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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림 없는 기다림

마11:1~6
1 예수께서 열두 제자에게 지시하기를 마치고, 거기에서 떠나셔서, 유대 사람들의 여러 고을에서 가르치며 복음을 전하셨다. 2 그런데 요한은, 그리스도께서 하신 일들을 감옥에서 전해 듣고, 자기의 제자들을 예수께 보내어, 3 물어 보게 하였다. "오실 그분이 당신이십니까?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다른 분을 기다려야 합니까?" 4 예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가서, 너희가 듣고 본 것을 요한에게 알려라. 5 눈 먼 사람이 보고, 다리 저는 사람이 걸으며, 나병 환자가 깨끗하게 되며, 듣지 못하는 사람이 들으며, 죽은 사람이 살아나며, 가난한 사람이 복음을 듣는다. 6 나에게 걸려 넘어지지 않는 사람은 복이 있다."

  ‘옆집 암소를 죽여주세요’라는 러시아 민담에 나오는 말이 있는데, 부잣집 옆에 사는 가난한 농부가 평생 갖지 못할 옆집의 암소를 부러워하다가 하나님께 도와달라고 기도했습니다. 하나님이 무엇을 원하냐고 하자 농부의 대답은 ‘이웃집 암소를 죽여주세요’ 라고 말했다는 내용입니다. 이 이야기의 속뜻은 일명 승자만 혜택을 누리고 패자는 좌절감과 절망감을 지속적으로 가지고 살아갈 때 이웃의 불행이 자기행복의 근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불안한 세계 경제와 우리의 경제를 보면 그 기운이 뿌연 안개 속과 같아 보입니다. 나눔이 결여되어 소수의 사람들에게 부가 축적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묻어둔 분노와 증오를 표출하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됩니다. 몇 칠전엔 어느 한 모텔에서 화재가 났는데 방화범을 붙잡아 조사하는데 그는 부자가 싫어 불을 질렀다고했습니다. 자칫 양극화 상황이 극심하게 되어 더 큰 증오와 폭력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두렵기까지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인생의 목표로 삼는 것 중 하나가 재벌이 되거나 부하게 사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대한민국 사회는 3년 전 잘살게 되는 나, 가족, 국가에 집착하다 잘살게 해 주겠다고 큰소리친 엉뚱한 지도자를 선택했습니다. 그 결과는 우상을 섬기다 더 큰 고통을 당하는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과 같이 심한 집단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우상을 따라가든 하나님을 따라가든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의 목표를 향해 가고 있고 자신은 무조건 옳다고 말합니다. 누구의 말도 듣지 않고 자신의 욕심만을 따라 돌진하는 모습은 고삐 풀린 망아지요, 버스의 미친 운전수와 같습니다. 망아지가 뛰면 제대로 농사를 지을 수 없고, 미친 운전수가 운전하는 버스 안의 사람들은 결코 평안하거나 행복한 여행을 하며 자신이 가고자 하는 목적지에 도달 할 수 없습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고삐 풀린 망아지를 다시 붙들어 매든지 미친 운전수를 교체해야 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고삐 풀린 망아지와 미친 운전수를 판단하는 사람들은 누가 될 수 있을까요?

성경에서는 자신이 살던 시대 상황을 변화시키고 개혁시키길 원했던 사람들을 예언자들이라고 부릅니다. 그들은 과거와 미래를 조명하며 현재의 상황에서 하나님의 뜻을 찾아 그 길을 걸으며 자신에게 계시된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살아가도록 세상에 외쳤습니다. 그들이 가지고 있던 공통된 한 가지는 세상을 구원할 메시야를 기다리는 것이었습니다. 그중 가장 열정적으로 메시야를 고대하며 기다리던 사람이 세례 요한이었습니다. 요한은 종교지도자들과 정치인들, 군인들의 잘못된 삶을 비판하며 그들에게 열매 맺는 삶을 살아갈 것을 철저하게 주문했던 예언자였습니다. 도끼가 이미 나무뿌리에 놓였으니 열매 맺지 않으면 찍혀 불에 던져질 것이라 외치던 요한의 선포는 사람들에게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 감옥 안의 고독한 기다림

세례 요한은 어느 누구도 범접하지 못한 종교와 정치권력에 바른말을 하고 변화를 촉구했습니다. 그러나 요한은 절대왕권을 행사하며 권력을 위해 자신의 동생을 죽이고 그 아내를 자신의 아내로 맞이한 헤롯왕에게 직언을 했다 감옥에 갇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유대인 역사가 요셉푸스에 의하면 세례 요한은 사해 동쪽에 있는 마캐루스의 요새에 한동안 감금되어 있다가 처형되었습니다.

요한은 감옥에 갇혀 있는 동안 자신이 인생을 걸고 달려온 길에 짙은 안개가 끼는 것을 느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정의를 말하는데 권력 앞에 힘없이 무너지고 제한 당하는 자신과 자신의 사역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요한이 감옥에 갇혀 있을 지라도 그가 가진 믿음과 희망, 기다림은 가둘 수 없었습니다. 우리는 예나 지금이나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면서 권력자들에 의해 감옥에 갇히더라도 그 뜻을 굽히지 않고 희망하고 용기를 가지고 사는 사람들을 알고 있습니다.

제주 강정마을에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다 강동균 마을회장이 구속 되었을 때 옥중에서 편지를 보냈었습니다. 구속 된지 27일째에 보낸 편지에는 잘못된 평화를 말하고 세우려는 힘 앞에 굴하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국민의 동의를 바탕으로 한 안보와 평화가 정의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국민의 동의를 무시하고 이루어지는 정책은 어떠한 경우라도 타당성이 없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모래알 하나하나가 시멘트 속에서 잘 결합되어 굳어져야 건물이 튼튼하게 지어지는 것처럼 국민의 동의는 시멘트처럼 단단한 결속과 추진력을 동시에 제공하는 가장 뛰어난 접합제의 역할 뿐만 아니라 마르지 않는 원천적 에너지가 되어주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개개인의 권리를 내팽개치며 구성된 사회는 사상누각에 불과합니다.’ -2011.9.19 제주교도소 에서

개인의 삶을 파괴하고 한 마을의 공동체를 산산조각 내며 세우려는 평화는 진정한 평화가 될 수 없습니다. 강동균 강정마을 회장은 옥에 갇히기 전에도 이를 막기 위해 투쟁했고 그 안에서도 뜻을 굽히지 않고 진정한 평화의 길이 무엇인지 알고 있기에 당당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용기는 정의가 이기리라는 확고한 믿음과 신뢰가 없으면 가지기 힘들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이 빛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긴 터널을 지나고 있는 고독 속에서 그 믿음과 확신을 온전하게 지켜내기란 쉽지 않을 것입니다.

헤롯 왕의 마캐루스 감옥에 갇힌 세례 요한은 자신이 선포한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고 절망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때때로 찾아오는 현실의 어둠이 그를 둘러쌓을 때가 있었습니다. 그는 감옥에서 자신이 하나님의 메시야라고 믿고 확신하며 선포한 예수께서 하시는 사역을 전해 듣습니다. 예수께서 유대 사람들의 여러 마을들을 다니며 하나님 나라를 가르치고 복음을 전하신다는 소식을 전해 듣는 요한은 제자들을 예수께 보내 “오실 그분이 당신이십니까?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다른 분을 기다려야 합니까?”(3)라고 묻게 합니다.

우리는 예수께 질문하는 세례 요한의 모습에서 열정으로 살다 기다리다 지친 고독한 예언자를 발견하게 됩니다. 요한은 세상의 악이 판치는 것에 대해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습니다. 그는 하나님께서 보내신 메사야에 대한 열망이 있었기 때문에 하나님의 메시야가 속히 임하여 자신의 눈앞에서 세상을 변화시키는 메시야의 능력을 경험하고 싶었습니다.

요한은 요단강가에서 예수께 세례를 베풀며 그가 하나님께서 보내신 메시야, 곧 세상의 구원자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요한은 세상의 악과 싸우며 하나님의 구원의 길을 세상에 펼치고자 했고 그 일을 완전하게 이루시는 분이 예수님이라고 믿었습니다. 요한은 하나님의 메시야는 심판의 말씀을 들고 세상을 호령하고 다그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자신에게 들려오는 예수의 사역이 자신의 열정에 도달하지 못한 듯 보였습니다. 로마제국에 도전하지도 않았고, 부정부패하고 폭력적인 종교정치 지도자들에게 돌도 던지지 않았던 것입니다.

요한은 감옥 안에서도 예수님께서 세상이 구원자라는 것을 확신하는 흔들림 없는 믿음으로 있고자 했지만, 자신의 현실에서 무엇인가 부족한 듯 보였던 것입니다.

* 흔들리지 않는 열정과 믿음으로 기다림

예수께서는 요한의 질문을 가지고 찾아온 그의 제자들에게 “가서, 너희가 듣고 본 것을 요한에게 알려라. 눈 먼 사람이 보고, 다리 저는 사람이 걸으며, 나병 환자가 깨끗하게 되며, 듣지 못하는 사람이 들으며, 죽은 사람이 살아나며, 가난한 사람이 복음을 듣는다. 나에게 걸려 넘어지지 않는 사람은 복이 있다.”(4-6)

예수님의 사역은 치유와 회복,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전하는 사역으로 집중되었습니다. 요한은 은근히 하나님의 메시야가 오셔서 세상을 확 한 번 뒤집어 놓을 것이라 기대했지만,  예수님의 변화와 개혁은 칼과 창에 있지 않았습니다. 예수께서는 연약한 사람들에 대한 치유와 회복, 가난한 사람들에게 하늘나라를 선물해 주는 사역을 하셨습니다. 악한 권력자들에 대한 직접적인 심판이 아닌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세상의 주권이 있다는 것을 상기시키셨고, 자신의 생명의 주권과 권리를 찾은 하나님의 백성들이 세상의 주체로 살게 하셨습니다.  

예수님을 만난 사람들은 자신의 근본적인 모습을 찾고 변화되었습니다. 그들은 예수께서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그리고 자신의 생명이 온 천하보다 귀하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또한 자신뿐 아니라 자신과 같이 동일한 존귀함과 권리가 있고 사랑받고 있는 타 생명들을 인정하게 됩니다. 예수님을 만난 사람들은 아무리 악한 권세자라 할지라도 두려워하거나 미워하지 않고 사랑의 힘으로 그를 올바르게 보게 하고 걷게 하는 하나님의 사랑을 신뢰하며 살아갑니다.

세리장 삭개오는 예수님을 자신의 집에 영접하고 그와 식사를 하면서 자신의 권력을 버리고 정직하고 바르게 살겠노라고 고백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전하는 자신들에게 다시는 그 이름을 전하지 말라며 협박하는 종교정치 지도자들을 향해서 ‘우리가 사람을 기쁘게 하겠습니까, 하나님을 기쁘게 하겠습니까?’ 반문하며 권력에 전혀 굴하지 않는(쫄지않는) 모습으로 살았습니다.

예수님의 치유와 회복, 가난한 사람들에게 복음을 선포하는 사역은 세상을 변화시키고 구원하시는 메시야의 사역이었습니다. 그러나 세례자 요한은 권력자들의 폭력으로 자신 앞에 찾아온 죽음 앞에서 하나님께서 보내신 메시야 예수를 바라보았을 때, 그에게 찾아온 것은 세상의 폭력 앞에 서 있는 고독한 기다림이었습니다. 우리 또한 요한과 같은 상황에서 우리의 기다림이 지독한 외로움과 고독에 빠질 수 있습니다.

예수를 통해 이루시는 하나님의 구원을 신뢰하지 못하여 흔들리는 갈대처럼 서 있을 때가 있습니다. 혼탁한 세계경제와 군사력을 앞세운 강대국들의 폭력, 느닷없이 불어 닥치는 천재지변들, 국민과 도무지 소통하지 못하는 정부와 썩은 언론들의 권력이 쳐 놓은 감옥 안에서 답답할 때가 있고, 하나님의 정의가 멀게만 보일 때가 있습니다. 세상을 향해 변함없는 사람으로 손 내미시고 자신의 구원을 이루어 가시는 하나님의 섭리와 역사가 흐릿하게 보일 때가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감옥에 갇혀 있는 세례자 요한에게 말씀하셨던 말씀을 오늘도 하십니다. “나에 대해 의심을 품지 않아 넘어지지 않는 사람은 복이 있다”(6) 우리는 예수님께서 세상의 위로자와 구원자로 오늘도 살아계심을 확신하고 있는 그리스도인들입니다. 우리는 요한과 같은 열정을 품고 살며 세상의 아픔을 끌어 앉고 그들을 치유하고 회복시키는 사람들이며, 모든 죄악을 거부하며 사는 하나님의 자녀들입니다. 우리는 오늘도 이미 세상의 모든 것을 이기신 예수그리스도를 바라보고 그 걸어가신 길이 세상의 진리라는 것을 확신하며 흔들림 없는 믿음과 기다림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감옥과 같은 도심 속 세상에서 살며 흔들리지 않고 예수님의 손길을 기다리는 사람은 복이 있는 사람이라고 하나님께서는 오늘도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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