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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하는 길 위의 순례자
제 131 편
다윗의 시, 성전에 올라가는 순례자의 노래
1 주님, 이제 내가 교만한 마음을 버렸습니다. 오만한 길에서 돌아섰습니다. 너무 큰 것을 가지려고 나서지 않으며, 분에 넘치는 놀라운 일을 이루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2 오히려, 내 마음은 고요하고 평온합니다. 젖뗀 아이가 어머니 품에 안겨 있듯이, 내 영혼도 젖뗀 아이와 같습니다. 3 이스라엘아, 이제부터 영원히 오직 주님만을 의지하여라.

  누군가 우리에게 당신의 인생길을 무엇이라고 비유하겠습니까? 라고 묻는다면 어떤 비유를 들어 말할 수 있을까요?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길을 여러 비유를 들어 이야기 하곤 합니다. 인생의 산전수전 다 겪어 굴곡이 많은 사람은 인생을 산행하는 것과 같다 하고, 고생을 많이 한 사람은 가시밭길과 같다합니다. 즐거움이 많은 사람은 인생은 놀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자본주의 사회에 허우적거리는 인생은 경쟁의 연속이라고 말하기도 할 것입니다. 우리 교우들도 저마다 자신의 인생을 다양하게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여러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그리스도인으로 덧붙여 우리의 인생길을 순례자의 길이라고 말하면 좋겠습니다.  

순례라는 말은 ‘특별한 은혜가 주어진 것으로 믿는 성지를 여행하는 일’입니다. 그리스도교의 성지, 이슬람의 성지, 불교성지, 원불교성지 등 모든 종교는 위대한 창시자와 수행자들이 활동했던 곳을 성지로 지정하고 그곳을 순례 합니다.

성서 속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성지 순례는 고대에서부터 시작된 것이었습니다.

율법에서 1년 중 3회는 중앙성소에 순례할 것이 명해져 있었습니다.(출23:17) 특별히 대속죄일(레16장)에는 모든 이스라엘 백성들이 회개하기 위해 자신의 집에서 순례길을 떠나 성소로 모였습니다. 후대의 관습에 예루살렘에서 먼 곳에 사는 유대인들은 적어도 일생에 한 번은 예루살렘에 순례하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요세푸스는 네로에 의해 행해진 인구조사에 의하면, 유월절에 예루살렘에 모인 유대인의 수가 200만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성서학자 예레미야스는 125,500을 넘지 않았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약 BC 15~AD45년경에 살았던 유대인 철학자겸 신학자인 필론은 순례를 국민적 의식의 보존, 강화, 그들의 종교심의 각성 등에 효율적인 것으로 말했습니다. 신학자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성지를 향해 걷는 순례길에서 자신들의 문화와 종교가 자신 인생에 더 확고하게 자리 잡고 풍성해 졌을 것은 당연할 것입니다.

고대로부터 매년 예루살렘에 모이기 위해 순례길을 떠나는 수많은 사람들은 거룩을 향한 인간의 열망이 얼마나 간절한가를 생각하게 합니다. 그들 인생을 “소통하는 길 위의 순례자”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들의 순례는 순례를 준비하는 집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그들은 성지를 향해 가는 길 위에서 만나는 건물과 사람들, 바람과 비, 태양과 달과 별, 나무와 꽃과 온갖 곤충들, 지나는 들짐승들과 목장의 가축들을 보며 어떠한 생각에 사로잡혔을까 가만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들은 성지를 밟는 순례길에서 일상의 거룩한 소통으로 가는 순례를 하였을 것입니다. 길 위의 순례자는 자신의 삶의 자리를 포함한 세상의 모든 삼라만상이 하나님의 품에서 나와 그 안에서 살아가며 서로 만나며 살아간다는 것을 느끼고 깨달은 자가 되었을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인생길을 순례길이라 받아들이고, 우리 인생이 한 해 한 해가 지날수록 하나님과 사람, 자연과의 만남과 소통은 더 깊고 풍성해 져야 할 것입니다. 오늘 본문을 노래한 다윗은 순례자의 깊고 성숙된 모습으로 가는 순례 길을 보여줍니다.

* 나와 성공을 버리고 떠나는 순례자

본문 시편 131편은 ‘다윗의 시, 성전에 올라가는 순례자의 노래’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다윗은 먼저 순례를 떠나는 사람은 자신 안에 깊게 자리한 집착하기 쉬운 것들을 내려놓으라고 합니다.

주님, 이제 내가 교만한 마음을 버렸습니다. / 내 눈은 높은 데를 보지 않습니다.
나는 너무 큰 것을 가지려고 나서지 않습니다. / 분에 넘치는 놀라운 일을 이루려고도 하지 않습니다.(1절)

  자신이 높아지고, 높은 곳에 앉고 싶고, 큰 것과 놀라운 일들을 계획하고 이루어내는 건 많은 인생들이 추구하는 성공신화입니다. 그러나 다윗은 순례길 위에서 인생이 추구하는 모든 것을 벗어놓았다고 말합니다. 혹시나 우리가 가진 성공신화의 목적을 버리라 하면 어떻겠습니다. 우리가 사는 사회와 문화가 요구하는 성장과 풍요를 가미한 성공신화를 더 이상 추구하지 말라고 하면 무엇을 추구하고 살아가란 말인가라는 의구심이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오랜 세월 종교와 철학, 지혜자들이 성공신화는 인생이 가야할 길이 아니라고 아무리 말하고 노래하여도 많은 사람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 길을 원하고 걷습니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면 달콤한 인생성공에 대한 집착에서 비롯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다윗은 순례길을 걷는 길 위에서 이 집착에서 벗어나라고 노래합니다.

ex) 까마귀 / 까마귀 한 마리가 커다란 고깃덩어리를 물고 하늘 높이 솟아올랐습니다. 그러자 20여 마리나 되는 까마귀들이 좇아오며 쪼아대기 시작했습니다. 고깃덩어리를 물고 있던 까마귀는 몹시 괴로웠습니다. 견디다 못해 결국 까마귀는 물고 있던 고깃덩어리를 떨어뜨리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따라붙던 까마귀들이 그 까마귀를 외면하고 일제히 고깃덩어리를 향해 날아가 버렸습니다. 혼자 남은 까마귀가 한 참을 날다 중얼거렸습니다. “휴, 이젠 안심이다. 온 하늘이 내 차지야!”

순례길 위에서 인생의 모든 집착을 버린 사람은 마치 고깃덩어리를 떨어뜨리고 모든 괴로움을 떨쳐버린 하늘을 가진 까마귀와 같습니다. 집착은 언제나 번민을 잉태하고 낳고 지배합니다. 다윗은 꽉 붙들고 놓지 않는 성공에 대한 집착을 놓았습니다. 순간 더 괴롭고 혼란스러울 줄 알았던 자신의 마음이 ‘고요하고 평온하다’고 노래합니다.

예수께서는 ‘네 자신을 부인하고 나를 쫓으라’ 하셨습니다. 나라는 존재는 역사와 문화, 혈육과 관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성경은 그 모든 것을 부인하고 예수를 따를 것을 요구합니다. 예수님의 요구에 응답할 때 우리에게 주어지는 건 평화와 자유입니다. ‘평안을 너에게 주노라 이 평화는 세상이 주는 것과 같지 아니하니... 진리를 알찌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예수께서는 자신에게 모든 걸 맡긴 제자들에게 휘몰아치던 바다위의 광풍에게 ‘잠잠하고 고요하라’하시고 평화와 자유를 선물해 주셨습니다. 오늘 나의 전 존재를 예수께 맡길 때 우리의 내면에서 끊임없이 솟구치는 불안과 걱정, 근심과 두려움은 온 데 간 데 없이 사라지고 하늘의 평화와 자유가 머물게 될 것입니다.

* 길 위에서 성숙해 지는 순례자

다윗은 자신을 부인하고 떠난 길 위의 순례자를 ‘젖뗀 아이가 어머니 품에 안겨 있는 것’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사실 젖뗀 아이는 불안합니다. 젖뗀 아이는 자신의 생명을 유지해 주는 엄마의 젖이 더 이상 제공되지 않으니 얼마나 불안하고 혼란스러운지 모릅니다. 하지만 엄마의 몸에서 나오는 젖이 있었다면 이젠 엄마의 품에 안겨 제공받는 음식이 있습니다. 젖뗀 아이는 이제 엄마 품에서 젖이 아닌 그 보다 더 풍성하고 다양한 음식을 받게 됩니다.

엄마 품에서 음식을 받아먹는 젖 뗀 아이는 인생의 홀로서기를 배우기 시작합니다. 이젠 세상에서 나는 음식을 직접 먹으며 인생의 주체로 한 단계 성숙한 발을 내딛으며 몸과 마음이 함께 성숙합니다.

ex) 소나무 연가 (이해인)
늘 당신께 기대고 싶었지만 / 기댈 틈을 좀체 주지 않으셨지요.
험한 세상 잘 걸어가라 / 홀로서기 일찍 시킨 / 당신의 뜻이 고마우면서도 / 가끔은 서러워 울었습니다.
한결같음이 지루하다고 말하는 건 / 얼마나 주제넘은 허영이고 / 이기적인 사치인가요.
솔잎 사이로 / 익어가는 시간들 속에 / 이제 나도 조금은 / 당신을 닮았습니다. / 나의 첫사랑으로 / 새롭게 당신을 선택합니다.
어쩔 수 없는 의무가 아니라 / 흘러넘치는 기쁨으로 / 당신을 선택하며 / 온몸과 마음이 / 송진 향내로 가득한 행복이여

시인은 홀로 서 있는 소나무가 풍기는 송진향내를 맡으며 인생의 홀로서기와 그 안에 충만한 삶의 행복들을 슬며시 풀어놓습니다. 시인은 소나무는 홀로 그 자리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같지만 첫 사랑으로 창조주를 선택하고 행복해 한다고 노래합니다. 소나무는 변함없는 푸른빛을 내며 한 해 한 해를 지날수록 하늘을 향해 자라고 땅을 향해 뿌리를 깊고 넓게 뻗습니다. 하늘에서 내리를 비와 바람, 자신의 몸에서 떨군 낙엽을 받아내며 성장하는 나무의 모습은 젖 뗀 아이가 엄마의 사랑을 받으며 성장하는 것과 같아 보입니다.

바울은 자신이 하나님께 속한 사람인줄 모르고 자신을 베드로나 바울, 아볼로, 그리스도에게 속해 있다며 편을 가르며 분쟁하는 고린도 교회에게 젖을 먹는 아이와 같다고 질책했습니다. 바울은 성령의 임재가 계시는 자신의 몸과 삶이 얼마나 거룩하고 아름다운지 깨닫고, 젖이 아닌 단단한 음식을 먹는 인생, 곧 하나님께서 세우신 주체적인 성숙한 그리스도인으로 자신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믿고 살 것을 권면했습니다. 그는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예수그리스도에게까지 자라가라 말합니다.

* 스스로 소통하는 순례자

순례자가 하나님께 희망을 두고 의지하는 것은 자신의 인생선택에 수동적이거나 타 생명과 불통하는 인생이 아닙니다. 그는 하늘과 땅 사이에 홀로 서서 자신에게 주어진 인생길을 뚜벅뚜벅 걸어갑니다.

  세익스피어는 ‘장미의 이름은 어떻게든 바뀌어도 그 향기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뱃속에 있을 때나 무덤에 들어갈 때나 그 존귀함과 주어진 삶은 변함이 없습니다. 우리들이 살아가는 인생길이 아무리 달라 보여도 변함없이 몸과 인생에 남아 있는 건 예수께서 보여주신 스스로 소통하는 능력입니다.  

오늘 우리가 밟는 모든 땅은 하나님의 성지입니다. 저 하늘과 땅과 별과 달, 계절마다 피고 지는 꽃과 식물들, 하늘을 나는 새와 땅을 기는 곤충들, 어느 것 하나 거룩하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경험하는 모든 시간과 공간에서 모든 거룩한 생명들과 소통하는 순례자로 살아갈 수 있으면 족합니다.

오늘, 내일, 하나님 앞에 서는 날까지 우리의 인생순례는 계속될 것입니다. 우리는 순례길 위에서 하나님과 사람, 자연과 뭇 생명들과 스스로 소통하는 순례자로 살아가야합니다. 우리 성문밖교우들과 한국 그리스도인들은 자본주의 구조 속에 갇힌 정치, 경제, 교육, 문화와 노동계에 만연한 불통의 현장에 예수의 정의와 평화, 사랑과 생명의 소통을 찾아 일으키고 세워가는 일상의 순례를 걸어야합니다.

한 주간 길 위의 순례자로 사시면서 나를 버리고, 더 성숙해져 스스로 소통하며 , 그 소통에 예수의 향기를 충만히 담아 나누며 사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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