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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끼오~ 깨달음을 주는 소리

22:54-62

그들은 예수를 붙잡아서, 끌고 대제사장의 집으로 데리고 갔다. 그런데 베드로는 멀찍이 떨어져서 뒤따라갔다. 사람들이 뜰 한가운데 불을 피워놓고 둘러앉아 있는데, 베드로도 그들 가운데 끼여 앉아 있었다. 그 때에 한 하녀가 베드로가 불빛을 안고 있는 것을 보고, 그를 빤히 노려보고 말하였다. “이 사람도 그와 함께 있었어요.” 그러나 베드로는 그것을 부인하여 이렇게 말하였다. “여보시오, 나는 그를 모르오.” 조금 뒤에 다른 사람이 베드로를 보고서 말했다. “당신도 그들과 한패요.” 그러나 베드로는 이 사람아, 나는 아니란 말이오.”하고 말하였다. 그리고 한 시간쯤 지났을 때에, 또 다른 사람이 강경하게 주장하였다. “틀림없이, 이 사람도 그와 함께 있었소. 이 사람은 갈릴리 사람이니까요.” 그러나 베드로는 이렇게 말하였다. “여보시오. 나는 당신이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소.” 베드로가 아직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곧 닭이 울었다. 주님께서 돌아서서 베드로를 똑바로 보셨다. 베드로는, 주님께서 자기에게 오늘 닭이 울기 전에 네가 세 번 나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하신 그 말씀이 생각났다. 62 그리하여 그는 바깥으로 나가서 비통하게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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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조류독감으로 조류들이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조류독감은 말 그대로 새들이 걸리는 감기의 일종입니다. 정부와 언론은 철새들로 인해서 조류독감이 전염되었다고 연신 이야기합니다. , 오리 농가에게 애꿎은 철새들이 원흉처럼 비쳐져 이 땅을 찾는 새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입니다. 사실 철새들이 독감으로 죽은 숫자는 얼마 되지 않습니다. 99.999%는 독감 걸린 새들 사이에서도 건강하게 자신들의 길을 따라 날아다니고 있습니다. 독감에 걸려 죽은 철새들은 사람으로 비유하면 자연사에 지나지 않을 정도입니다. 대부분의 철새들은 매우 건강하여 조류독감에 그리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농가에서 키워지는 닭과 오리들은 건강하지 않습니다. 닭은 A4 종이 한 장 정도의 공간에서 살아갑니다. 수천수만 마리의 닭과 오리들이 좁은 공간에서 사육되니 조류독감에 쉽게 노출되고 또한 독감에 걸려도 견딜만한 체력도 안 됩니다. 몇 년 전 구제역이 왔을 때 소와 돼지의 울음소리가 하늘을 채우고 땅을 덮었고 지금은 조류독감 예방과 확산방지라는 명분으로 닭과 오리들이 살처분 당하면서 울음소리가 허공을 떠돌고 있습니다.

 

오늘날 산 채로 땅에 묻히며 우는 닭의 울음소리는 그 구원과 깨달음을 알리는 어느 교회와 사찰의 종소리보다 깊고 넓게 울리고 있습니다. 오늘날 대형유통의 매트릭스 안에 소비자의 한 사람으로 살아가면서 불안과 공포가 섞인 닭과 오리의 울음소리를 귀담아 듣지 못한다면 걸어 다니나 목석과 같은 것이요, 숨은 쉬고 있으나 죽은 자와 같은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살처분 되며 살고 싶다고 우는 닭과 오리의 울음소리는 우리의 몸과 같은 생명체의 소리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오늘 예수님의 수제자라고 칭송되고 존경받고 있고, 가톨릭의 교황제도의 시조가 되는 시몬 베드로의 인간적인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인간적이라 함은 어느 순간에 들떠서 가장 열정적인 사람이었다가도 위험 앞에서 가장 초라한 사람이 되기도 하는 그런 모습을 가진 한 인간이라는 말입니다.

 

누가복음 22:31-34에는 베드로의 가장 열정적인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누가복음 2231-34 시몬아, 시몬아 보아라. 사탄이 밀처럼 너희를 체질하려고 너희를 손아귀에 넣기를 요구하였다. 그러나 나는 네 믿음이 꺽이지 않도록, 너를 위하여 기도하였다. 네가 다시 돌아올 때에는, 네 형제를 굳세게 하여라.“ 베드로가 예수께 말하였다. ”주님, 나는 감옥에도, 죽는 자리에도, 주님과 함께 갈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베드로야, 내가 네게 말한다. 오늘 닭이 울기 전에, 네가 세 번 나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

 

우리 인생은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는 우리의 꿈과 이상도 있습니다. 베드로는 예수님과 함께 세상을 뒤바꾸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 그 비전을 위해서 생업과 가족의 생계도 내려놓았습니다. 그런 베드로에게 예수님을 위해 감옥과 죽는 자리는 두려울 것이 없는 것이었습니다. 결심을 다짐하며 예수님과 함께 가는 베드로 앞에 로마병정과 유대종교의 힘은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졌을 겁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이 밤 닭 울음소리가 나면 너의 결심과 열정은 무너질 것이라며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베드로가 닭 울음소리에 무너질 것이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성경기자들과 초대교회 교인들에게 흥미 있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마태마가누가요한복음에는 이 사건이 제각각 편집되어 전해지고 있습니다.

 

마태마가복음에서는 베드로와 함께 다른 제자들도 예수님과 함께 죽는 곳까지 갈 것이라 이야기 하였다고 하고 누가요한복음은 베드로 개인의 열정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어찌되었든지 사복음서에서 베드로가 예수님을 어떻게 부인했는지 전해주는 이야기의 진실이 뭐냐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어느 누구에게나 인생의 가장 어둡고 힘겨운 시간이 찾아 올 때 베드로처럼 언제든지 실패하고 좌절하며 예수님을 외면하고 살아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 우리의 믿음이 하늘을 찌르고 땅을 갈아엎을지라도 현실의 두려움과 고난, 가난과 질병, 죽음, 폭력 앞에서 언제든 좌절하고 넘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을 부인했던 베드로처럼 우리 자신과 상황에서 실패와 좌절, 절망할 수 있는 일들을 많이 겪습니다. 모세와 바울은 살인의 추억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다윗은 은밀하고 폭력적인 과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한국기독교인들은 일제강점기 신사참배를 했고, 독재군부를 위해 조찬기도회를 가졌습니다. 말로다 할 수 없지만 사람들은 저마다 감추고 싶은 과거하나 정도는 다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패와 좌절에만 머문다면 우리의 인생은 살아갈 힘이 없을 것입니다.

 

베드로는 닭 울음소리를 듣고 회복과 치유의 길로 나갔습니다. 죽음의 상황에 내몰린 예수님 가까이 따라간 베드로는 자신에게 직접적으로 다가온 위험 앞에 초라한 변명에 급급했습니다. 대제사장의 종들이 너도 예수와 함께 있었던 패거리 아니냐며 다그칠 때 여보시오, 나는 그를 모르오, 이 사람아 나는 아니란 말이오, 여보시오, 나는 당신이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소강하게 부인하던 베드로는 새벽 녘 닭 울음이 들려올 때 예수님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예수께서는 베드로를 똑바로 보고 계셨습니다. 이 순간 베드로를 바라보는 예수님의 시선은 어떤 것이었을까요? 원망과 비웃음이었을까요. 예수님의 시선은 연민과 긍휼, 자비와 용서였습니다. 예수님의 눈은 베드로, 괜찮아, 너의 마음을 모르는 것 아니야, 다시 한 번 나를 위해 용기 내줘라고 말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닭 울음 소리를 듣고 예수님을 향해 눈을 돌린 베드로는 예수님과 눈이 마주쳤고 그는 바깥으로 나가서 슬프고 아프게 울었습니다. 베드로의 울음은 새벽을 알리는 닭의 울음이 아니었습니다.

 

베드로의 울음은 세상의 폭력 앞에 산 채로 겪어야 하는 인간의 연약함과 슬픔과 아픔에 대한 울음이었습니다. 베드로에게 들려지는 닭 울음소리는 자신은 원하지 않지만 피해 갈 수 없는 세상의 힘 앞에 비겁하거나 도망치는 나약한 한 인간의 눈물과 아픔의 소리였습니다. 닭 울음소리 이후 베드로의 믿음은 확고했을까요? 아닙니다. 유대인과 비 유대인 사이에서 갈등하고 사람들의 눈을 의식해 유대인들이 온다 하니 비유대인과 밥을 먹다 비난 받을 것이 두려워 식사자리를 피하는 외식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그 일로 인해 바울에게 심한 모욕을 당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날 새벽 베드로는 또 다시 닭 울음소리를 듣게 되었을 것입니다. 새벽이고 낮이고 밤이고 닭이 울 때면 베드로는 자신의 모습을 성찰하며 예수님과 눈을 마주쳤을 때의 순간을 기억했을 것입니다. 베드로 자신을 바라보시는 예수님의 시선은 닭의 울음소리와 함께 다가왔을 것입니다. 그 때마다 베드로는 괜찮아, 다시 한 번 용기 내어 줘라는 예수님의 음성을 들었을 것입니다.

 

ex) 닭 울음소리가 세계에 얼마나 될까요? 아마 닭 숫자만큼 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 곁에 살아가는 인간이 듣고 표현하기엔 몇 가지 안 됩니다.

영국:아리키리키오! 캐나다:아르크르크! 일본:가끼가꼬. 거끼거꼬도. 독일:스르루쿠카까오! 아르헨티나:아레키리끼! 브라질:후꾸꾸움바! 멕시코:꺼끼꺼꺼어! 미국:카크두르두! 중국:꼬끼오꼬!. 우리는 꼬꼬꼬 꼬끼오~ 하고 표현합니다. 제각기 자신들이 언어로 닭의 울음소리에 가깝게 표현한다고 하지만 닭이 듣기에 제대로 된 표현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베드로는 닭울음소리를 듣고, 삭개오는 뽕나무를 보고, 바울은 길 위에서 저마다 예수님을 깊고 충만하게 만난 삶의 자리가 있습니다. 그들은 그 자리에서 예수님의 사랑과 용서를 찾았습니다. 세상을 향한 하나님 나라를 꿈꾸었습니다.

 

닭이 없는 서울도심 속에서 닭울음소리를 듣고 베드로의 깨달음을 묵상하기에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삶의 자리에서 예수님을 만납니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교회에서, 누군가를 만나면서,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소리에서도, TV를 시청하면서도, 책을 보면서, 성경을 읽으면서, 기도하면서 무엇인가를 할 때마다 베드로처럼 자신을 돌아보게 될 것입니다.

 

자신을 돌아볼게 될 때 그리고 자신의 내면과 상황에서 열정과 연약함을 발견하게 해 주는 어떤 소리가 들려올 때 우리를 바라보시는 예수님의 눈을 보시기 바랍니다. ‘괜찮아, 다시 한 번 용기 내줘라며 용기를 주시는 소리를 듣게 될 것입니다.

 

모든 종교와 철학, 상황과 이념을 넘어 생명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진리를 추구하는 이들의 소리를 듣고, 인생의 길을 찾는 이들의 소리에 관심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그 울음소리에 예수님의 생명과 길과 진리의 소리가 날 것입니다. 한 주간도 들려오는 모든 소리에서 예수그리스도의 사랑과 자비, 용서와 평화, 정의와 위로의 소리를 들으시는 귀한 날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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