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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생명을 심는 사람(Greenmaker)
시편126편 1~6
1 1)주님께서 시온에서 잡혀간 포로를 시온으로 돌려보내실 때에, 우리는 꿈을 꾸는 사람들 같았다. 1)'주님께서 시온의 운명을 회복시키셨을 때에'  2 그 때에 우리의 입은 웃음으로 가득 찼고, 우리의 혀는 찬양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그 때에 다른 나라 백성들도 말하였다. "주님께서 그들의 편이 되셔서 큰 일을 하셨다." 3 주님께서 우리 편이 되시어 큰 일을 하셨을 때에, 우리는 얼마나 기뻤던가! 4 주님, 2)네겝의 시내들에 다시 물이 흐르듯이 포로로 잡혀간 자들을 돌려 보내 주십시오. 2)네겝 시내는 늘 말라 있다 5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사람은 기쁨으로 거둔다. 6 울며 씨를 뿌리러 나가는 사람은 기쁨으로 단을 가지고 돌아온다.

어머니 뱃속에서 나와 호흡하며 사는 우리 인생의 속도는 참 빠르다는 게 요즘 드는 생각입니다. 인생의 속도가 10대 때는 10Km, 20대는 20Km, 40대는 40Km, 50, 60대는 50, 60Km라고 하는데 빈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런데 고민의 내용은 다르겠지만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할지를 고민하는 건 10대나 40대나 매 한 가지인 것 같습니다.

인간으로 태어나 어떠한 삶을 살아야하는지를 고민하는 건 인간본성과  같은 것입니다. 다만 얼마나 깊이 있게 자신의 인생을 생각하고 그 흐름과 세월 속에 자신이 알고 깨닫는 만큼 살아내고, 자신의 인생에 얼마나 스스로 만족하느냐가 남아 있는 듯합니다.

오늘 자연의 흐름 속에 살아가는 우리 자신의 인생계절을 정해 본다면 봄, 여름, 가을, 겨울 중 어느 계절이라고 바라보시겠습니까?

2013년 오늘은 온 들판이 녹색생명으로 가득해 지는 봄과 여름 사이를 지나고 있는 6월입니다. 요즘 논과 밭에 나가면 온갖 씨 맺는 열매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자신들의 충실한 삶을 살아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녹색생명들을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하늘과 땅, 인간의 수고와 사랑이 느껴집니다. 생명은 스스로 자신의 삶을 살아가지만 예수께서 우리의 인생을 더욱 풍성하게 하듯이 모든 녹색생명 또한 함께하는 이들의 수고와 사랑으로 더욱 풍성해 질 것입니다.

땅에서 나는 모든 열매에는 오랜 시간 누군가의 수고와 흘린 땀이 배어있습니다. 시간을 낼 수 있다면 서울 외곽의 논으로 가 보십시오. 모를 심은 논에 못자리 물이 들어 심겨진 모 사이로 못물이 빙빙 돌아 논에 가득 채워진 못물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앙기도 지나가고 사람 발도 닿지 않는 못물은 맑음 그 자체일 것입니다. 논에 가득한 못물에 비친 산 그림자를 보는 것도 인생의 하루에 큰 즐거움을 줄 것입니다.

장석남 시인의 ‘못자리에 들어가는 못물처럼’에서는 화려하지 않지만 인생이 살면서 채워가야 하는 그 무엇을 노래합니다.  

누구나 혼자 있을 때는
돈 걱정 여자 걱정 같은 거나 좀 면하면
못자리에 들어가는 못물 같은 것이나 생각해 보면 좋다
그 못물이 못자리 한 바퀴 빙 돌아
새로 한 논둑에 생긴 손자국 발자국 앞에 슬며시 머무는 것
생각해 보면 좋다

그것도 아니면
못자리에 들어가는 그 못물의 소리를
하루 중 가장 조용한 시간 가운데다
앉혀보는 것은 어떤가
그 소리로써 잠자리의 곁을 삼아보는 것은 어떤가

못자리에 들어가는 못물처럼
하루나 이틀 살아보는 것은 어떤가
아니, 여러 날씩
살아보는 것은 어떤가

새로 한 논둑에 새겨진 농부의 손길에 머물고, 빙 돌아 논을 채워 모를 키우는 못물처럼 인간들 서로에게 그렇게 하루 이틀, 여러 날씩 살아보기를 권하는 시인의 조용하지만 풍요로운 마음이 전해 옵니다. 한 달 정도 지나면 농부의 손길을 타고 심겨진 모들은 못물이 두른 평화 속에 온 들판을 짙은 녹색으로 가득 메우고도 남을 것입니다.

6월에 펼쳐진 산과 들의 녹색생명들을 보며 오늘 본문을 묵상해 보았습니다.

오늘 본문은 바빌로니아 제국에 포로로 끌려간 이스라엘백성들이 포로생활 70년의 세월을 보낸 뒤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오면서 지은 시입니다. 포로들의 귀환은 아무런 노력 없이 얻어진 것이 결코 아닙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문화와 종교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지배자들의 땅에서 회당을 지었습니다.

포로들은 회당에 모여 하나님 말씀을 읽고 선포하며, 자신들의 문화를 전승했고 교육했습니다. 제국의 땅에서 7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전쟁포로와 그 2세대들은 조상들이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약속을 잊지 않고 다시금 부흥을 꿈꾸었고 번영과 풍요로움을 갈망했습니다.

포로들이 맞은 해방은 하늘의 주님께서 주신 꿈과 같은 일이었습니다. 그들의 고향으로의 귀환은 결코 바뀌지 않을 것 같은 죽을 운명을 새 생명으로 회복시키는 하나님의 은총이었습니다. 이것은 마치 녹색 생명은 찾아 볼 수 없는 깊은 사막의 중심에서 꽃이 피고 숲이 우거지는 기적과 같은 일이었습니다.

1 주님께서
시온에서 잡혀간 포로를 시온으로 돌려보내실 때에,
우리는 꿈을 꾸는 사람들 같았다.  
2 그 때에 우리의 입은 웃음으로 가득 찼고,
우리의 혀는 찬양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그 때에 다른 나라 백성들도 말하였다.
"주님께서 그들의 편이 되셔서 큰일을 하셨다."

주님께서 하시는 일은 억눌린 생명을 해방하고, 죽음의 땅을 생명의 땅으로 회복시키고 돌이키는 것입니다. 포악스럽고 무자비한 제국의 힘 앞에 웃음을 잃어버린 포로들의 입에서 웃음이 가득 차고, 기쁨의 찬양을 드리는 포로들의 모습은 다른 나라 백성들이 보기에도 기적을 보는 것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모든 나라와 백성들이 보기에 하나님은 포로들의 편이었고, 그들에게 베풀어진 해방과 자유, 구원과 활기찬 생명은 주님께서 하시는 일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인간의 능력으로 자신들의 현실에서 그와 같은 생명의 풍성함이 회복될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풍요와 번영, 평화와 자유가 보장된 고향 땅으로 귀환하는 포로들도 하나님의 하시는 일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3 주님께서 우리 편이 되시어 큰일을 하셨을 때에,  우리는 얼마나 기뻤던가!
4 주님, 네겝의 시내들에 다시 물이 흐르듯이 포로로 잡혀간 자들을 돌려보내 주십시오.  

네겝(네게브)의 시내는 물이 흐른 적이 거의 없는 사막의 시내입니다. 본문의 시인은 포로들의 해방을 네게브 사막 시내에 물이 흐르듯이 되기를 간절하게 바라고 있습니다. 시인의 바람대로 바빌로니아 포로들은 1차 해방 후, 2차 해방을 맞았습니다. 그들은 2차 귀환 후 성전과 성벽을 쌓았습니다. 그들이 맞이한 해방은 포로로 끌려가 비참하게 죽을 자신들의 생명이 다시금 회복되는 놀라운 기쁨으로 가득 찬 일이었습니다.

포로들의 귀환은 해방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과 눈물의 결과였습니다. 70년의 포로생활 속에서도 스스로의 생명력을 잃어버리지 않고 살았기에 해방을 맞이하였고, 포로에서 자유인으로 해방되는 기쁨을 가질 수 있었던 것입니다.

5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사람은 기쁨으로 거둔다.
6 울며 씨를 뿌리러 나가는 사람은 기쁨으로 단을 가지고 돌아온다.

바빌로니아 포로들이 눈물을 흘리며 뿌린 씨는 제국의 폭력과 억압에서 해방과 구원이라는 열매를 맛보게 했습니다. 그들은 아무리 길고 험난한 세월이 눈앞에 있다 해도 산과 들의 녹색생명을 볼 때면 희망을 잃어버릴 수 없었습니다. 그들은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 뿌린 씨앗들이 생명력을 가지고 메마른 땅에 싹을 내고 녹색으로 뒤 덮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들은 제국의 포로로 살고 있을지라도 해방을 위한 자신들의 노력이 언젠가 풍성한 녹색생명들처럼 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결국 울며 씨를 뿌리던 포로들은 기쁨으로 단을 가지고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본문의 시인은 지금 그 환희의 순간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포로 된 생명들을 봅니다. 오늘날 노동현장을 갑과 을의 관계로 규정하곤 합니다. 노동현장 뿐 아니라 정치, 종교, 교육, 노동, 모든 삶의 영역에서 연약한 생명을 착취하고 억압하는 힘을 가진 사람을 갑이라 하고 그 권력 아래 아무런 힘도 없이 당하는 사람들을 을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이른바 우리는 갑의 횡포를 삶의 구석구석에서 수 없이 경험하고 있습니다.

마치 제국의 힘이 포로들을 묶어놓듯이 자본은 인간 삶의 모든 영역에서 연약한 생명들에게 갖은 횡포를 일삼고 있습니다. 이는 인간뿐 아니라 녹색생명들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날 녹색생명은 가장 연약한 을에 속해 있습니다. 을에 속한 생명들은 그 옛날 포로들처럼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고 있습니다. 밀림과 숲이 잘리어 나가도, 들판에 농약이 뿌려진 대도 녹색생명들은 끊임없이 생명의 씨를 내고 키우고 있습니다.

모든 녹색생명은 허리가 잘리고 뿌리가 뽑힐 때 생명의 씨앗을 다음 생명에게 전해 줍니다. 이는 단순한 자연순환이 아닙니다. 모든 녹색생명은 하나님의 사랑과 은총으로 잉태된 생명이며, 어머니 땅의 해산의 고통과 눈물로 태어난 생명입니다.

녹색생명을 심고 그들을 섬기는 건 이 시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의 전도이고 사랑의 실천입니다. 종이 한 장을 아껴 쓰고, 전기를 절약하고, 자동차를 덜 타고, 덜 먹는 것, 우리 삶의 작은 실천들은 인간들 서로뿐 아니라 녹색생명을 심는 하나님의 거룩한 일입니다.

우리는 녹색을 만드는 사람들입니다. 못물이 농부의 손길을 타고 슬며시 온 논에 채워져 녹색생명의 들판을 만들 듯이 자신의 삶의 구석구석에서 예수그리스도의 섬김과 사랑으로 모든 생명체들을 풍성하게 하며 사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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