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해(死海)가 생명의 바다로
겔47:7-12
1 그가 나를 데리고 다시 성전 문으로 갔는데, 보니, 성전 정면이 동쪽을 향하여 있었는데, 문지방 밑에서 물이 솟아 나와, 동쪽으로 흐르다가, 성전의 오른쪽에서 밑으로 흘러 내려가서, 제단이 남쪽으로 지나갔다. 2 또 그가 나를 데리고 북쪽 문을 지나서, 바깥으로 나와, 담을 돌아서, 동쪽으로 난 문에 이르렀는데, 보니, 그 물이 동쪽 문의 오른쪽에서 솟아 나오고 있었다. 3 그가 줄자를 가지고 동쪽으로 재면서 가다가, 천 자가 되는 곳에 이르러, 나더러 물을 건너보라고 하기에, 건너보니, 물이 발목에까지 올라왔다. 4 그가 또 재면서 가다가, 천 자가 되는 곳에 이르러, 나더러 물을 건너보라고 하기에, 건너보니, 물이 무릎까지 올라왔다. 그가 또 재면서 가다가, 천 자가 되는 곳에 이르러 나더러 물을 건너보라고 하기에, 건너보니, 물이 허리까지 올라왔다. 5 그가 또 재면서 가다가 천 자가 되는 곳에 이르렀는데, 거기에서는 물이 내가 건널 수 없는 강이 되었다. 물이 불어서, 헤엄을 쳐서나 건널까, 걸어서 건널 수 있는 물은 아니었다. 6 그가 나에게 말하였다. “사람아, 네가 이것을 자세히 보았느냐?”그런 다음에, 그가 나를 강가로 다시 올라오게 하였다.
7 내가 돌아올 때에는, 보니, 이미 강의 양쪽 언덕에 많은 나무가 있었다. 8 그가 나에게 일어주었다. “이 물은 동쪽 지역으로 흘러 나가서, 아라바(요단계곡)로 내려갔다가, 바다로 들어갈 것이다. 이 물이 바다로 흘러 들어가면, 죽은 물이 살아날 것이다. 9 이 강물이 흘러가는 모든 곳에서는, 온갖 생물이 번성하며 살게 될 것이다. 이 물이 사해로 흘러 들어가면, 그 물도 깨끗하게 고쳐질 것이므로, 그 곳에도 아주 많은 물고기가 살게 될 것이다. 강물이 흘러가는 곳이면 어디에서나, 모든 것이 살 것이다. 10 그때에는 어부들이 고기를 잡느라고 강가에 늘 늘어설 것이다. 어부들이 엔게디에서부터 에네글라임에 이르기까지, 어디에서나 그 물을 찰 것이다. 물고기의 종류도 지중해에 사는 물고기의 종류와 똑같이 아주 많아질 것이다. 11 그러나 사해의 진펄과 개펄은 깨끗하게 고쳐지지 않고, 계속 소금에 절어 있을 것이다. 12 그 강가에는 이쪽이나 저쪽 언덕에 똑같이 온갖 종류의 먹을 과일 나무가 자라고, 그 모든 잎도 시들지 않고, 그 열매도 끊이지 않을 것이다. 나무들은 달마다 새로운 열매를 맺을 것인데, 그것은 그 강물이 성소에서부터 흘러나오기 때문이다. 그 과일은 사람들이 먹고, 그 잎은 약재로 쓸 것이다.”
하와이하면 무엇이 떠오릅니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하와이는 훌라춤, 열대 과일, 그리고 휴가를 즐기는 최상의 곳 중의 하나라는 곳일 겁니다. 하와이가 미국의 50번째 주가 되어 있고 휴가를 즐기는 사람들의 낭만을 보고 마냥 좋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와이의 역사와 원주민들의 상황에서는 좋을 것이 없습니다.
1885년 미국은 군사적으로 중요 위치에 있던 하와이 왕국을 발견하였습니다. 그 당시 하와이 왕국은 사탕수수 사업을 주력으로 했습니다. 미국은 하와이 국왕에게 군사기지를 짓게 해 주면 관세 없이 미국에 사탕수수를 수출 할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하와이 국왕은 미국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미국에 막대한 사탕수수 수출을 진행하며 많은 달러를 모아들였습니다. 하와이의 경제는 미국을 전적으로 의존하는 형태가 되었습니다. 형국이 이렇게 되자 미국은 자국민의 사탕수수 농민들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일방적으로 관세를 붙이겠다고 통보했고 하와이 경제는 어려움에 봉착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경제가 바닥을 치자 국왕은 비난여론에 시달리게 되었습니다. 당시 왕이었던 칼라카우는 8개월간 세계일주를 합니다. 그리고 영국의 궁전과 대관식을 보고 자신도 똑같은 왕궁을 짓고 대관식을 하기로 결정하고 막대한 재정을 들여 궁전을 짓고 대관식을 거행했습니다. 국왕은 왕궁을 짓기 위해 하와이 주요자산을 미국에 팔아넘겼고 결국 국고가 바닥났고 더 심한 어려움에 빠져 듭니다. 국민들의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미국은 국왕이 권한을 약화시키고 의회의 권한을 강화시키는 개헌안을 제안했고 국왕은 그것을 받아들입니다. 언뜻 보면 민주주의 형태를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당시 의회는 대부분이 미국 출신들이 장악하고 있었습니다. 하와이의 경제는 미국 자본가들의 간섭을 철저하게 받게 되었고 외국으로부터 값싼 노동력이 들어와 원주민들의 가난은 더 깊어 졌습니다.
국왕이 사망하고 새로운 국왕이 릴리우오칼라니 여왕이었습니다. 릴리우오칼라니는 미국과의 불평등 조약을 무효 선언화 하고 헌법을 개정해 주요 산업시설과 토지를 국유화 했습니다. 이에 미국의 자본가들은 미국 정부를 등에 없고 쿠테타를 일어켰고 여왕과 지지세력은 감금당하였습니다. 미국은 주요 정부 시설들을 접수했고 임시 정부까지 구성했습니다. 원주민들은 미국에 저항했지만 미군함에 제압당했고 결국 여왕은 미국에 항복했습니다. 그리고 하와이는 미국의 50번째 주로 편입되게 되었습니다. 하와이의 영토와 국민과 주권은 미국인들의 손에 완전하게 넘어가 버렸습니다. 본토 원주민들은 일자리를 잃고 산골짜기로 쫓겨나 토란 농사를 지으며 가난과 멸시 속에 소외당한 채 자신들의 고유문화마저 잃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릴리우오칼라니가 물러나면서 작사한 곡이 ‘알로하오에’입니다.
-Aloha'Oe- ‘안녕 그대여’
작사:Queen Lili`uokalani(하와이왕국 마지막여왕 릴리우오칼라니1838~1917)
검은 구름 하늘을 가리고 / 이별의 날은 왔도다
다시 만날 날을 기대하고 / 서로 작별하여 떠나리
알로하오에 알로하오에 / 꽃피는 시절에 다시 만나리
하와이의 아픈 역사를 노래한 ‘알로하오에’에는 다시금 자신들의 풍요를 기리는 마음이 묻어 있습니다. 영토와 국민, 주권을 빼앗긴 여왕이 하와이 원주민들과 행복하게 살던 꽃피는 시절에 다시 만나고 싶다는 ‘알로하오에’는 가난과 차별, 멸시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 속에서 지금도 불러지고 있습니다.
에스겔 선지자와 그 당시 살았던 이스라엘 민족들도 하와이 원주민들과 별다를 것이 없는 처참한 상황에 있었습니다. 전쟁으로 자신들의 재산을 몰 수 당하고 포로로 끌려와 있는 상황에서 목자 되신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다시금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리라는 노래를 불렀습니다.
에스겔은 바빌로니아에서 포로 생활하는 이스라엘 민족들에게 신앙으로 강하게 뭉치고 자신들의 문화를 철저하게 지키는 운동을 했습니다. 선조 모세 때부터 전해 오던 이스라엘의 명절 인 유월절을 부활시켰고 더 엄격하게 지키게 하였습니다. 이스라엘 민족들은 포로 생활하면서 자신들의 종교와 문화를 잃어버리지 않고 더 풍성하게 지켜내고 교육하였습니다. 그들은 회당이라는 모임 장소를 만들었고 선조 때부터 전해 오는 율법을 공부했고 자신들의 경험과 종교를 신학적으로 재해석하였습니다.
어느 날 에스겔은 하나님께서 보여주시는 환상을 보게 됩니다. 이 환상은 파괴된 하나님의 성전이 다시 회복되고 그 안에서 제사장들과 이스라엘 백성들이 날마다 제사를 드리며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이었습니다. 에스겔이 성전 문으로 들어가자 성전의 문지방 밑에서 물이 솟아 나와 성전의 모든 곳으로 흐르는 것을 봅니다. 에스겔을 데리고 환상여행을 하는 하나님께서는 성전의 동서남북을 돌며 에스겔에게 물의 깊이를 제어 보라고 합니다. 에스겔은 줄자를 가지고 성전의 이쪽저쪽을 잽니다. 천자를 잴 때마다 성전 문지방에서 흘러나오는 물은 깊이가 달라집니다.
에스겔이 물이 차는 곳마다 건너보는데 처음에는 발목, 그리고는 무릎, 허리, 결국은 건널 수 없는 강이 되어 흐르게 됩니다. 이 성전 문지방에서 흐르는 물은 강이 되어 요단 계곡을 타고 흘러 죽음의 바다 사해로 흘러 들어갑니다. 우리가 알다시피 사해는 언제부터인지 알 수 없는 시간에 죽음의 바다가 되어 생물이라고는 살 수 없는 곳이 되었습니다.
사해의 표면 면적 810㎢. 최대깊이 378m, 평균깊이 118m입니다. 사해의 호면은 해면보다 395m 낮은 곳으로 세상에서 가장 낮은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갈릴리 호수의 물의 들어와서 나갈 곳이 없습니다. 또한 유입되는 물과 증발되는 물의 양이 같기 때문에 염분의 양이 항상 동일하다고 합니다. 말 그대로 생물이 살기에는 부적합한 죽음의 바다입니다. 물론 오늘날에는 그러한 곳에서도 무척추미생물들이 살고 있다는 것을 밝혀 주고 있습니다.
여하튼 에스겔이 환상으로 보는 이 강물은 지나온 자리마다 온갖 생물을 번성케 하는 신비한 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지나오는 아라바 곧 요단 계곡은 물론 갈릴리 호수의 모든 곳의 생물들도 풍성한 생명을 누렸습니다. 아라바는 팔레스틴을 남북으로 내리지른 저지대를 통틀어서 일컫는 말인데 그 낮은 모든 곳에 강물이 가득하게 차 흐를 것이고 그 흐르는 강의 양쪽 언덕에 푸른 나무들이 숲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생명을 살리고 풍성하게 하는 강물을 보고 있는 에스겔에게 말씀하십니다.
‘이 물이 바다로 흘러들어 가면, 죽은 물이 살아날 것이다. 이 강물이 흘러가는 모든 곳에서는, 온갖 생물이 번서하며 살게 될 것이다. 이 물이 사해로 흘러 들어가면, 그 물도 깨끗하고 고쳐질 것이므로 그 곳에도 아주 많은 물고기가 살게 될 것이다. 강물이 흘러가는 곳이면 어디에서나, 모든 것이 살 것이다’(8~9절)
하나님께서는 에스겔이 지금껏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경험했고 믿어왔던 죽음의 바다가 생명의 바다로 변할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생명의 바다로 변한 바다에서 어부들이 고기를 잡고 사해 중간 지역인 엔게디 뿐 아니라 모든 곳에서 고기를 잡기 위해 늘 늘어서 그물을 칠 것이라고 하십니다.
에스겔이 보고 있는 하나님의 성전 문지방에서 흘러나오는 생명의 강물은 죽음의 바다를 생명의 바다로 변화시키고 생명들이 풍성하게 자라며 모든 사람들이 그 강이 주는 식물을 먹으며 살게 합니다. 죽음의 바다가 생명의 강물에 의해 삼킨바 된 것입니다.
에스겔은 죽음의 바다가 생명의 바다로 변할 것이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포로생활하는 자신의 민족이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으로 포로에서 해방되고 구원의 길에 서서 풍성한 하나님 나라의 삶을 살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에스겔은 하나님께서 보여주시는 환상을 보면서 자신의 민족의 상황이 사해와 같은 죽음의 현실에 직면해 있을지라도 하나님의 말씀과 약속대로 정치, 사회, 경제, 문화의 모든 삶의 자리가 생명의 강가가 될 것이라고 믿음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11절에 나오는 개펄과 진펄에 대한 부분을 성찰해 보아야 합니다. ‘사해의 진펄과 개펄’은 사해의 물이 닿지 않는 곳입니다. 그렇기에 생명의 강물이 사해로 흘러들어 와도 그곳엔 물이 닿지 못하여 생명으로 변화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곧 하나님의 진리가 닿지 않는 곳이 여전히 있다는 말입니다. 모세가 아무리 기적을 행하여도 변하지 않는 애굽의 바로처럼 마음에 변화가 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이득만을 위해 하루하루를 살며 약대는 삼키고 하루살이는 걸러내는 탐욕자들입니다. 마치 오늘 날 미국을 포함한 강대국들의 군사 폭력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이 있다며 아무리 외쳐도 듣지 않고 변화되지 않는 모습과 같은 것입니다.
우리는 오늘 사해의 진펄과 개펄이 어디인지 알고 있습니다. 생명이라고는 살 수 없는 폭력적이고 이기적인 국제사회와 한국사회의 구석구석을 보고 있습니다. 소수자들은 멸시 당하고 노동자들은 쫓겨나고 착취당하며 자본의 약탈과 폭력에 슬피 우는 사람들의 자리가 바닷가의 모래사장처럼 펼쳐져 있습니다. 바닷물이 닿지 않아 물고기도 살수 없고 짠물에 풀 한포기도 살 수 없는 곳에 생명의 물이 닿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거대하게 몰아쳐 해변을 덮치는 파도는 산골짜기 숲 속에 떨어진 물 한 방울 한 방울이 모여 이루어진 것입니다. 하나님의 생명의 강물은 어디에서부터 시작됩니까? 바로 우리의 마음에서부터 시작됩니다. 하나님의 나라가 우리의 가슴에 있어 그곳으로부터 시작되듯이 죽음의 바다를 정화하고 변화 시키는 생명의 강은 우리의 가슴과 생각, 언어와 실천이 근원이 되어 이루어집니다.
하나님의 성전 문지방에서 흘러나오는 생명의 물은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의 말씀, 정의의 말씀입니다. 우리는 이 말씀을 믿음으로 받아 생명의 강을 이루어 사해와 같은 우리의 현장으로 흘러들어가야 합니다.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또한 하나님의 선하신 뜻대로 사는 사람들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과 정성이 모인 다면 죽은 바다를 살려내는 거대한 생명의 강물이 될 것입니다.
생명의 말씀, 생명의 강물이 흐르는 곳에는 온갖 종류의 먹을 과일 나무가 자라고, 그 모든 잎도 시들지 않고, 그 열매도 끊이지 않을 것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겠습니까? 하나님의 생명의 강물이 지금 이곳 하나님의 성전에서부터 흘러나오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성경은 우리의 몸이 곧 하나님께서 임재하시고 말씀하시는 성전이라고 하였습니다. 우리들의 삶이 사람들로 하여금 먹기에 좋은 과일이 되고 하나님의 말씀과 같은 우리의 언어는 사람들의 약재로 쓰릴 것입니다. 한 주간도 하나님의 생명의 강물이 되어 주변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고 세상의 사해를 생명의 바다로 변화시키며 사는 한 주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