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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를 품은 강남
시 131
주님, 이제 내가 교만한 마음을 버렸습니다.
오만한 길에서 돌아섰습니다.
너무 큰 것을 가지려고 나서지 않으며,
분에 넘치는 놀라운 일을 이루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내 마음은 고요하고 평온합니다.
젖 뗀 아이가 어머니 품에 안겨 있듯이,
내 영혼도 젖 뗀 아이와 같습니다.

이스라엘아,
이제부터 영원히 오직 주님만을 의지하여라.

  요즘 ‘강남’하니 생각나는 게 있죠?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싸이의 노래 속에 나오는 서울의 강남은 어떤 느낌입니까? 따뜻한 느낌입니까? 웃기는 느낌입니까?

한국 사회에서 강남은 따뜻한 인간적인 바람이 부는 곳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한국사횡서 강남하면 부의 바람, 권력의 바람이 부는 곳입니다. 그곳을 찾는 많은 사람들은 부와 권력과 명예를 찾아 들어온 이들입니다. 강남의 부모들은 자신의 자녀들이 한국 사회에서 부와 권력과 명예를 거머쥘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모든 투자를 아끼지 않습니다. 학교에 들어간 아이들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길을 제대로 가지 못하고 어른들이 펼쳐놓은 거창한 성공이 있는 길을 가기 위해 오늘도 책상 앞에서 공부하는 기계가 되어갑니다.

가수 싸이는 ‘강남스타일’을 “겉으로만 보여지는 거품?" "부의 상징이기도 하고..." "미인들, 성형외과, 쇼핑" 이라고 했습니다. 4분짜리 뮤직비디오에서는 “승마 대신 회전목마... 대중 목욕탕에서 즐기는 수영... 모래 깔린 놀이터에서의 썬텐... ”등이 나옵니다. 싸이는 뮤직비디오를 찍으면서 회상하기를 "찍으면서도 허망해요. 한 장면 한 장면 찍을 때마다 되게 한심하다."고 했습니다. 한 평론가는 “'강남 스타일'은 상류층의 특권 이미지를 뮤직비디오 내내 촌스럽고 유치한 이른바 'B급 문화'로 포장”했다고 했습니다. 한국 사회에 살면서 “강남에 대한 우리의 열등감 내지는 허위의식을 풍자해 대중의 감성을 자극했다는 분석”을 내 놓기도 합니다.  

강남이라는 한국사회의 선망의 공간에 들어가고 싶어 하는 열망엔 굉장한 스트레스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은 자신의 스타일이 있는데 강남이라는 틀 안에 자신을 맞추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열등감과 허위의식이 없이 자신의 길을 갈 때 가장 행복한 순간을 살아가게 됩니다. 오늘 성경본문에서 한 인간이며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떠한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 묵상해 보고자 합니다.

오늘 시편 131편은 다윗이 지은 순례자의 노래입니다. 다윗은 이스라엘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왕으로 추앙되는 사람입니다. 그는 전쟁에서 패한 적이 거의 없는 왕이고, 이스라엘 통일왕국을 이룬 왕입니다. 더 이상의 부와 권력, 명예를 갖지 않아도 될 만큼 가진 다윗이었지만 그것으로는 자신의 존재와 삶을 행복하게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다윗은 순례자의 마음, 순례자의 삶을 선택하고 노래하고 있습니다.

순례자는 인생의 진리를 찾아 여행하는 사람입니다. 세상의 모든 순례자들은 자신의 영혼과 몸이 진리 안에서 자유하고 평화로이 지낼 수 있기를 원하고 그 길을 찾기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습니다. 다윗은 순례자가 저 멀리 성지 안에 진리가 숨어 있으니 그곳에 가서 찾으라고 하지 않습니다.

1절에서 다윗은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며 자신의 마음을 내어 놓습니다. “야훼여, 내 마음은 교만하지 않으며” 교만하지 않는 마음은 하나님께서 가장 좋아하시는 마음입니다. 그러나 교만한 마음은 하나님께서 가장 미워하시는 마음이라고 합니다. 잠언 16:5 “무릇 마음이 교만한 자를 여호와께서 미워하시나니”라고 하셨습니다. 고린도전서13장에서는 “사랑은 교만하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자신을 높인다는 것은 누군가를 업신여기고 낮게 여긴다는 것입니다. 그러한 교만한 마음엔 사랑이 자리할 수 없고 인생의 진리를 볼 시도도 없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교만한 생각과 마음, 행동이 있는지 잘 살펴보아야 합니다. 마음 한 곳에 누군가의 형편과 존재를 낮게 여기는 마음이 있지는 않는지, 혹은 누군가의 경험을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평가절하는 모습은 없는지 성찰해 보아야합니다. 그러한 삶의 태도는 교만한 마음에서 비롯되기 때문입니다. 유명한 정치인 중에 “내가 해 봐서 아는데”라는 아주 유명한 말을 했습니다. 이러한 이야기를 하는 마음은 지도자의 위치에 있을 때 가장 무섭고 어리석은 길로 자신과 주변인들을 이끌어가곤 합니다. 그러한 사람의 눈은 높은 곳만 바라보고 사람들에게 더 높이 오르라고 다그칩니다. 그리고 오르지 못한 사람들은 열등한 존재로 취급해 버립니다. 이미 자신은 다 해봐서 알고 있다고 자만하면서 말입니다.

다윗은 자신의 마음과 눈은 교만하지 않고 거창한 길을 좇지도 아니하고 주제넘게 놀라운 일을 꿈꾸지도 않는다고 고백합니다. 우리 사회의 모습을 살펴보면 인간으로서 넘어서지 말아야하는 선을 넘어서고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대표적으로 유전조작과 복제기술입니다. 말은 굶주림을 해결하고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그 뒤에는 돈에 대한 탐욕과 자연생명을 이용대상으로 여기는 교만한 마음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과학자의 실험실 실험대 위는 생명의 존경과 경외를 찾아보기 힘듭니다. 모든 생명은 연구대상이 되고 통제하고 지배하여야 하고 인간을 위한 수단의 도구로 전락되어버립니다. 우리는 분명 과학자들의 연구혜택을 누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혜택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올바른 것인지를 성찰하고 모든 생명이 평화롭고 풍성하게 살아갈 수 있는 길로 변화시켜 나가야 합니다. 구미공단에서 불산이 유출되어 주변 농작물들이 모두 타 버렸고 800명이 넘는 사람들이 구토와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았습니다. 공장 인근의 두 마을 사람들이 이주를 결정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의 아픔과 고통이 두렵게 다가옵니다. 또한 자신들을 철저하게 파괴할 수 있는 개발과 성장으로 달려가고 있는 우리사회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한 없이 불편하고 힘겹습니다. 우리 사회가 넘지 말아야 하는 선을 넘어 탐욕과 편리만을 향해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윗은 교만하고 주제 넘는 꿈을 꾸는 마음을 버린 순례자, 곧 한 인간이 찾아가 안겨야 하는 하나님의 품을 노래합니다. 순례자는 하나님의 품을 찾아 길을 떠나는 사람입니다. 파울로 코엘료는 『순례자』에서 진리는 일상 속에서 찾아가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인생이 찾고 걸어야 할 길을 저 멀리서 찾을 수 있게 해 놓지 않으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몸과 마음, 생활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찾을 수 있도록 하셨습니다.

가을은 사계절 중 ‘풍성하다’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계절입니다. 우리의 유전자 속에 남겨진 조상들의 가을날의 이야기들이 있기 때문에 농사를 짓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추수를 맞는 가을의 향이 있습니다. 내일이 한로입니다. 찬이슬이 맺히기 시작하여 서리로 변하기 직전의 시기를 한로라고 합니다. 한로에는 벼가 여물어 고개를 숙여 들판을 황금색으로 물들이기 시작합니다. 한로가 찾아오는 시기에는 찬이슬이 맺힐 시기여서 기온이 더 내려가기 전에 추수를 해야 합니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한로의 시기에 미꾸라지가 양기에 좋다고 하여 서민들이 추어탕을 즐겼다고 합니다. 추어탕은 가을에 누렇게 살찌는 가을고기라 하여 미꾸라지를 추어라 했다는 말도 있습니다.

가을로 깊숙하게 들어가는 한로의 시기에 꼭 맞는 속담이 있는데 “한로가 지나면 제비도 강남으로 간다.”입니다. 추운 바람이 불어와 이슬이 서리로 바뀌기 시작할 때 제비가 따뜻한 강남으로 내려갑니다. 제비는 본능적으로 따뜻한 바람을 따라 이동하며 생을 살아갑니다. 추수를 시작하는 한로와 떠나는 제비를 생각하면 맞지 않는 것 같으면서도 왠지모르게 어울리는 느낌만은 분명합니다. 아마 이 한로의 시기와 강남으로 가는 제비의 생이 우주의 조화와 흐름에 순응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다윗은 자신의 생을 살면서 순례자의 마음을 찾아가며 교만을 버리고 하나님의 품을 찾았습니다. 하나님의 품은 젖을 먹고난 아기가 어머니 품에 안겨 있듯이 평온한 마음과 안식을 갖게 합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편견도 없고 높고 낮음도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한 인간을 온 천하보다 귀한 생명으로 받아들이고 품어냅니다. 성경은 하나님의 사랑은 자신의 독생자 아들 예수그리스도를 죽이기까지 사랑하시는 것이라고 말씀합니다.

다윗은 우리 인생에게 이제부터 영원까지 하나님의 품을 찾아 떠나라고 합니다. 그 품에는 세상이 줄 수없는 기쁨과 평화가 있기 때문입니다.

제비가 강남을 찾아간 이유는 따뜻한 바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서로에게 하나님의 품이 되어 주어야 합니다. 오늘날 따뜻한 바람이 부는 강남을 찾는 제비들이 많이 있습니다. 인간, 자연의 모든 생명들이 찾아 들어 올 수 있는 강남이 되어 주시기 바랍니다. 한국사회에 있는 부와 권력과 명예의 바람이 부는 강남이 아닌 가장 인간적이며 하나님적인 사랑의 바람이 부는 마음과 삶이 되시기 바랍니다.


산업화가 되고 서울이 온통 빌딩으로 채워진 이후에 제비 보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워졌습니다. 농촌도 마찬가지입니다. 농약으로 뒤덮인 농토 위를 제비가 날기에는 너무나 힘겨운가봅니다. 우리 인간은 쉽게 환경을 따라가는 연약한 존재입니다. 자칫 우리의 마음을 지키지 못한다면 경쟁적인 사회 환경이 우리의 몸과 마음을 병들게 하고 따뜻한 마음을 잃어버리게 합니다. 그렇게 되다면 한로가 되면 따뜻한 바람을 찾아 떠나는 제비처럼 사랑을 찾아 헤매는 친구, 이웃들은 갈 곳을 잃을 것입니다. 그리고 외로움과 추위에 지쳐 쓰러질 것입니다. 자연의 생명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생태계의 모든 생명체들은 서로뿐만 아니라 인간의 사랑을 찾아 기다리고 날아듭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교만한 마음을 버리고 예수를 따라 사는 순례자의 마음과 삶입니다. 우리는 어머니와 같은 하나님의 따뜻한 품에 안겨 그 사랑에 흠뻑 젖어야 하고 그 안에 살아가야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께 받은 사랑만큼 내 자신과 공동체, 친구와 이웃들에게 따뜻한 가슴을 열어 주어야 합니다. 그리할 때 세상의 따뜻한 바람을 찾는 제비들에게 안식처를 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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