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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의 길 위에 농부와 여인들
누가 23:26-31
26 그들이 예수를 끌고 가다가, 들에서 오는 시몬이라는 한 구레네 사람을 붙들어서, 그에게 십자가를 지우고, 예수의 뒤를 따라가게 하였다. 27 백성들과 여자들이 큰 무리를 이루어서 예수를 따라 가고 있었는데, 여자들은 예수를 생각하여 가슴을 치며 통곡하였다. 28 예수께서 여자들을 돌아다보시고 말씀하셨다. "예루살렘의 딸들아, 나를 두고 울지 말고, 너희와 너희 자녀를 두고 울어라. 29 보아라, '아이를 배지 못하는 여자와, 아이를 낳아 보지 못한 태와, 젖을 먹여 보지 못한 가슴이 복되다' 하고 사람들이 말할 날이 올 것이다. 30 그 때에, 사람들이 산에다 대고 '우리 위에 무너져 내려라' 하며, 언덕에다 대고 '우리를 덮어 버려라' 하고 말할 것이다. 31 나무가 푸른 계절에도 사람들이 이렇게 하거든, 하물며 나무가 마른 계절에야 무슨 일이 벌어지겠느냐?"

우리는 오늘 본문에서 들에서(시골에서-공동) 성안으로 들어오고 있던 시몬이라는 한 사람과 가슴을 치며 통곡하는 여자들을 주목하게 됩니다. 시몬은 지금의 아프리카 리비아의 수도인 트라폴리 지방의 하나인 키레네(구레네) 사람이었습니다.

구레네는 예루살렘에서 상당히 먼 거리에 있지만 당시 로마 다음으로 큰 도시였던 알렉산드리아 근처에 있었기에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이 많이 살고 있었습니다. 구레네 시몬은 디아스포라 유대인 중의 한 사람일 것이고, 그가 유월절을 지키기 위해 예루살렘을 찾아 왔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구레네 시몬에게는 한 전설도 있는데 그가 팔기 위해 예루살렘에 가져온 계란이 부활절에 아름답게 변했다는 것입니다. 죽음의 길을 걷는 예수를 대신해 십자가를 지고 따른 구레네 시몬은 성경의 인물 중에서 많은 상상력을 가지게 합니다. 성서 고고학자들은 구레네 사람들은 대부분 농업을 위주로 생활 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본문에서도 ‘들에서 오는’ 이라는 누가의 표현을 보면 시몬은 농부였을 것이라 봅니다.

당시 농부의 삶은 가장 낮은 임금은 물론 힘겨운 노동력이 뒤따랐습니다. 오늘날에도 거친 흙과 부족한 물에서 농사짓기란 굉장히 힘이 드는데 고대의 농업, 특히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농사를 짓는다는 것은 더 많은 수고와 어려움이 따랐을 것입니다.

우리는 가난하고 평범한 농부로 삶을 살아갔을 구레네 사람 시몬이 예수님을 만나고 삶의 방향이 바뀌어 지는 것을 성경 여러 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사실 구레네 시몬이 예수님의 십자가를 대신 지게 된 이유는 특별한 게 없습니다. 예수의 몸이 약해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갈 수 없게 되자 로마 병사들이 시몬으로 하여금 예수의 십자가를 강제로 지게 한 것입니다.

자의든 타의든 농부인 시몬은 십자가를 지고 예수그리스도의 십자가의 길을 함께 걸었습니다. 하나님의 아들로 불리고 사람들에게 메시야라 불리던 예수님의 최후의 발걸음을 함께 한 시몬은 예수 안에서 진리와 생명을 찾았습니다. 그는 십자가를 지고 간 것으로 끝맺지 않고 그 길을 받아들였고 세상을 향해 십자가의 복음을 전하였습니다.

성서학자들은 시몬이 안디옥교회를 세우는데 일조 했을 것이라 봅니다. 사도행전 11장 19~20절에 “스데반에게 가해진 박해 때문에 흩어진 사람들이 페니키아와 키프로스와 안디옥까지 가서, 유대 사람들에게만 말씀을 전하였다. 그런데 그들 가운데는 키프로스 사람과 구레네 사람 몇이 있었는데, 그들은 안디옥에 이르러서, 그리스 사람들에게도 말을 하여 주 예수를 전하였다.”고 전합니다. 안디옥교회는 당시 ‘그리스도인들’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예수의 삶에 충실했던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구레네 시몬은 예수님을 만난 그 사건을 자신의 시대에서 끝내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자녀들과 지역에 신앙과 믿음을 전하여 주었습니다.

마가복음에는 시몬을 알렉산더와 루포의 아버지라고 소개합니다.

그 때 마침 알렉산더와 루포의 아버지 시몬이라는 키레네 사람이 시골에서 올라오다가 그 곳을 지나가게 되었는데 병사들은 그를 붙들어 억지로 예수의 십자가를 지고 가게 하였다. (막15:21)

한 고고학자가 예루살렘에서 박해로 인해 죽은 사람들의 한 무더기의 무덤을 발견한 적이 있었는데 한 무덤에는 ‘구레네 사람 알렉산더’라는 이름이 있었다고 합니다. 시몬의 아들인 알렉산더가 초대 교회에서 많은 역할을 하였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는 발견입니다.

사도바울이 쓴 로마서에는 "루포와 그 어머니에게 문안하라 그 어머니는 곧 내 어머니라"고 전합니다. 바울이 쓴 편지는 시몬이 예수님의 십자가를 지고 따른지 30여년이 흐른 뒤의 일입니다. 초대교회의 신앙에 많은 영향력을 준 바울이 시몬의 아들 루포를 인정하고 그 어머니를 자신의 어머니라고 고백하는 모습입니다. 바울의 고백을 통해서 보는 한 농부의 신앙과 삶은 그가 만난 십자가 길 위에서의 예수님을 더욱 깊이 알고 싶고 만나고 싶은 마음을 가지게 합니다.

구레네 시몬이 십자가를 지고 예수의 뒤를 따르고 있을 때 ‘예수를 보고 가슴을 치며 통곡하는 여인들’이 나옵니다. 이 여인들이 누구였을까는 쉽게 상상할 수 있습니다. 예수의 어머니와 마르다, 마리아를 포함해 예수를 따르던 여 제자들이었을 것입니다. 아니면 한 젊은 청년이 정치와 종교권력에 짓밟히는 모습에 안타까워하는 예루살렘의 평범한 어머니들이었을 것입니다.

그 여인들이 누구였든지 예수님의 말씀을 살펴보면 그녀들은 아기를 낳고 기른 어머니들이었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자녀를 향한 어머니의 마음만큼 인간이 사랑을 잘 표현해 주는 것도 없습니다. 구약성경에는 혹시 젖먹이 어머니가 아기를 버릴지라도 하나님 자신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다른 의미를 찾자면 인간이 느끼는 사랑 중 가장 큰 사랑은 어머니의 사랑이라는 것일 겁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사랑은 어머니의 사랑 이상의 사랑이라는 것입니다.

처절한 죽음의 고통을 겪고 있는 예수를 향해 자신의 가슴을 치고 통곡하는 예루살렘의 어머니들은 아기 예수를 죽이려던 헤롯왕에게 어린아이를 학살당한 어머니들의 슬픈 눈물과 같은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자신의 고난과 고통을 보며 울부짖는 어머니들을 향해 ‘나를 위하여 울지 말고 너와 네 자녀들을 위하여 울어라’고 하십니다. 예수께서 그렇게 말씀하신 것은 죽음의 십자가를 지고 가는 고통보다 더한 슬픔과 아픔이 예루살렘의 어머니들에게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신들의 자녀에게 닥치는 고통을 보는 어머니들은 슬픔을 못 이겨 ‘산을 향해 우리 위에 무너져 버려라고 언덕에 대고 우리는 덮어 버려라’고 외칠 것입니다.
하나님의 아들 예수를 죽이는 로마 제국의 권력과 종교 지도자들과 사회상류층의 부패와 탐욕은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어린 자녀들을 전쟁과 착취, 억압 속에 몰아넣을 것은 불 보듯 뻔 한 일입니다.

예수께서는 “나무가 푸른 계절에도 사람들이 이렇게 하거든, 하물며 나무가 마른 계절에야 무슨 일이 벌어지겠느냐?”고 말씀하셨습니다. 원수를 사랑하고 이웃을 자신의 몸과 같이 사랑하라고 외치고 사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를 죽인 사람들이 자신들보다 열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실제 AD 70년 로마 장군 티투스는 저항하는 유대인들은 10일 만에 110만 명이 학살당하였다고 합니다. 티투스는 유대전쟁을 발판으로 로마황제가 되었고 그 아버지가 정치적인 목적으로 짓기 시작한 콜로세움을 완성한 사람입니다. 우리는 고대나 오늘이나 거대한 토목공사에는 엄청난 세금과  노동력이 착취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예수 대신 사형 틀을 지고 뒤를 따르는 구레네의 한 농부와 자신과 자신의 아이들을 위해 울어야 하는 예루살렘 어머니들의 모습에서 2차 대전 당시 아이슈비치 유태인 수용소와 게토를 보고, 제국들의 식민지 정복과 6.25전쟁과 세계 곳곳의 분쟁지역에서 울려나는 통곡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오늘도 불법과 불의로 가득한 자본가들의 횡포와 폭력을 분명하게 보아야 합니다. 또한 평화를 위협하는 무리들의 거짓된 힘의 평화를 가려내야 하고 거부해야 합니다.

  구레네의 시골 농부 시몬이 십자가의 길 위에서 꿈 꾼 세상은 다시는 예수와 같은 폭력을 당하지 않는 세상이었습니다. 자신의 자녀들을 위해 가슴을 치며 통곡하는 어머니들의 기도는 누구도 해치는 것이 없는 평화로운 세상입니다. 시몬과 예루살렘의 어머니들은 때때로 힘겹고 무거우며 앞이 보이지 않는 캄캄한 현실이 눈앞에 펼쳐질지라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수고와 눈물은 평화를 외치는 예수공동체를 형성했고 그녀들의 자녀들은 하나님 나라의 기둥이 되어 하늘의 별과 같이 빛났습니다.

오늘 우리의 현실이 십자가의 길 위에 죽음의 형틀을 지고 있는 농부 시몬과 예루살렘 어머니들의 가슴을 찢는 불안함이 있을지라도 믿음을 버리지 않아야 합니다. 우리의 믿음은 하나님 나라의 평화와 안식을 꿈꾸게 하고 실천하게 할 것입니다. 우리는 살다보면 개인과 가정, 직장과 사회, 국가와 생명계가 십자가의 길 위를 걷을 수 있습니다. 숨이 멈출 때까지 예수께서 말씀하신 사랑과 정의를, 용서와 평화를, 나눔과 섬김의 십자가를 내려놓지 말고 가슴을 치고 통곡하며 기도하며 꿈을 쫓아가시기 바랍니다. 그 길이 가장 즐거운 길이기 때문입니다. 한 주간도 십자가의 길 위에서 부활의 승리를 확신하며 살아가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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