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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포주와 새 부대

마9:14-17 그 때에 요한의 제자들이 예수께 와서 “우리와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자주 단식하는데 선생님의 제자들은 왜 단식하지 않습니까?” 하고 묻자 15 예수께서 이렇게 대답하셨다. “잔치에 온 신랑의 친구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야 어떻게 슬퍼할 수 있겠느냐? 그러나 곧 신랑을 빼앗길 날이 올 터인데 그 때에 가서는 그들도 단식할 것이다. 16 낡은 옷에다 새 천 조각을 대고 깁는 사람은 없다. 그렇게 하면 낡은 옷이 새 천 조각에 켕기어 더 찢어지게 된다. 17 또 낡은 가죽 부대에 새 포도주를 담는 사람도 없다. 그렇게 하면 부대가 터져서 포도주는 쏟아지고 부대도 버리게 된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둘 다 보존 된다.”

천류불식(川流不息)이라는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내 천 자에 흐를 류, 아닐 불에 흐를 식자를 써서 흐르는 냇물은 결코 멈추지 않는다라는 의미입니다. 물은 흐르지 않고 고여 있으면 썩기 마련이고 썩은 물에서는 생명이 살 수 없습니다. 그러나 흐르는 물은 썩지도 않습니다. 흐르면서 스스로를 정화하고 산소를 품어 물 속 생명들을 풍성하게 합니다.

흐르는 물은 자신을 한 곳에 놓아두지 않고 아래로 흘러갑니다. 자신은 아래로 흘러가고 그 자리는 새롭게 흘러오는 다음의 물에 내어줍니다. 그래서 항상 흐르는 모습이라고 해서 항상 그 물이 그 물이 아니고 언제나 새로운 물입니다. 우리는 지난 4년 동안 흐르는 강물을 지키기 위해 부단히 기도하고 투쟁하고 연대하며 왔지만 많은 것을 잃었습니다.

흐르는 물을 가두는 4대강 보는 이미 물 속 생명들에게 치명적인 상황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6월엔 낙동강 지키기 부산시민운동 본부에서 항공촬영을 했는데 정부의 4대강 물막이 보 사업으로 인해 녹조가 길게 끼어 있는 낙동강을 보여주었습니다. 녹조는 흐름이 없거나 약한 물줄기에서 생기는 현상으로 물속의 산소를 희박하게 하여 물 속 생명들이 살아갈 수 없게 만듭니다. 태풍 카눈이 몰고 온 비를 보며 온 한반도의 깊은 산 속에서부터 흘러나와 강으로 모여 바다로 가는 거대한 물줄기는 새로운 강물이 되어 인간의 탐욕으로 더럽혀진 모든 고인 물들을 정화의 장소인 바다로 밀어내고 인간의 탐욕으로 얼룩진 강들을 변화시킬 것이고 다시금 자신의 길을 만들어 낼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강물뿐 아니라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깊이 생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자신은 천년만년 살 것처럼 많은 것을 움켜잡으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어떤 이들은 부와 권력, 명성을 얻고 자신은 결코 그 자리에서 내려오는 일이 없을 것이라 여깁니다. 이미 세계는 1929년을 시작으로 경제공황상태를 여러 번 겪었습니다. 최근엔 1970년 경제 공황을 겪었고 얼마 전에는 금융시장 공황을 맞았습니다. 우리사회는 1997년 IMF를 겪으면서 내놓으라하는 회사들이 폐쇄되거나 합병, 흡수되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우리사회뿐 아니라 세계의 대기업들의 흥망성쇄를 보고 있습니다. 경제학자들과 사회학자들을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자본주의의 종말을 예견하며 새로운 시대 새로운 대안이 나오지 않으면 세계경제는 재앙을 맞이할 것이고 그로 인해 사람들의 삶은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동반할 것이라 말합니다.

새로운 대안은 한국사회의 경제에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반드시 필요합니다. 특히 한국사회에 속한 한국교회에서 새로운 인물과 내용이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절감하고 있는 내용입니다. 한국교회는 이미 4대강 보로 인해 갇혀서 제대로 흐르지 못하고 녹조가 낀 강물과도 같습니다. 교회는 세습되고 성직이 매매되고 있고, 교회의 7~80%는 이데올로기에 물들어 있으며 심각한 이원론에 빠져 내세적신앙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한국교회는 서민들의 고통과 아픔은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습니다. 자신들 대부분이 그 모든 고통의 중심에 있으면서 다른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인냥 외면하고 모른척하는 정신병적인 모습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교회의 새로운 모습, 새로운 대안이 더 풍성하게 논의되고 실천되지 않으면 미래는 불투명해 보입니다. 이미 젊은이들은 자신들의 생각을 외면한 채 녹조 낀 교회 안의 도그마에 순응하거나 복종하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은 헤어지고 굳어버린 낡은 옷과 포도주 부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낡은 옷과 오래된 포도주 가죽부대는 새로운 천과 새로운 포도주를 담을 수 없습니다. 낡은 옷은 새 천 조각을 대로 기우면  더 찢어지게 되고 낡은 가죽 부대는 새 포도주를 담으면 터져버리고 맙니다.

세례 요한의 제자들은 예수님의 제자들을 좀처럼 이해 할 수 없었습니다. 바리새파 사람들과 자신들은 자주 단식하면서 세상에 하나님에 대한 신앙과 실천을 더 잘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제자들은 단식도 하지 않고 특별한 어떤 종교적 의식이 없었습니다. 그들이 보기에 예수와 그의 제자들은 음악이 있으면 춤을 추고 음식과 술이 있으면 먹고 마셨습니다. 요한의 제자들이 볼 때 예수의 제자들의 생활은 거룩함이 없어보였던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요한의 제자들의 물음에 혼인잔치의 비유를 들며 신랑의 친구들은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어떻게 슬퍼할 수 있겠느냐며 신랑을 빼앗길 날이 오면 그 때 슬퍼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괴로운 일도 없는데 일부러 괴로운 척 하며 살지 말고 내일 해도 되는 염려를 미리 앞 당겨 고통스러워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한 날의 괴로움은 그날로 족하다는 말씀과 같은 맥락입니다.

요한은 자신이 감옥에 갇혔을 때 자신의 제자들을 예수께 보내어 ‘오실 메시야가 당신이냐? 아니면 우리가 다른 이를 기다려야 하느냐?’며 묻게 했습니다. 자신이 생각한 종교와 사회의 틀에 꼭 들어맞지 않는 예수의 모습이었기에 묻지 않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요한의 제자들에게 보고 들은 대로 전해주라 말씀하시며 의심하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이 복되다고 하셨습니다.(마11)

모든 종교의 가르침은 세대에서 세대로 넘어가면서 많은 규율과 관습이 따라 붙습니다. 종교만이 아니라 개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흔히 말하길 ‘내 어렸을 적인 안 그랬다’입니다. 아이들이나 후배들을 보면 언제나 모자라 보이고 무엇인가 중요한 것을 빠트리고 사는 것 같이 바라보고 하는 소리입니다. 자신들은 이미 어른이고 많은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가르칠 일만 남았지 새로운 무엇을 배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가끔씩 ‘요즘 젊은이들은 이해 할 수 없다’늘 생각을 한다면 이미 헤어지고 낡은 옷과 부대가 되어버렸을지 모릅니다. 이러한 사고 속에는 자신이 걷는 길과 생각은 절대 빗나갈 수 없는 올바른 길이라는 확고한 신념 속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광고 디자이너 이제석씨가 있습니다. 이 사람의 아이디어를 한국기업들은 외면했습니다.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아서입니다. 그러나 미국에 건너간 이제석씨의 광고는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습니다. 가령 총을 쏘고 있는 군인의 모습이 있는데 그 총부리가 한 바퀴 돌아 그 군인의 뒤통수를 향하고 있는 모습, 전투기가 쏜 미사일이 그 전투기 뒤를 쫓는 모습은 심는대로 거둔다라는 타이틀을 달기도 합니다. 1982년생의 이제석씨의 아이디어 광고는 기존의 많은 사람들의 생각을 뛰어 넘어 세계적으로 많은 호응을 받고 있습니다. 이제석씨의 새로운 생각이 깃든 광고를 새로운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알아보고 인정해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예수께서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넣어야 둘 다 잘 보존된다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포도주와 부대의 연합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서로를 잘 알아주고 서로를 위해 준비되어져야 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본문 앞 부분에서는 마태가 예수님께 부름을 받은 사건이 나옵니다. 마태는 세리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당시 세리는 유대인들에게는 새로운 것이 아닌 제국 로마를 위해 일하는 혐오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러나 마태는 예수께 부름을 받았을 때 자신의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모든 것을 버려두고 예수를 따라 나섰습니다. 평소 마태에게 예수 안에 있는 새로운 세계를 향해 나가는 고민과 결단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마태에게는 로마제국의 틀과 유대종교의 틀이 아닌 예수 안에서 새로운 삶의 내용과 그릇이 되기 위해 과감한 자기부인이 있었습니다.

로마제국의 억압과 착취, 폭력, 유대종교의 굳어져버린 형식과 배타적인 삶의 형식은 예수님과 그의 제자들에게 낡은 옷과 가죽부대에 불과 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새로운 삶의 내용과 그 내용을 담을 그릇이 필요했기에 모였고 함께 했습니다. 그리고 온 유대 마을을 다니며 하나님 나라를 전파했습니다.

예수께서는 원수를 미워하고 이는 이로 눈은 눈으로 갚아야 된다는 율법을 버리고 원수를 사랑하라는 새 포도주와 같은 말씀을 하셨고 제자들은 그 말씀을 받아 살았습니다. 옥에 갇히되 원망하지 않았고 자신들을 죽이는 사람들에게 복수의 칼을 들이대지 않았습니다. 군사력으로 지키고 유지하려는 평화를 버리고 무폭력적이고 자신을 내어주는 평화를 담아냈습니다.

기독교 역사는 새 포도주와 새 부대의 역사입니다. 세대를 넘어 오면서 변하는 문화와 삶 속에서 언제나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새로운 삶을 향해 고민하고 실험하고 노력하였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틀을 만들어 내고 담아냈습니다. 시대의 상황에 직면한 하나님의 백성들의 자리에서 신학들이 나왔고 나갈 삶의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오늘 우리의 시대에 새 포도주와 새 부대는 무엇일까 고민해야 합니다. 제 자신이 신학을 하고 목회를 하면서 착각한 한 가지가 있었습니다. 저는 제가 새 포도주와 같은 시대 맞는 신학과 신앙의 내용을 고민하고 연구하고 실천하며 아이들, 청년들에게 주어야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젊은이들은 그 말씀을 함께 고민하며 실천하는 새 부대가 되어야 한다고 여겼습니다.

그러나 생각이 잘못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내가 새 포도주를 주는 것이 아니고 줄 수도 없겠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아이들, 청년들 그들의 존재와 삶 자체가 새 포도주이기 때문입니다. 어느날 아들이 말하길 ‘아빠, 어렸을 적에는 아빠하고 노는게 즐거웠는데 이젠 별로 재미없다’는 것입니다. 이제 겨우 열두살 아들의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다른 세대에게 내가 경험하고 세운 신앙과 철학으로 도저히 채울 수 없는 그 무엇인가가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우리는 아이들, 청년들,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담을 수 있는 새 부대가 되어야 합니다.  그들의 삶의 방식, 문화, 생각과 가치관과 철학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인정하며 그들의 시간과 공간을 만들어 내주어야 합니다. 개인과 개인의 만남은 물론이고, 공동체 안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사회와 국가는 새 부대가 되어 새 포도주를 담을 수 있어야 합니다. 마음과 물질을 헌신하여 형제자매의 새 포도주를 담는 새 부대가 되어주십시오.

우리는 우리 자신이 낡은 옷이 되지 않을까? 묵은 포도주가 되지는 않을까? 성철하시고 시대 속에서 낡고 헤어지지 않는 새 포도주의 맛과 새 포도주를 담을 수 있는 새 부대의 모습을 갖는 귀한 한 주간의 삶과 긴 인생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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