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788 추천 수 0 댓글 0
Atachment
첨부파일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모세가 이집트에서 태어나던 때 이집트 왕 바로는 히브리인의 아들이 태어나면 강물에 던지라는 명령이 내려지는데 그것은 이집트의 모든 백성에게 내려진 명령이었습니다. 이집트인들에게 히브리인의 아들을 죽일 수 있는 권리와 의무를 준 것으로 보입니다. 너무나 비상식적인 이런 명령이 과연 실행될 수 있을까요?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 중 독일의 나치 정부가 유대인을 600만 명이나 학살할 때, 그 말도 안되는 비상식적이고 비인간적인 명령이 매우 충실하게 수행되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이런 일이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유대인 학살의 전범들에 대한 체포와 처벌이 진행되었는데, 그중에 유대인을 죽음의 수용소로 보내는 명령을 가장 충실하게 실행했던 아이히만의 재판이 유명합니다.


재판을 지켜보던 사람들이 경악했던 것은 아이히만이 괴물이 아닌 너무나도 평범한, 가정에 충실하고 자기 임무에 성실한 너무나도 평범한 인간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수행했을 뿐이기에 죄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여기에서 나오는 개념이 독일의 철학자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입니다. 세상을 경악하게 하는 거대한 악은 괴물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에 관해 아무런 성찰 없이 수행하는 평범한 인간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개념입니다. 아마도 이집트 왕의 비상식적인 명령도 그와 같은 방식으로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예수님이 태어날 때도, 메시아가 태어날 곳으로 예언된 베들레헴의 아이들을 죽이라는 헤롯 왕의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그 명령 역시 임무에 충실한 그러나 임무에 대한 성찰은 없는 군인들에 의하여 수행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집트 왕의 명령, 헤롯 왕의 명령, 그리고 그 명령에 대한 아무런 성찰 없는 사람들에 의해 저질러지는 거대한 악의 틈바구니에서 한 아이가 살아남았고 그 아이는 히브리인을 해방하는 지도자가 되었고 또 한 아이는 새로운 시대를 가져오는 그리스도로 성장하였습니다.


모세와 예수의 출생 이야기를 전한 이들은 모두 평범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근원적 악함에 관해, 그리고 그 모든 악에도 불구하고 실행되고 마는 하나님의 뜻, 인간의 역사 속으로 오시고야 마는 하나님 자신에 대해 전하고자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Title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7 마음의 가난20200209 김희룡목사 2020.12.10 5530
66 만물을 규정하는 현실성, 예수 김희룡목사 2020.12.08 5311
65 모두가 병들었지만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 김희룡목사 2020.12.08 5535
64 무엇이 고난을 불행으로 만드는가? 김희룡목사 2017.07.21 5744
63 민중목회의 삼중직 김희룡목사 2017.11.11 5396
62 믿음에서 나오는 실천의 지속성 (2020년 7월 5일 주보) 김희룡목사 2021.06.08 4437
61 부활은 역사가 될 수 있을까? 김희룡목사 2017.07.07 5495
60 부활의 생명으로 다시 살아난 그는 누구인가? 김희룡목사 2018.04.03 5374
59 불가능성을 향한 열정, Passion for the impassible 김희룡목사 2017.07.05 6431
58 불안Angst에 대하여 -Tillichlexicon에서- 김희룡 2017.01.10 6798
57 사랑의 기술 The Art of Loving 김희룡목사 2017.07.06 7104
56 사순절 네 번째 주일 묵상 - 누구와 무엇을 기뻐할 것인가? file 김희룡목사 2018.03.14 5415
55 사순절 다섯 번째 주일 묵상 - 말씀의 현실성 김희룡목사 2018.03.22 5465
54 사순절 두 번째 주일묵상 - 십자가에서 깨어진 인간의 탐욕과 삶의 피상성 김희룡목사 2018.02.27 5572
53 사순절 세 번째 주일 묵상 - 선택된 나그네의 자유와 특권 김희룡목사 2018.03.06 5162
52 사순절 여섯 번째 주일(종려주일) 묵상 - 전직 대통령 이명박 장로의 구속사태에 대한 교회의 엄중한 책임을 절감하며 김희룡목사 2018.03.30 5440
51 사순절 첫 번째 주일 묵상 - 인간이란? 김희룡목사 2018.02.18 5209
50 사회적 약자들을 가족으로, 자녀로 삼는 세월호 가족들 김희룡목사 2020.12.10 5344
49 생명의 새로운 차원이신 성령 김희룡 2016.10.18 6537
48 서정시를 쓰기 어려운 시대 file 김희룡목사 2022.04.08 1410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Next ›
/ 6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