중심에 새세대 네트워크의 민경우 기획위원(이하 호칭 생략)이 있다.

진보진영은 최근 제기되는 왜곡된 주장에 대해 드러내놓고 토론하기 보다는 “상대할 가치가 없다” 내지는 쉬쉬하면서 언급을 꺼려 온 것이 사실이다. 또한 그 상대가 지난날 통일운동에 헌신하였던 민경우라는 점에서 최근의 부정적 현상에 대해 일종의 아량을 베풀고 있는 측면도 있다. 그러나 현실은 “설마가 사람을 잡는다”고, 대수롭지도 않고 과학적 근거도 없는 주장이 서서히 유포되어 제2, 제3의 자기부정적이고 패배적인 평가흐름을 만들 수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진보운동을 함께 하였던 동지라면 이러한 현상에 대해 그저 강 건너 불 보듯 하기보다는 허심탄회한 지적과 논리적 비판으로 자기성찰과 토론을 활성화하여야 함이 마땅하다. 민경우의 예를 들더라도 그가 “진보운동에 대한 애정 어린 비판”이라는 간판을 달고 진행하고 있는 일련의 정치적 행위에 대해서 진보진영은 그를 외면하고 말 것이 아니라 그가 자기운동의 혼란기를 능히 극복해내고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라도 비관과 패배주의를 낳는 그 주장에 대해 과학적인 비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차원에서 한국민권연구소는 최근 일각에서 유포되는 여러 주장들에 대한 비판, 토론글을 기획하였다. 아무쪼록 우리의 노력이 진보운동 발전에 작더라도 보탬이 되길 바란다.  /한국민권연구소

[자주통일의 미래를 신념으로 맞이하자]  연재 순서

① 패배주의에 기초한 ‘자기성찰’은 개량이자 타락이다.
② 대중을 믿지 못하는 사람은 운동가가 아니다.
③ 경제결정론은 우경기회주의 오류이다.
④ 과학적 분석이 결여된 분석은 진보운동의 질을 떨어뜨린다.



민경우를 언급하는 이유

필자는 최근 진보진영을 흐리는 패배주의적 주장을 지적하는데 있어 주되게는 민경우의 주장을 비판하려 한다.

첫 번째 이유는 통일운동, 진보운동에 몸담았던 민경우를 동지적으로 돕기 위함이다. 필자는 부정적 판단에 빠진 동지에 대해 그저 ‘쉬쉬’하며 뒤에서 다른 말을 하는 것은 선배에 대한 의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부정적 주장에 대해 침묵한다면 이것은 의도하지 않은 ‘동조’가 될 것이며 민경우는 자기의 외골수 주장에 더욱 빠져들어 갈 것이다. 각자의 주장과 논리에 대해 드러내고 토론을 하고 끊임없이 비판과 지적을 하는 것이 민경우를 운동선배로 존중하는 옳은 모습이 아니겠는가.

두 번째 이유는 전체 진보운동의 발전을 위해서이다. 왜냐하면 현실을 놓고 볼 때 진보진영 안에 패배주의적 시각과 전망이 극히 일부분이기는 하지만 없다고 부정할 수도 없다. 당장 민경우를 보면 그는 자기논리의 전개 형식을 “진보운동가의 자기성찰”과도 같이 ‘진보’의 외피를 뒤집어쓴 채 전개하고 있어 진보진영 일부에서 혼란을 조성하고 있다. 이러한 기류가 2010년 통일투쟁과 지방선거, 이명박 퇴진 투쟁을 힘차게 벌여내야 할 진보진영의 기세를 시작도 하기 전에 갉아먹을 수도 있는 것이다. 성과를 작게 보고 부족점을 크게 보는 것은 소부르조아적 조급함의 발로인데 이러한 잘못된 시각에 대해 완강히 투쟁을 해야 2010년 중요한 국면에서도 진보진영은 승리를 일궈나갈 수 있다.

민경우의 글이 익명으로 발표된 주장이라고 생각해보자. 진보운동가들 가운데 상당수는 그 글을 “진보운동가의 자기성찰”이 아니라 미국 중심의 신자유주의체제와 이명박 정권에 변절타락한 뉴라이트 변절자들이 써낸 글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지난 2년간 민경우의 집필들을 추적해보면 본인의 변명에도 불구하고 그 집필의 방향이 진보운동을 교란, 와해시키는 내용들로 채워져 있음을 쉽게 발견할 수 있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동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 패배주의적 자기성찰 글이 이런저런 인터넷 공간을 통해 유포되는 것은 민경우의 주장이 정세의 요구에 맞춰 비약적으로 발전하지 못하는 진보운동의 현실과 “얼핏 보기에” 마치도 비슷해 보이기 때문이다.

민경우의 글은 “무언가 아닌 것 같으면서도 딱히 잘못을 짚어내기 어려운 글”이다. 지금 민경우의 집필행태는 개량주의 변절 끝에 결국 뉴라이트의 편으로 넘어간 이른바 ‘강철’ 김영환의 변절과정 초기와 유사하다고까지 할 수 있다. 민경우의 글은 너무나 안타깝게도 그 사상적 흐름에 있어 진보운동의 투쟁대상이 되는 제국주의의 논리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부정적 측면에만 집착하는 패배주의

민경우의 글은 비과학적이다. 과학은 인간의 주관에 앞서 존재하는 사실 그 자체를 최대한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하지만 민경우의 글은 안타깝게도 전혀 그렇지 못하다.

민경우는 진보운동의 발전적 측면, 긍정적 측면에 대해서는 한사코 외면하면서 그 부정적 측면만을 기술하는데 글의 대부분, 아니 글의 전부를 할애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대다수의 글들이 논리적 전개력을 잃고 있다. 본인은 “잘못에 대해 따끔하게 지적하는 것이 내가 진보운동에 기여하는 방식”이라고 항변할지 모르겠으나 지난 역사적 경험을 보더라도 진보운동의 부정적 측면만을 과장하는 행동이 진보운동 발전에 기여한 예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부정적 현상만을 찾아 거기에 집착하는 민경우의 단적인 예가 2008년 총선 정국이다. 2007년 대선결과와 민주노동당의 분열, 2008년 총선에서 한나라당의 과반에 가까운 의석 차지 등을 보고 민경우는 대규모 탈당사태를 극복하고 진보정당을 지켜 온 민주노동당 당원들의 헌신적인 투쟁은 외면한 채 이제 진보진영은 “소모적인 대중투쟁을 지양”하고 진보운동가들이 공부와 실력배양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시대의 흐름이 경제인데 진보운동 진영은 경제를 너무 모른다는 것이다. 이명박 정권은 ‘경제’를 화두로 삼는데 성공하였으므로 이명박 정권이 집권 상반기 동안 높은 지지율을 점유할 것이라 예측하기도 하였다. (민경우의 경제결정론, 몰계급적 경제인식에 대해서는 연재의 ③에서 비판하고자 한다.)

그러나 실제 국민들은 어떻게 움직였는가. 국민들은 민경우의 예측과 전혀 달리 이명박 지지에 나서지 않았다. 불과 1달도 되지 못해 대중은 대중투쟁을 외면한 것이 아니라 민경우의 주장과 정반대로 100만 시민의 촛불투쟁으로 이명박 정권을 준엄하게 심판하여, 정부를 그야말로 통제력 상실의 직전 수준까지 압박해 들어갔다. 국민주권을 높이 든 촛불의 성과가 있었기 때문에 민주노동당도 대규모 탈당 사태의 시련을 극복하고 한국 대표 진보정당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으며 전체 진보진영도 투쟁의 무기력증을 극복하고 대중투쟁에 헌신적으로 나서게 되었던 것이다.

진보운동 발전은 역사발전의 합법칙성

말이 나온 김에 87년 6월 항쟁 이후 지난 20여 년간, 짧게는 6.15 공동선언 발표 이후 지난 10여 년간, 진보운동이 얼마나 눈부신 발전을 이뤄왔는지 짚고 넘어가자.

많은 이들은 80년대 학생운동과 2000년대 학생운동을 단순비교한 나머지 진보운동의 고립을 우려하기도 한다. 학생운동이 진보운동 역량에서 중요한 건 사실이지만 그러나 학생운동 대오만을 절대시하고 여기에만 근거하여 전체 진보역량을 판단하던 시대는 과거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오늘날의 사회현실은 이 땅의 노동자 대오가 수십만의 대오로 조직되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을 결성하여 80년대에는 꿈도 못 꾸었던 노동자들의 정치투쟁이 크게 분출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오늘날에는 노동자 대오가 자주통일운동에 대거 나서고 있는데 이는 80년대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모습들이다. 노동자들의 정치투쟁과 자주통일운동이 사회적으로 용인이 될 정도로 진보운동이 대중과 밀착된 투쟁으로 대중의식을 상승 발전시켜왔던 것이다.

또한 민주노동당을 통해 진보진영의 정치세력화가 실현되고 있다는 점 역시 진보운동의 괄목할만한 성장을 확연히 증명한다. 지난 90년대 초반, 진보진영 일부는 민중당과 같은 정당을 묶어보기도 하였다. 그러나 국회진입의 장벽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를 두고 소부르조아적 조급함에 매몰된 인사들이 당시 진보운동을 패배주의적으로 평가하며 떨어져나가 변절하였으니 이들이 바로 김문수, 이재오이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민주노동당은 절치부심하며 대중을 뜻을 받들어 투쟁한 결과 지난 17대 총선에서 보란듯이 원내진입을 이뤄내었으며 18대 총선에서는 대규모 탈당이라는 시련 속에서도 5석의 원내진입을 이루었다. 지난 4월 재보선에서는 울산지역에서 후보단일화를 이뤄내기도 하였다. 현재 민주노동당은 대중지지도 측면에서, 정당활동 측면에서, 전국정당이란 측면에서 확연하게 자유선진당을 밀어내고 원내 제3당의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이것은 지난 87년은 말할 것도 없고 민주노동당이 출범하던 2000년에도 감히 생각하지 못하였던 사변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진보운동 발전의 질적, 양적 도약의 획기적 계기는 바로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이다. 90년대 후반 통일운동은 분열의 아픔을 겪는 시련의 시기를 지나고 있었는데 한국사회 통일운동은 6.15 공동선언이 있었기에 시련을 극복하고 활발하게 꽃펴날 수 있었다.

통일운동이 꼭 대학생들이 쇠파이프를 휘두르고 화염병을 던져야 활성화되는 것은 전혀 아니다. 통일운동 발전의 요체는 대중의 의식흐름에 있다. 대중의 의식흐름이 진보운동의 질적, 양적 조직역량 수준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2000년 6.15 공동선언 이후 대다수 국민이 남북통일을 민족적 과제로 인식하고 주한미군과 국가보안법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인식하게 된 이 놀라운 시대의 변화 앞에 오직 민경우만이 여전히 “진보의 고립”과 “진보의 자기성찰”을 고집하고 있다.

촛불의 대항쟁이 분출되고 모든 진보운동가들이 이 현상을 분석하기 위해 모지름을 쓰던 그 당시, 투쟁을 접고 들어가 공부할 것을 주장하던 ‘민경우’의 이름은 슬그머니 사라져 있었다. 진보운동의 실력배양도 철저히 대중 속에 뿌리박고 실천투쟁과 더불어 진행되어야 하는 것인데 대중과 괴리된 채 골방에 틀어박혀 공부를 해야지 운동이 발전한다는 민경우의 논리는 도저히 수용될 수 없는 것이었다.

자신의 오류를 인정하지 않는 독선

촛불투쟁 이후, 이명박 정권의 공안탄압에 의해 촛불이 탄압을 받고 대중적 실천활동의 공간이 막히면서 대중투쟁은 또 다시 어려움이 나서기 시작하였다. 정상적인 기자회견조차 연행되는 파쇼적 탄압 속에 진보운동을 제대로 조직 전개할 만한 공간을 보장하기 쉽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민경우는 내렸던 꼬리를 다시 들며 슬그머니 종래의 주장을 되풀이하기 시작하였다. 엄중한 문제는 촛불의 폭풍이 지나갔어도 민경우 글에는 아무런 내용변화가, 진정한 자기성찰이 없었다는 점이다. 다시 시작된 민경우의 글은 여전히 진보운동의 미래는 암울하고 고립될 것만 같은 조바심에 빠져 있었다.

심지어 민경우의 글은 진보운동이 고립되는 현상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진보운동은 고립되어야 한다는 대전제 하에서 전개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이다. 민경우의 10월 재보선 분석을 보더라도 민경우는 “민주노동당의 고립”을 등식화하기 위해 고립의 원인으로 민주노동당이 진보신당과 분열하였고 그 분열의 고리를 재통합으로 매듭짓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논리적 비약을 범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에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거의 2년간 민경우 스스로도 언급을 피해왔던 대규모 탈당사태를 다시금 끄집어내고 있는 것이다. 민주노동당이 단결의 기치를 내세우고 있고 4월 재보선에서는 후보단일화 양보까지 단행하였음에도 진보진영의 분열상을 모조리 민주노동당의 책임으로 전가하면서 민주노동당에는 미래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무런 설득력이 없다.

민경우는 현 시기 중요하게 제출되는 진보개혁진영의 선거공조 요구를 무의미한 것으로 치부한 채 진보신당과의 단일화만 커다란 의미를 부여하고 있으니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전망이 보이고 의의가 있는 연대, 연합에 대해서는 그 의미를 폄하하고, 당장에 실현되기에는 무리가 있는 연합에 대해서만 비중을 두는 식의 집필은 필연코 패배적 평가를 낳을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계획 자체가 틀려먹었기 때문이다.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급진적 주장을 펼쳐 운동대오의 단결을 저해하는 것은 기회주의, 분열주의자들의 상투적 수법이라는 데서 안타까움은 더하다.

대중들이 한때는 민주노동당을 지지하다가, 그리고 한때는 친노진영을 동정하다가, 이제는 민주당에 표를 주는 행위를 하고 있다면 거기에는 필연코 과학적 이유가, 상식적 해답이 있기 마련이다. 그것의 공통분모는 바로 이명박 심판 정서다. 정세에 따라 지지후보가 달라지는 것은 민주노동당을 지지하고 민주당, 친노세력을 지지하는 각각의 지지층들이 한나라당 심판을 위해 당선 가능한 후보에게 표심이 몰리기 때문이라는 것이 현명한 분석이다.

그러나 민경우에게는 이러한 분석이 쉽지 않다. 민경우에게 진보진영은 고립되어야 할 존재이기 때문이다. 민경우는 민주노동당의 고립구도를 짜다보니 국민들이 이제는 민주당과 친노세력을 지지하기 시작하였다는 비과학적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명박을 심판하고자 하는 국민들의 의지가 모아져서 때로는 친노세력이, 때로는 민주당이 표를 얻는 것이지 국민들이 단지 이들에게 표를 던졌다고 해서 국민들이 이들 개혁세력을 정치적 대안으로까지 인정한 것은 결코 아니다. 2007년까지만 하더라도 노무현의 실정과 그로 인한 노무현 반대의 민심이 분명히 있었는데 이러한 민심이 단지 이명박이 집권하였다고 해서 2년 만에 흔적 없이 사라질 수는 없는 것이다. 민경우의 글에서 대중에 대한 평가가 이랬다저랬다 하는 식으로 휘청거리는 이유는 민경우에게 대중에 대한 믿음이 없기 때문이다.

민중의 투쟁의지가 표출되면서 정세가 변화하고 있는데도 집필의 내용이 바뀌지 않고 어떠한 현상에 대해서도 초지일관 “민주노동당의 고립”을 외치는 것은 민경우가 애초에 사회현상을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태도와 의사를 가지고 집필을 시작한 것이 아니라 진보운동의 미래는 없다는 자기입장을 정립하고 여기에 기초해 주변 사회현상을 끼워다 맞추는 방식으로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을 그대로 증명한다.

진보운동의 미래는 없다는 제국주의 세력의 선전에 자기도 모르게 포로되어 글을 쓰는 민경우에게 촛불의 대항쟁 국면은 그가 기댈 언덕이 사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민경우의 글이 기대는 언덕이란 것은 패배주의와 같은 부정적 현상일 뿐이다.

* 첫 번째 연재글은 실천연대 홈페이지에 먼저 게재됐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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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한 민경우 동지의 반론


뉴라이트 표현은 함부로 쓰는 것이 아니다”  
<반론> 곽동기 연구원의 글①에 대한 반론


민경우 (새세대네트워크 기획위원)


이 글은 <통일뉴스> 23일자에 실린 한국민권연구소 곽동기 상임연구원의 논쟁적 연재물 중 첫 번째인 ‘패배주의에 기초한 자기성찰은 개량이자 타락이다’에 대한 민경우 새세대네트워크 기획위원의 반론입니다. / 편집자 주


필자가 발표한 여러 글(또는 서적)에 대해 한국민권연구소 곽동기 상임연구원(이하 호칭 생략)이 비판을 해 왔다. 건설적인 토론과 논쟁은 서로를 발전시키는 좋은 방법이다. 곽동기가 비판을 제기한 것에 대해 환영하며 아무쪼록 이 토론이 건설적인 논쟁이 되기를 기대한다.

곽동기의 글 중 논점이 될 만한 내용들을 추려 보면, 첫째 필자의 주장이 패배주의라는 것, 둘째 민주노동당과 각종 선거에 대한 평가, 셋째 현 정세를 관통하는 핵심 기조가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아래에서는 각각에 대해 필자의 의견을 말해 보겠다.

첫째, 곽동기는 필자가 객관적으로 진보운동은 발전하고 있는데 패배주의를 유포하고 있다고 보는 것 같다. 그리고 논거로 노동운동ㆍ민주노동당의 발전을 들고 있다.

노동운동은 2008년 이명박 집권 들어 심각한 위기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위기 국면을 실증하는 것은 무엇보다 쌍용자동차 사례이다.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에서 처절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을 때 민주노총의 핵심적인 조직인 금속노조는 무기력했고, 민주노동조합의 상징이던 현대자동차 노조에서는 14년 만에 실리주의 노선을 지향하는 후보가 당선되었다.

8.17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작년 9월 국제 금융위기 이후 OECD 회원국 가운데 한국만 유일하게 단위노동비용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분기 연속 감소한 유일한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또한 한국경영자총협회(회장 이수영)가 직원 100명 이상인 989개 사업체를 대상으로 임금협상 실태를 조사해 11.23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임금교섭이 끝난 기업들의 평균 인상률은 작년의 5.1%보다 3.7%포인트 낮은 1.4%로 집계됐다. 이들 사실이 시사하는 바는 경제위기에 따라 노동자들이 위축되거나 양보교섭을 진행했음을 의미한다.

상황이 이러한데 한국의 노동운동이 “80년대에는 꿈도 못 꾸었던 노동자들의 정치투쟁이 크게 분출”하며 발전ㆍ성장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까?

민주노동당의 경우도 유사하다. 2004년 4월 17대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은 10석을 획득했고 그해 말경에는 정당지지율이 20%에 육박했다. 그런데 2007년 대선 권영길 후보는 3.1%, 71만표를 얻는데 그쳤다. 이는 2002년 대선 당시 권영길 후보가 얻은 95만 7천표보다 적고 대선 직전인 8.23에 대선 출마를 선언한 문국현 후보의 득표율 5.8%보다도 낮은 것이다. 특히 2007년 선거가 사표 심리가 작용할 가능성이 적었다는 점에서 객관적으로는 위 수치보다 간극이 크다.

민주노동당 분당 이후 치러진 18대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은 5석을 얻으며 기사회생했다. 그러나 2008년 촛불시위 과정에서는 강기갑 대표 등이 선전했지만 2009년 서거정국과 그를 배경으로 진행된 10.28 재보선에서 민주노동당은 3~7% 득표에 머물렀다.(민주노동당에 대해서는 뒤에 상술한다)

그런데 민주노동당의 현 상황이 “지난 87년은 말할 것도 없고 민주노동당이 출범하던 2000년도에도 감히 생각하지 못했던 사변적인 일”이라고 평가하는 것이 온당할까?

필자가 2008년 촛불항쟁을 예상하지 못한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그것은 운동진영 대부분이 그렇지 않았는가? 그리고 촛불항쟁은 진보운동의 전통이 스며있는 민주노총ㆍ진보연대 또는 참여연대가 아닌 전혀 다른 공간과 감성으로 진행되지 않았는가? 그래서 촛불항쟁이 우리에게 준 교훈은 촛불과 기존 운동과의 괴리를 메우기 위한 혁신이 아닌가?

논점을 명확히 하면 필자는 진보운동이 객관적으로 실패했고 이에 따라 자기 자신을 혁신ㆍ성찰하는 노력이 시급함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곽동기는 현실 운동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는데 근거없이 패배주의를 유포시켜 운동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둘째, 민주노동당과 각종 선거에 대한 평가를 살펴보자.

2009년 4월 울산 재보궐선거에서 후보단일화를 이뤄낸 것은 민주노동당의 주동적인 단결의 노력 때문이 아니라 밑으로부터의 강력한 대중적 압박 때문이다.

오히려 민주노동당은 이해할 수 없는 태도로 일관했다. 김창현 후보가 울산 동구를 버리고 북구에 출마한 점, 이른바 분당 사태에 주범인 조승수 후보와 단일화를 추진한 점, 그런데 그렇게 해서 조승수 후보가 당선되자 이번에는 이를 ‘무원칙’했다고 평가한 점(4.29 울산 북구 재선거 평가서, 2차 중앙위 자료집에서) 등이다.

조승수 후보가 분당의 주역이고 진보신당이 고립ㆍ척결해야될 대상이라면 조승수 후보는 후보단일화의 대상이 아니라 반드시 이겨야할 대상이다. 그렇지 않고 후보단일화를 통해 승리한 것이 진보진영에 도움이 되었다면 위와 같은 평가는 나올 수 없는 것이다. (지금도 이런 모순된 인식이 민주노동당 안에 만연해 있다)

10월 재보궐선거의 핵심은 반MB이지만 진보진영의 입장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민주당ㆍ친노신당이 정치적으로 복권된 점과 친이-친박 갈등에서 친박이 승리한 점이다.

반면 곽동기는 10월 재보선에서 “대중이 한때는 민주노동당을 지지하다가, 그리고 한때는 친노진영을 동정하다가, 이제는 민주당에 표를 주는 행위를 하고 있다면 거기에는 필연코 과학적 이유가 상식적 해답이 있기 마련이다. 그것의 공통분모는 바로 이명박 심판 정서다. 정세에 따라 지지후보가 달라지는 것은 민주노동당을 지지하고 민주당, 친노세력을 지지하는 각각의 지지층들이 한나라당 심판을 위해 당선 가능한 후보에게 표심이 몰리기 때문이라는 것이 현명한 분석이다”고 말하고 있다.

결국 반이명박이면 좋은 것이고 대중은 그런 기조 아래 현명하게 행위했다는 것이다. 밑줄 친 분석은 진보진영의 분석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단순한 것이다. 진보운동의 관점에서 운동은 자신의 전략적 침로를 지키며 체계적으로 발전시키는 고도의 목적의식적 과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반이명박이라는 객관적인 여론을 뛰어 넘어 민주노동당을 발전시키고자 했던 것 아닌가?

10월 재보선에서 민주노동당 후보와 임종인 후보가 캐스팅 보트 역할도 하지 못한 채 낙선한 것은 내년 지방선거와 대선에서 민주당과 친노세력이 진보진영에게 양보할 이유가 없음을 보여준 심각한 사태이다. 그리고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2008년 촛불시위 당시에는 존재감이 없던 민주당과 친노세력이 2009년 서거 정국을 거치며 반MB의 정치적 거점(?)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이렇기 때문에 상반기 반MB의 정치적 성과는 민주당과 친노세력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컸고 필자는 줄곧 목소리만 큰 MB 퇴진 투쟁이 위험할 수 있음을 여러 차례 지적한 바 있다)

문제는 민주당이나 친노세력이 신자유주의에 대한 태도가 명확하지 않고 대중의 정서 또한 이에 대한 명료한 인식보다는 반MB라는 다소 퇴행적인 정서(서민경제 악화에 대한 엄정한 비판보다는 반MB라는 다소 느슨한 목표에 집중한)에 묶여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반MB의 관점에서는 좋은 결과일 수 있어도 진보진영의 발전을 위해서는 대단히 우려할만한 사태이다.

10월 재보선의 결과를 두고 진보진영의 대통합론이 다시 부활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민주노동당ㆍ진보신당ㆍ창조한국당 등 야 3당이 지지한 임종인 후보가 턱도 없는 격차로 패배한 조건에서 2010년 지방선거에서 진보진영의 대연합이 없이는 진보진영의 존립 기반 자체가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2007~2008년의 분당 사태까지 거슬러 올라가 겸허한 성찰과 반성이 있어야 함을 시사하는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양당의 분열이 민주노총의 분열을 야기할 수 있는 점이다. 현재 민주노총이 양당 통합을 주장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따라서 분당은 곽동기의 주장처럼 이미 끝난 문제를 다시 들추어내어 패배주의를 부추기는 문제가 아니라 진보진영이 국민대중으로부터 신임을 잃은 뿌리를 찾아 거기에서부터 근원적으로 성찰하는 문제이다.

향후 연대연합의 기조와 관련해서 곽동기는 “현 시기 중요하게 제출되는 진보개혁진영의 선거공조 요구를 무의미한 것으로 치부한 채 진보신당과의 단일화만 커다란 의미를 부여하고 있으니 문제가 아닐 수 없다”라고 쓰고 있다.

필자의 주장을 요약하자면 현 수준에서 진보진영이 민주당ㆍ친노세력과 협상을 할 여지가 크지 않다. 또한 세력이 약한 조건에서 협상을 하게 될 경우 진보진영 자체가 분열과 혼란에 휩싸일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진보신당과의 후보조정을 통해 진보진영의 분열(특히 민주노총)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주장이다.

곽동기의 주장은 진보진영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독특한 주장이다. 진보개혁세력의 입장은 대체로 민주당까지를 포괄한 후보단일화를 요구(반MB연대)하거나 진보진영이 선(先) 단결한 뒤 개혁세력과 전술적인 차원에서 연대하자는 주장이 대세이다. 그런데 곽동기와 실천연대의 주장을 요약하면 전자를 기본으로 하면서 진보신당은 배제(?)하는 입장인 듯하다.

문제는 가령 서울과 경기도 선거에서 ‘민주+친노+민노’를 통해 단일후보가 출마하고 진보신당에서 노회찬ㆍ심상정 후보가 출마한다면 어떻게 될까?(이와 관련해서는 <뷰스앤뉴스>의 다음 기사 참조, http://www.viewsnnews.com/article/view.jsp?seq=56956 노회찬ㆍ심상정 후보의 득표력이 상당한 조건에서 위와 같은 주장은 진보정당의 적자를 진보신당에게 넘겨주자는 주장에 가깝다.

셋째, 현 시기를 획기짓는 계기가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곽동기는 글에서 6.15 공동선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필자는 곽동기와 비슷한 맥락에서 통일운동을 한 바 있다. 그러나 2005~2007년의 정세는 통일정세가 발전하고 있음에도 진보세력이 강화되기보다 한나라당 세력이 확대되었다. 그리고 그 이유는 서민경제 악화와 직결되어 있었다. 결국 통일보다 신자유주의가 보다 근본적인 의제인 것이다. 이 지점이 필자가 각종 글, 책자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다.

필자는 내년 북미, 남북관계에서 획기적인 성과가 있더라도 남측의 정치지형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고 본다. 반면 고용ㆍ교육ㆍ주거 등에서 민심이 분출할 경우 남측의 정치지형을 바꿀 수 있다고 본다.

끝으로, 몇 가지 당부하는 것으로 이 글을 맺고자 한다.

먼저, 뉴라이트 운운하는 표현은 함부로 쓰는 것이 아니다. 필자는 사석에서 그런 이야기들이 나돈다는 말을 들었지만 공개적인 문건에서 뉴라이트라는 표현이 등장할지는 몰랐다. 패배주의니 수정주의니 하는 말과 뉴라이트라는 말은 차원이 다른 용어이다. 뉴라이트란 ‘너는 프락치다’라는 수준의 말이다. 그런 수준의 말을 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정황 또는 객관 증거를 놓고 이야기해야 한다.

필자는 <통일뉴스> 지면을 통해 뉴라이트의 위험성에 대해 다른 어느 누구보다 많은 글을 썼고 뉴라이트의 핵심 논리인 탈민족ㆍ반민족론에 대해 민족과 민족주의의 가치를 주장하는 책을 쓰기도 했다. 다시는 공사석에서 이런 류의 발언들이 나돌지 않기를 바란다.

다음으로, ‘골방에 틀어 박혀 공부...’ 하는 표현이 곽동기의 글은 물론 필자가 쓴 글의 댓글 등에서 공공연히 나타나고 있는 점이다.

필자의 약력을 소개하면 1995~2005년까지 범민련, 통일연대에서 통일운동을 했다. 2005년 8월 출소한 이후 진보연대에서 연구소를 만들자고 해서 동의했지만 진보연대에서 연구소를 만든다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일이었다. 그래서 2006년~2007년 4월경까지 한미FTA 범국본에서 공동정책팀장으로 일했고 2007년 상반기에는 진보연대 정책위 부위원장을 지냈다. 2007년 하반기 진보연대의 사업작풍에 문제의식을 느껴 경제써클을 만들고 다녔고 그 결과가 지금의 새세대네트워크나 다른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필자의 경력을 모르지 않을진대 지속적으로 이런 식의 인신공격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런 면에서 필자가 지난 시기 글 또는 책자 등에서 과도한 표현을 썼다면 사과한다)

참고삼아 ‘다함께’ 김하영 동지가 필자의 책 ‘진보의 재구성’에 대한 비판 글을 첨부한다. 이에 대한 필자의 답변이 필요할 텐데 여건상 수용하지 못했다. 조만간 김하영 동지와도 건설적인 토론을 했으면 한다.
http://www.left21.com/article/7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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