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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4일, 밀양 송전탑 반대 마지막 농성장이었던 4개의 움막이 행정대집행으로 모두 철거되었고, 이후 힘들어하시는 어르신들을 위로하고 지속적인 연대를 다짐하고자 ‘밀양으로 가는 긴급연대버스’가 출발했습니다. 저는 선교위원회의 집사님들과 함께 다녀왔고, 6월이 끝나기전에는 올려야 될 것 같아 조금 늦었지만 방문기를 올려봅니다.
5시간을 달려 도착한 밀양은 공기도 그렇고 눈에 보이는 하늘, 산, 논들의 색이 참 맑다고 생각했습니다. 잔잔히 마을을 두르고 있는 산 허리 중간에는 거대한 송전탑이 마치 자신의 존재를 포장하듯 민트색으로 칠해진 채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주민분들은 많이 힘드셨을 텐데 반가운 얼굴을 만난 듯 밝은 모습으로 맞이해주셨고 저녁식사까지 정성스럽게 준비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이었습니다. 도란도란 앉아 식사를 하고 150번째로 열리는 촛불문화제 장소로 이동하였습니다. 촛불문화제는 부북면, 상동면, 단장면 3곳에서 동시 진행되었는데 우리는 부북면 위양못 근처의 평밭마을 주민들과 함께하였습니다.
버스안에서 연습해간 밀양노래들을 다 같이 부르고 어르신들의 말씀도 들을 수 있었는데, 힘찬 목소리로 '우리는 죽지 않는다'고 '우리는 실패하지 않았고 승리의 길로 가는 길'이라며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닌 또 다른 싸움' 이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지난 11일에 있었던 농성장 철거 현장 영상을 보았습니다. 맨몸에 쇠사슬을 두르고 저항하셨던 어르신들, 그리고 함께 현장에 계셨던 수녀님들에게 경찰과 한전은 말 그대로 무자비한 폭력과 잔인함을 보여주었습니다. 뒤풀이 자리에서 한 할머니께서는 이 날의 상황을 6.25전쟁 때보다 더 난리였다고 전해주셨는데요, 안에 사람이 있다는 외침은 뒤로 하고 연신 끌어내기에만 바쁘고 절규하는 사람들을 향해 웃는 모습이 너무 비상식적이라 배신감마저 들었습니다.
문화제의 마지막은 할매, 할배들을 안아주는 것으로 이어졌습니다. 뛰어가서 안아드리고 싶었으나 쑥쓰러움이 생겨 주뼛주뼛거리며 한분 한분 안아드렸습니다. 할머니께서는 오히려 다독여주시며 손을 잡으시곤 고맙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고마움, 앞서 주민들에게 드리는 편지를 낭독했던 한 참가자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투쟁을 또 하나의 내리사랑이라고 표현한 기억이 납니다. 밀양 송전탑 문제는 밀양만의 문제가 아니라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는 우리 모두의 문제이기 때문에 땅을 지켜내고자 하는 어르신들에게 그 고마움을 다시 전해드려야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문화제에 걸려있던 현수막의 ‘잡은손 놓지 않겠다’는 문구처럼 밀양을 위한 연대가 그 마음을 가장 잘 전달하는 것이라 생각해요.
글의 마무리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했는데, 밀양가는 버스안에서 받은 가사모음 종이에 있는 노래의 가사로 마무리를 해볼까 합니다.
* 흙에 살리라 (홍세민)
초가 삼간 집을 지은 내 고향 정든 땅
아기염소 벗을 삼아 논밭 길을 가노라면
이 세상 모두가 내 것인 것을
왜 남들은 고향을 버릴까 고향을 버릴까
나는 야 흙에 살리라
부모님 모시고 효도하면서 흙에 살리라
물레방아 돌고 도는 내 고향 정든 땅
푸른잔디 배게 삼아 풀내음을 맡노라면
이 세상 모두가 내 것인 것을
왜 남들은 고향을 버릴까 고향을 버릴까
나는 야 흙에 살리라
내 사랑 순이와 손을 맞잡고 흙에 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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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무심히 잊혀질까봐 걱정이 됩니다.